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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렌즈성애자의 투바디용 숄더백 씽크탱크 디스가이즈 40

제가 투바디를 쓰게 된 건 먼 옛날 필름시절부터 시작됩니다. 그땐 단렌즈 때문이 아니라 필름 때문에 투바디를 썼죠. 카메라나 렌즈도 중요하지만 필름 역시 색감에 큰 지분을 차지하던 필름 시절, 게다가 필름은 한번 끼우면 한롤 다 쓰기 전까진 갈아 끼울 수도 없으니 바디 하나로 마음에 드는 여러 개의 필름을 사용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즐겨 사용하던 필름은 인물에는 콘탁스 139에 플라나 50mm의 조합에 후지 리얼라, 풍경에는 니콘 FE-2에 20mm 3.5렌즈 조합에 아그파 비스타를 주로 썼었죠.
세월이 흘러 디지털로 완전히 넘어오면서 한 동안 투바디를 쓰지 않았습니다. ISO 조절도 자유롭고 색감 역시 자유자재로 조절 가능한 디지털에서 굳이 무겁게 투바디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거든요. 다만 디지털과 필름을 병용하던 시절엔 디지털 + 필름의 투바디를 잠시 썼었죠. 길다면 긴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카메라 가방은 검은색 돔케 F3 였습니다. F2보다는 작지만 투바디에 단렌즈 한 두개 더 넣기엔 충분했죠. 디지털로 완전히 넘어온 이후로 투바디를 쓰지 않게 된 건 가격도 크게 한 몫 했습니다. 니콘 D1을 600만원에 샀던 시절이니 그걸 투바디로 운용하기엔 취미 영역에선 이미 오버였죠.
세월이 또 흘러 디지털 그것도 풀프레임도 200만원 안쪽에 좋은 바디들이 넘쳐나고 더불어 크기 역시 소형화가 충분히 이루어지며 다시 투바디 생활이 시작 됐습니다. 풍경이나 주로 찍던 싱글 시절에는 단렌즈를 갈아 끼우는 것이 그닥 불편하지 않았는데, 유부남이 되고 가족사진을 주로 찍게 되니 놓치는 찬스도 많고 여러모로 많이 불편하더군요. 처음에는 풀프레임 1대 + 크롭 1대로 시작했지만 소니 A7이 출시되면서 본격적으로 풀프레임 SLR 1대 미러리스 1대의 투바디를 가지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투바디 생활을 다시 시작하면서 가방 고르기가 참 쉽지 않았습니다. 저와 오랜 세월을 함께 했던 돔케는 좋기는 하지만 다소 투박하고 덩치가 있는 데다가 돔케 가방의 캔버스 재질이 좀 거친 편이라 오래 메고 다니면 옷이 쓸려서 옷에 보풀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기에 다른 가방을 늘 찾아다녔죠. 이런저런 가방을 많이 테스트 하다가 지금 주로 들고 다니는 가방은 바로 씽크탱크 디스가이즈 40입니다. 제가 원했던 가방은 전제조건을 거의 만족했거든요.
1. 최대한 카메라 가방스럽지 않은 디자인
2. 두꺼운 가방은 싫다.
3. 투바디를 자유자재로 꺼내고 넣기 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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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방에 넣고 다니는 물품입니다. 캐논 EOS RP와 50mm 1.2, RF 35mm 1.8, 역광용 필플래쉬용 270EX II 스트로브, 셀카용 Voigtlander 20mm 렌즈 그리고 소니 A7M2에 삼양 18mm 조합입니다. 셀피와 비상용 미니 삼각대도 하나 있고요. 사진엔 없는데 접이식 미니 반사판도 한 개씩 가지고 다닙니다. 소니는 풍경과 실내 전경 전용으로 삼양 18mm를 거의 고정으로 장착하고 사용합니다. 캐논은 실내나 실외에서 상황에 따라 35.8과 50.2를 번갈아 사용합니다. 나중에 RF용 28mm 1.8이 나온다면 35.8을 대체할 예정이긴 합니다. 가끔 셀카를 찍을 땐 20mm를 사용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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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션 모습입니다. 디스가이즈 기본 파티션은 제가 원하는 대로 공간을 나눌 수 없어서 다른 가방에서 나온 파티션으로 공간을 구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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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7을 넣는 공간 하단부의 파티션입니다. 두 개로 나눠 스트로브와 20mm를 넣고 그 위에 다른 파티션으로 덮개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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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단 파티션을 덮고 그 위에 A7을 넣고 반대편 하단 파티션에 RF 35.8을 넣은 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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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오이만두를 장착한 EOS RP를 세로로 넣은 모습입니다.
씽크탱크 디스가이즈 시리즈가 세로로 깊은 편이라 생각보다 장비가 많이 들어가면서 전체적인 부피가 생각보다 크지 않고 몸하고 가방이 따로 노는 느낌도 적은 편입니다. 게다가 앞쪽에 덮개식 포컷에 수 많은 작은 포켓들이 있어서 배터리나 여분 메모리 등을 정리하기 좋고, 메인 파티션 안에 아이패드 프로도 수납이 가능합니다. 뒤쪽으론 해외여행 다닐 땐 기내 캐리어 손잡이에 가방을 끼울 수 있어 편리합니다. 또, 대부분의 카메라 가방과 달린 메인 덮개가 없이 지퍼로 즉시 열리는 방식이라 신속하게 장비를 꺼내고 넣을 수 있는 부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투바디 쓰시는 분들께 추천할 만한 가방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 0969 2019/12/01 08:02

    좀 내용과 상관없는 질문인데..
    rf35.8 후드 정보좀 알려주실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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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mantic™ 2019/12/01 08:18

    아셔도 별로 따라하고 싶지 않으실 거에요. 내일은 없다 버젼 DIY라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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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969 2019/12/01 08:20

    본드로 붙여버린건가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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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mantic™ 2019/12/01 08:30

    실리콘으로 붙였습니다. ㅎㅎ 나중에 뗄 때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어서요.
    후드는 50.8 stm용 후드인 ES-68II고요.
    먼저 바디에 67-72 업링을 리버스로 실리콘으로 접착 했습니다..
    (72mm 부분이 렌즈본체쪽을 향하고 67mm 쓰레드가 후드쪽으로 향하게)
    거기에 후드를 끼우면 딸깍하고 들어 맞습니다.
    근데 체결력이 약해서 그냥 그대로 쓸 수는 없고 후드는 다시 업링에 본드로 접착.
    나중에 바디와 다운링 사이의 실리콘은 카드같은 걸로 제거하면 깔끔히 떨어집니다.
    팔 생각이 없는 렌즈라 그냥 내일은 없는 무식DIY 해버렸죠.
    경통 보호는 확실히 됩니다. 그게 주 목적인 DIY고요.
    대신 돌려 끼우거나 뭐 이런 건 안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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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969 2019/12/01 08:40

    역시 그렇군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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