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칼럼] 누가 법치주의를 흔드는가
등록 :2019-11-12 18:24수정 :2019-11-13 02:37
주진형 ㅣ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나는 사람을 많이 가리는 편이어서 친구가 많지 않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많지 않은 친구 중에 검찰로부터 심각한 범죄로 형사 기소를 당한 사람이 여럿 있다. 하지만 단 한 사람을 빼놓고 나머지는 모두 재판을 통해 무죄로 풀려났다.(단 한 사람은 지금 1심 재판 중이다.) 사람을 가려가면서 살아온 편인데도 내 주위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검찰로부터 범죄자로 몰렸고, 또 그 사람들이 모두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은 무슨 뜻일까? 하나씩 예를 들어보자.
한 사람은 공무원이었다. 공직에서 물러난 지 몇년이 지난 시점에 갑자기 재직 중 처리한 일이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나서서 수사를 했다. 별건 수사로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도 뒤집어썼다.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러나 언론에선 대서특필했고 그는 국가적으로 유명한 사람이 됐다. 4년 반에 걸친 재판을 거쳐 1심 무죄, 2심 무죄, 3심 무죄로 풀려났지만 상처가 컸다. 그는 당시 구치소에서 기독교를 만나지 않았으면 아마 미쳐버렸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중수부에서 그를 엮어 넣을 “공소장 소설”을 짰던 사람들이 지금 검찰의 수뇌부다.
또 한 사람은 정치인이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정치인 중 그만큼 깨끗한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거라고 한다. 그러나 같은 당 안의 경쟁자가 선거자금을 횡령했다고 아랫사람을 시켜 고발을 했다. 그 역시 3년에 걸쳐 1심 무죄, 2심 무죄, 3심 무죄로 혐의를 벗었다. 그만이 아니라 같이 고발된 다른 사람들도 모두 무죄로 풀려났다.
또 다른 사람은 기업가였다. 한참 지난 것을 가지고 국세청이 탈세라고 몰았다. 국세청으로부터 탈세가 아니라고 유권해석을 받은 과거 서류를 들이대자 당황해서 소식이 없더니, 갑자기 국외 탈세를 대거 적발했다면서 대통령에게 보고할 때 그를 끼워 넣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보고한 만큼 이제 와서 고발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검찰에서 결국 기각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단다. 검찰은 1년이 넘게 뜸을 들이다가 결국 기소를 했다. 그러면서 기소를 안 하면 자기들이 의심받아서 기소했지만 재판에서 무죄가 날 것이라고 했단다. 복장이 터질 일이었다.
변론 준비는 판사 출신 변호사들이 주로 했지만 그것으론 불안해서 검찰 출신 변호사를 여럿 썼다. 그중에는 수사팀에 있던 여성 검사와 같은 부서에서 일했던 검찰 출신 변호사도 있었는데 그 검사가 출산 때문에 휴직을 했다. 그 검사와 동료였던 전관 변호사를 더는 쓸 필요가 없어졌지만 그렇다고 그를 해임하지 못하고 1심이 끝날 때까지 계약을 유지했다. 그랬다가 무슨 괘씸죄에 걸릴지 몰라서 그랬단다.
그러던 중 다른 친구에게 말을 전해 들었다. 대학 동기로 검찰 출신 변호사가 있었는데 그가 말하길 왜 내 친구가 자기를 찾아오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했다는 것이었다. 그 변호사는 전직 중수부장이었다. 그런 말까지 들은 마당에 그를 변호인으로 추가 선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전직 중수부장이 막상 한 일은 전화 몇번 건 것이 다였다.
그 역시 1심 무죄, 2심 무죄, 3심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4년간에 걸친 재판을 거치면서 그는 한국에서 사업하려는 의지가 완전히 꺾였다고 했다. 국세청에서 유권해석까지 받아가며 사업을 했는데도 탈세로 몰려 재판정에 서서 판결 하나로 감옥에 갈지도 모르는 상황을 겪는 것은 일반 사람에겐 감당하기 어려운 상처로 남는다.
