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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못하는 아들 둬서 편한 점

수능날인데 긴장감이 제로네요.. ㅎㅎ
공부를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 못해서
올봄에
자기 실용음악과 보컬 갈거라고 학원끊어달라고 해서
이 자슥아 우리 가문에는 노래가 없다
아빠도 노래 못하고 엄마도 노래 못하고
너도 노래 못하면서 무슨 실용음악과냐 단호히 거절
대신
공부 못하면 몸이라도 튼튼하면 어떻게든 먹고 살 수 있으니
경호학과 이런거 목표로 헬스클럽이라도 다녀라 말하고
헬스 1년 끊어줬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실용음악과 가겠다고 한것도 딱히 가고 싶어서나 노래가 좋아서가 아니라
공부는 도저히 자신이 없는데
주변 친구들은 다 공부하고.. 자기도 뭐라고 해야하는거 아닌가 해서 그렇게 얘기했답니다.
그리고 헬스를 꽤 열심히 하더군요.
PT 붙여줄까 싶었는데
뭐 헬린이 헬린이 이러면서 인터넷도 보고
헬스장 형 아재들이랑 친해져서 알아서 하더라구요.
그냥 단백질만 두통 사줬습니다.
그리고 오늘 수능날
이놈이랑 따로 살고 있는데..
어제 카톡을 했습니다.
"OO아 수능 보러가지?"
"응, 오전만 보고 나오려고"
"왜? 끝까지 보고 나오지"
"도시락 싸기가 힘들어서"
"그래 알아서 해라"
이러고 말았네요 ㅎㅎ
사실 수시로 전문대 4곳 지원해놓고 4곳 모두 장렬히 떨어졌는데
예비번호를 좀 가깝게 받아놔서
뭐 대단히 듣보잡이지만..
스포츠레저나 경호관련학과로 대학은 갈것 같긴 합니다.
근데 수시 붙은 친구들은 수능 안봐도 되는거 맞죠?
이놈은 떨어졌는데 왜 대충 본다는건지.. 쩝..
하긴 뭐 아빠도
30년전 학력고사 전날 대학로가서 술퍼마시고 새벽 2시에 택시타고 들어왔었으니...
오늘 수능보는 수험생들 학부모님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댓글
  • 미코♥ 2019/11/14 07:20

    아빠가 참 좋으네요.
    안되는걸 그대로 인정해주시는 진짜어른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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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ikelee™ 2019/11/14 07:21

    제가 공부를 잘해보기도 하고 못해보기도 해서
    공부가 답이 아닌데 계속 그걸 압박하는게 얼마나 힘든일인지 알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머리가 좋으면
    우리 아들은 몸이 좋으면 된다 뭐 이런 마인드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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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iorano 2019/11/14 07:22

    보고 본받으셔서 좋은 아빠 되시길 ㅎ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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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근♥ 2019/11/14 07:20

    그래도 자녀분 건강하고 즐겁게ㅡ대화나눌 수 있으면 된거같아요
    요즘은 대학이 꼭 성공은 아니고 개성있고 추진력있는게 더 가치있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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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ikelee™ 2019/11/14 07:21

    ^^ 대학 1년 다니다가 부사관 지원하고 싶다고 합니다.
    모병제 되면 부사관 대우도 더 좋아질것 같으니..
    팍팍 밀어줄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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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돌프코아야해 2019/11/14 07:26

    부사관간다면 한살이라도 빨리가는게..제 친구도 고딩 졸업후 득전사 지원해서 707근무하다 20대 후반에 상사달고 서른 초반에 보병으로 전환해서 지금 대대 주임원사한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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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ikelee™ 2019/11/14 07:28

    ^^ 친구분 성공한 인생이군요..
    부사관에 가면 평균 75점 정도의 삶을 살수 있다
    부사관에 가지 않으면 90점의 화려한 삶을 살수도 있지만, 40점의 비참한 삶을 살수도 있다.
    뭐 이런 논리로 꼬시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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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돌프코아야해 2019/11/14 07:22

    실용음악으로 대학가는게 연고대가기만큼 힘들어요..베이ᆞ드럼으로 실용음악과 간 도행들보니 재수 삼수해서 가더란..그것도 비주류 실용음악과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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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ikelee™ 2019/11/14 07:25

    ^^ 10년전에 지인 딸내미 실용음악과 가는데
    바로 옆에서 지켜봐서 너무너무 잘 알죠.
    서울예대 호원대 한양대 뭐 꿈도 못꾸고 다 떨어지고 결국 추계예대 갔어요.
    거기도 경쟁률 어마어마했다는..
    요즘엔 실용음악과가 그나마 인기가 덜하긴 하다고 하는데
    실기를 중심으로 보는 대학은
    천재 아니면 못들어가는 수준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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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는사람 2019/11/14 07:30

    저도 수능 안봤는데...
    하고 싶은일이 있는게 중요한겁니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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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ikelee™ 2019/11/14 07:31

    ^^ 수능 안보셨어도 잘 되셨을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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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u5ui 2019/11/14 07:30

    잠깐 편할뿐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뭐 할거라고 돈 달라고
    돌아서면 다른거 할거라고 돈 달라고.
    눈 딱감고 안 주면 그만이지만
    부모로써 참 마음 안 편합니다.
    자식 잘 돼서 독립하면 최고지만
    한국에선 그럴 확률이 거의 없..
    반대로 좋은학교 보내놓으면 그 이후로는
    알아서 직장잡아 돈벌로 집사고
    알아서 자기갈길 찾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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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u5ui 2019/11/14 07:32

    다 그런건 아니니 아들 새출발 잘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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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ikelee™ 2019/11/14 07:32

    ㅎㅎ 달라고해도 줄 돈도 없습니다.
    꽤 오래전에 이놈들과 따로 살아서 월 용돈만 딱 정해진 금액 주고
    가끔 모자라면 보너스 주는것 외엔 국물도 없거든요.
    10년전부터 너희들 20살, 또는 군대입대하면
    그 순간부터는 완전 독립, 용돈 지원 이런거 1원도 없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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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ikelee™ 2019/11/14 07:33

    저도 받은게 없어서
    아들에게 뭘 줘야한다는 의무감같은게 제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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