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생각 "보수가 아니라 겁먹은 루저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에게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출규제 조치를 한 일본과

군사정보 공유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지소미아는 이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3일 0시를 기해 종료됩니다.

보수매체들은 일제히 '지소미아 종료가 한미 동맹을 위협한다'. '방위비 분담금 압박이 더 심해질 것이다'.

'북미 협상 내용을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무역 보복을 할 것이다'.

이런 분석을 합니다. 한마디로 미국 말대로 하라는 소리죠.

우리 보수매체들, 어찌 그리도 한결같이 아베 정부의 의도에 부합하는 소리만 하는지.

자신들 장담과는 다르게 우리가 아니라 자신들 피해가 더 크지만 수출규제 철회는 면이 안서는 일이라, 미국을 통해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게 아베의 전략이라는 거 모르는 사람 있나요?

그런데도 아베의 전략대로 해 주라는 거죠. 왜 그래야 합니까?

지난 7월 우리가 북한에 핵 관련 물질을 수출한다는 식의 황당한 의혹을 제기하며 아베 정부가 수출규제 조치를 내렸을 때

보수매체들 뭐라고 그랬습니까?

'우리 경제가 어마어마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불매운동은 감정적이니까 하면 안 된다', '결국 일본에 양보해야 한다'며

일본 극우들과 똑같은 논리를 펴던 그때 그 보수매체들의 주장, 단 하나라도 맞는 게 있었습니까?

미국이 지소미아를 빌미로 문제를 만들어내면 그때 그런 미국을 비판해야지, '혹시 그럴지도 모르니까 무릎을 꿇으라'.

왜 그래야 합니까?

모름지기 보수란 국가 위신과 국민 자존심을 목숨처럼 여겨야 하는데, 우리 보수는 그게 없어요.

그게 없으면, 보수가 아니라 그냥 겁먹은 루저들인 겁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