더 있지만 그만하겠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까? 그들이 사회적 엘리트여서 무죄로 풀려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하다못해 그들이 변호 비용을 댈 능력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알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사회적 엘리트인 그들 역시 3심 모두 무죄로 판결될 것인데도 검찰의 말도 안 되는 기소를 피할 수 없었다. 이렇게 검찰이 무슨 이유에서든지 한번 마음을 먹으면 멀쩡한 사람 하나 인생을 망가뜨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독재자의 충실한 하인이던 사법 관원들은 5년에 한번씩 바뀌는 대통령제에서 어느덧 가장 강력한 독자적 권력기구가 되었다. 대통령이 경찰, 검찰, 법원을 자기 휘하에 두고 부리던 끔찍한 시대는 갔다. 그러나 대통령이 사법체제에 아무런 통제 수단을 갖지 못하게 되고, 그 사법체제가 그렇게 얻은 자유를 법에 침을 뱉는 데 쓰도록 놔두는 것도 그 못지않게 끔찍한 일이다. 잊지 말자.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법치주의의 가장 큰 적은 바로 검찰과 법원이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916769.html?_fr=mt0#csidx0c511356fa5dc1fbc62218d5188c2d3
날이 많이 싸늘합니다.
늘 감기 조심하세요.
안성탕면 / 네 감사합니다. 안성탕면님 사진본지 오래되었네요.
같은 당 안의 경쟁자가 선거자금을 횡령했다고 아랫사람을 시켜 고발을 했다.
이 둘 누군지 되게 궁금하네요
주진형 매니아이고 페북으로 이미 봤는데 여기서 이글로 전쟁터가 될까 불안함
마지막 문단이 싸늘하네요 경찰 검찰 법원을 자기휘하에 두고 부리던 시대는 갔다 -> 현정권이 경찰은 원래 완전히 잡았고 법원도 우리법 연구회가 가져갔지만 검찰은 윤석열한테 뒷통수 심하게 맞아서 그걸 쥐고 흔들 공수처가 꼭 필요하다 이말이죠 뭐 ㅋㅋ 야당에서 윤석열이 시킨것도 아니고 인사 잘못해서 자기 발등찍고 언론 플레이중이라고 밖에는
주진형이 한국사회에서 법치주의의 가장 큰 적은 검찰과 법원이라고 했는데,
그 주장과 본인이 예시를 든 사례들이 이율배반적이네요.
만약 법원이 적폐라면 주진형이 예를 든 인물들이 무죄판결을 받진 못했겠죠.
그리고 범죄혐의가 존재하면 수사를 하고 기소하는 것이 검찰의 직분입니다. 검찰이 기소단계에서
피의자의 범죄 유무를 확정할 수 없죠. 그 판결은 법원의 몫입니다
지금 주진형은 검찰이 법원의 판결 이전에 피의자의 유죄 여부를 미리 예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검찰에게 미래를 내다보는 전지전능한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죠.
또한 주진형이 예를 든 사건들은 주진형 측근들에게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죠.
'그럴 사람이 아닌데..' 라는 말을 본문에서 언급하는데, 그럴 사람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пошёлТЫ /
현재 법치주의에서 검찰과 법원이 가장 큰 적이 맞죠. 서로 짝짜꿍이 되기보단 견제하는 부분이 남아서 그렇지. 권력자, 재벌들의 범죄에 대해 어렵게 기소를 해도 법원에서 집유나 무죄 남발하는 거 모르시나요? 그래서 힘있는 사람들은 변호인단 선임할 때도 검사 대응할 검사 출신 따로, 법원 대응할 판사 출신 따로 고용하는 거고요.
검찰이 기소를 하더라고 유무죄는 법원에서 가리는 게 맞습니다만, 검사가 '기소권'을 남용해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게 문제잖아요. 무리하게 소설로 기소해서 무죄가 나더라도, 하다못해 인사 고과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고요. 다른 검사들의 범죄에 대해서는 기소조차도 안해 법원의 판단 기회조차도 뺏어 버리니까요. 이런 경우에는 무죄에 대한 판결권까지 쥐고 있다고 봐야죠.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아셔야 합니다.
