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이 11년 지난 슬라이드 필름

필름 유통기한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아서 제 경우를 적어봅니다.
필름으로 사진을 찍은지 벌써 15년이 거의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시간 참 빠르지요.
그 시간동안 사진을 많이 찍은 적도 있고, 거의 찍지 않은 적도 있지만
항상 냉장고와 냉동고에는 필름이 항상 가득 채워져있었습니다.

이 사진은 최근이 아니라 작년사진인데요,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단종된지 한참된 필름이 아주 많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지금은 전설이 되어버린, 90년대 웨딩사진의 필수품이었던 Ektar25도 우연히 구해서 보관하고 있고요.
물론 시간이 많이 지났만큼 그 필름은 전부 유통기한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유통기한은 별로 개의치 않고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그러다 지난 달에 사진을 찍으려고 필름을 매거진에 넣으려고 보았더니, 유통기한이 05년 10월까지인 벨비아였습니다.
단종되었다가 다시 출시한 신형 벨비아50이 아닌 그냥 벨비아입니다.

기념삼아 그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두었지요.
그리고 촬영한 필름을 현상하여 같은 날에 찍은 핸드폰의 사진과 비교해보았는데,
막눈인 제 눈에는 차이점을 잘 모르게습니다.

아이폰SE로 촬영한 사진의 썸네일이고,

라이트박스가 없어서 태블릿PC의 흰색배경에 두고 본 슬라이드 필름입니다.
정상적인 라이트박스가 아니라 색이 많이 죽었는데, 실제로 보면 아이폰의 썸네일과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물론 보존(?)의 차이가 있다고 하시는 분도 모르겠지만,
정착이 제대로 된 필름이고 보관만 잘한다면 그 보존의 의미는 크게 상관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필름의 유통기한보다 중요한 것은 보관상태입니다.
물론 중요한 필름일 경우에는 아무래도 좀 피해야겠지만, 저같은 취미 사진가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설사 그 필름에 문제가 있더라도 취미 사진가에게는 일종의 인상적인 이펙트효과가 될 수 있으니,
날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그런 순간을 즐기기도 합니다.
어떨 경우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필름을 일부로 크로스 현상을 통해서 색을 아예 뒤집어버리기도 하고요.
제 경우에는 어줍잖은 포토샵 색보정보다는 그게 훨씬 더 낫더라고요.

글이 길어졌지만, 정리하면 간단합니다.
필름은 유통기한이 지났어도 보관만 제대로 했다면 결과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거 맘껏 찍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