전관들 밥벌이 시켜줄려고 그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
пошёлТЫ /
검사가 판단했을 때 법원에 가서 유죄가 될 가능성이 없어도, 정치적 판단으로 혹은 청탁 등의 이유로 기소를 할 경우에 대해 막을 방법이 없어 문제인 거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기소가 된 것만으로도 범죄자 취급하는 언론, 여론이 넘처나는 한국 사회에서, 재판하는 과정의 괴로움과 피해는 말도 못하고요. 무죄 판결을 받아도 거의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합니다. 기소한 검사놈은 그냥 모르쇠고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죠.
전관예우 껀수 만드는건가
검찰들이 어떻게 힘을 쓰는지.. 보여주는 예네요..
지들끼리 철밥통이고 싶은 거죠.
혐의가 있어도 봐주기 하라는것인지?
명백히 허위을 가지고 기소했다는 증거가 있으면 모르돼....
저런글을 쓰는 의도를 모르겠군요
만약 조국 부인의 혐을 보고 기소 안하고 묻었으면... 그게 공정한겁니까?
그게 공정한 사회에요?
정말로.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왜 법원이 법치주의의 적이란 것인지. 법원이 잘못된 판단을 했다는 것인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검찰을 비난하는데 법원을 비난하는 초점은 흐릿하네요.
근데 일본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의 경우 기소후 유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 아니던가요?
5프로도 안되는 수준일건데
사건 대비 불기소율이 과반을 넘을 정도로 안되겠다 싶으면 그냥 불기소해버리는 일도 많구요
워렌버핏// 이런 분이 있어서 우리나라가 실질적 문맹률이 떨어지지 않나봅니다...
워렌버핏2019-11-13 17:50IP: 125.133.*.241
혐의가 있어도 봐주기 하라는것인지?
명백히 허위을 가지고 기소했다는 증거가 있으면 모르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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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1년이 넘게 뜸을 들이다가 결국 기소를 했다. 그러면서 기소를 안 하면 자기들이 의심받아서 기소했지만 재판에서 무죄가 날 것이라고 했단다. 복장이 터질 일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이 사법체제에 아무런 통제 수단을 갖지 못하게 되고, 그 사법체제가 그렇게 얻은 자유를 법에 침을 뱉는 데 쓰도록 놔두는 것도 그 못지않게 끔찍한 일이다.
대통령이 사법체제에 대해 통제 수단을 갖게 되면 그게 삼권분립인가?
세어보니 이분 이번달 13일 동안 좌담에 글 13개 올림 ㄷㄷ
도돌이표// 뭐 유명했죠
이런분이 삼권분립을 주장하네.
댓글보다 추천이 많은 전형적인 좌담글.
곤조있는 주대표 나름 선의로 끄적댔겠지만.. 또 이렇게 소비되는군요.ㅎ
구역질 나지만 내려가지 말라고 박제용으로 특별히 추천 박고 갑니다.
역시 검찰을 위해 공수처 가즈아
пошёлТЫ//
1. 자기 지인들이 그나마 돈 많은 앨리트라서 무죄 판결 받았다고 주장.
비싼 검찰 전관 변호사 썼다고 합니다.
정경심 경우처럼 돈도 많고, 내트워크도 좋아야 전관 변호사 씁니다.
2. 검사에게 객관 의무 있습니다.
무조건 의심에 무조건 기소는 표적 수사 기소 컨셉이죠.
검사는 내사에서, 입건 이후 수사에서, 기소 이후에도 무죄가능성을 염두에 둘 의무가 있습니다.
오늘 오후에 인상 깊게 읽은 칼럼입니다.
검찰과 법원의 무소불위권력은 진짜 어떻게든 손을봐야하는데 참...
2008년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 사건 수사의 경우, 정권이 불편해 한다는 이유로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려다 이에 반발한 임수빈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이 스스로 옷을 벗었다. 올해 검찰과거사위원회 조사에서 최교일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무죄라도 좋으니 무조건 기소하라 했다고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무조건 기소하라 ㅋ
검찰개혁 해야합니다~~
삼권분립이란 입법,사법,행정이 서로의 권력을 나눠 품앗이를 하고 서로의 뒤를 봐주는 것을 말한다.만일여기서 어느 하나라도 권력의 추가 기울어 나머지 권력들이 삔또가 상하면 사회가 꽤 시끄러워진다.그러다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지면 국민들의 도덕적 요구가 생각보다 높았던 것 같다고 누군가가 말한다.
추천합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드는 댓글들이 좀 있군요.
적어도 검찰들 스스로의 부패를 감찰할수 있는 기관이 있어야 어느정도 견제가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그게 촛불민심이라고 생각하고요.
이글도 조용히 좌담으로 올렸네
[리플수정]이분의 일화를 적었다가 댓글 수정합니다.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시절에 오늘의유머에 올라온 글 하나를 보고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해서 법무팀 직원들이 영등포경찰서에 조사받으러 가고 그랬던 일이 있었기 때문에.. 개인 사건에 공짜로 사내변호사 아주 잘 써먹었죠.
조국 때문에 이딴 소리 한다면 진짜~~ 인식 수준이 매우 놀라운 수준 미달이죠 ㅋㅋ
웃기고 있네 진짜 ㅋㅋㅋㅋㅋ
조국일가 변호사단에 전관예우 변호사들 덕지덕지 발라놨던데
깨진분덜 보기에도 우습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
표창장으로 난리법석떨면서 작은 도둑 잡는다고 떠들썩거리면서, 큰 도둑들이랑은 쿵짝쿵짝 지들끼리 으쌰으쌰 해쳐먹는 검새나으리들입죠
조극기들 잘 play들 하신데
조가 낙마하고 지지율 원복되는거 보고도 부흥회질
추천 64 댓글수 36
이 사람이 쓰는 글은 왜 추천이 댓글수보다 많을까요?
[리플수정]지난글 주옥같네요. 정상인 코스프레 하려 쓰는 몇몇 글 빼고는 죄다 그쪽 성향 펌글.
그리고 정치색 들어간 글인데 말머리는 왜 사회죠? 말머리 돌려가며 좌담 올리던 버릇은 여전히 못 버렸군요.
뭐, 국정원 특활비가 4630억원에서 7035억원으로 증액되었다는데 돈값해야하니까 이해합니다.
일진보 / 제 글이 담장갔을 당시 추천 5개, 댓글 6개인 상태였습니다. 이 정도 내용이 글이 사회 말머리인게 마음에 드시지 않는다면 더 신경쓰도록 하지요. 님의 정치적 포지션에 부합하는 다른 글들의 말머리에 대해서도 이런 깐깐한 판단 하고 계시리라 믿겠습니다.
4년전쯤 불펜에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쓴 적이 있고 (지금 제 엠팍 프사를 갖게된 계기가 된 일이었지요)
http://mlbpark.donga.com/mlbpark/b.php?m=search&p=1&b=bullpen2&id=3837190&select=sct&query=%EC%84%B8%EC%9B%94%ED%98%B8+%ED%86%B5%EC%97%AD&user=&reply=
지금 제 생업의 적성과 처우에 만족하며 살고 있는데 몇몇 분은 제게 정치관련 직업을 갖게 하지 못해 안달이 나있으신지 모르겠군요. 당직자나 보좌관들 근무환경과 대우가 그렇게 좋은가 보지요?
그래서 주진형이 원하는 그림이 대통령이 검찰과 법원 쥐고 흔드는 건가요?
검찰과 법원이 대통령 권력으로부터 벗어나 독립적으로 운영되는게 바람직한것 아닌가요?
결국 제 편 안들어줘서 징징대는것 밖에 안될텐데..
근데 이건 왜 또 좌담일까요? 삼권분립 인정 못하는 문빠들 엄청 많군요.
Justdiss// 법원은 몰라도
검찰이랑 삼권분립이 대체 뭔상관임
공권력을 악용하면 정권의 부담으로
다가오니까 안하는거지
검찰은 행정부 소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