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이로 50세.
이제 몸도 마음도 전같지 않고 무엇보다 한 번 아프면 잘 회복이 안 됩니다.
머리를 써야하는 직업인데 이제 제 머리는 그 기능이 많이 떨어졌음을 인정합니다.
아들 딸 뻘인 후배들과 같이 일을 하는데 아무래도 아직은 보아둔 것이 많고 그래서 버틸 수가 있으나 이게 얼마나 오래 가겠나요.
그래서 슬슬 은퇴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은퇴를 위한 자산도 있어야겠고
은퇴한다고 놀고먹을 팔자도 아니고 그러고 싶지도 아니니 다른 일자리를 생각해야 되겠고
어쨌거나 은퇴하면 죽기 전까지 많을 그 시간들을 위해 시간을 잘 쓰기 위한 준비도 해야겠죠.
제 은퇴 준비 중 하나는 책 사재기입니다. ㅎㅎ
은퇴하면 시간 보내기에 가장 좋을 것이라고 생각중인 것이 독서, 음악감상, 산책이거든요.
그래서 눈이 더 나빠지면 곤란하겠다 싶어서 루테인을 챙겨먹고
귀가 상하면 역시 곤란하니까 가급적 음악은 집에서라도 스피커로 듣고, 심야에도 오픈형 헤드폰이나 오픈형 이어폰 쓰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출판시장은 좀 열악해서인지 절판이 흔한 일이라 지금 당장 다 읽지 못해도 나중에 못 구할 것 같은 책들은 보이면 사서 쟁여둡니다.
그래서 서재방에 5단 책꽂이 4개에 책을 가득 꽂다 못해 위에도 채우고 2중으로 꽂고 그래도 책 꽂을 자리가 모자라서 책을 바닥에 쌓는데 이게 거의 맨하탄 스카이라인 수준으로 ㅎㅎ
일전에 부모님이 주택에 사실 때는 거기에 많이 쟁여뒀는데 이제 진짜 공간이 부족해서 책을 사재기가 힘들어집니다.
흐음..이사를 해야할텐데 이거 왜 집값이 이렇게 많이 오르나요.
여긴 서울 변두린데도 제 집도 올랐습니다만 옮기고 싶은 더 넓은 평수들은 ㄷㄷㄷ.
하여간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가운데 저도 늙어가서 서러운데 제 고냥이도 요새 몸에 지방종 생겨서 피도 흘리고 막 맘이 안 좋네요.
불펜에 많으실 젊은 분들 참 부럽습니다, 그 젊음과 건강과 두뇌회전요.
ㅠㅠ삼촌.. 아니 아부지의 고뇌가 느껴지네요.. 별 다른 드릴 말씀은 없고.. 항상 화팅하십쇼
suarez// 대충 글이나 댓글 보면 젊은 분이신 것 같은데 그 눈부신 젊음 맘껏 즐기시길 ㅎㅎ
아, 부러워라.
은퇴하시면 노벨문학상 접수하러가셔야죵
인생2막도 멋지게 사실 듯요 베레타님 건강 항상 잘 챙기시고요 고냥이 얼른 낫길 바랍니다 맘이 참 안좋죠....
번역의탄생// 아이고 무슨 노벨문학상인가요. 그냥 블로그에 글이나 하나 연재해볼까 합니다. ㅋㅋ
HybridMan//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저는 멋지게 보다는 재밌게가 목표이긴 합니다.
고냥이가 아파서 강제로 약 바르고 드레싱 해놨는데 맘이 무겁습니다.
노묘라서 마취하고 수술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고, 저 녀석 병원 근처만 가도 까무라치는 예민한 성격이라 것두 걱정이고 그래요.
베레타// 감사합니다. 삼촌처럼 품격 있는 어른으로 늙어가겠슴다. 건강하십쇼
suarez// 품격은 없고 그냥 재미난 아줌마 정도는 됩니다 헤헤
취미가 훌륭하시네요. 은퇴 준비를 하신다면서도 멋지게 준비하시는군요. 화이팅입니다!!
남풍// 방안퉁수라서 취미들이 다 고즈넉합니다. 운동에 취미를 좀 붙여야할텐데 이게 참 하하
50이면 하프타임이져 커리어가 있으시니 두뇌 좀 굳어도..
요즘 50이면 젊은 나이에요~나이들었다고 생각하실필요없어요~~
호에에엥// 뭐 아직 그래도 텍스트 읽는 능력은 젊은 후배들에게 간신히 밀리지는 않는 정도인데 제 스스로 확확 그 능력이 떨어져가는 느낌이 들어요.
부정하고 싶었는데 이제 받아들이려고요.
견변//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직업이라 ㅎㅎ
뭐 사실 신체능력도 많이 떨어지고.
그래도 뭐 아직 제 유머감각은 멀쩡하다고들 주변에서 그래서 다소 안도하고 있습니당.
한참 어린 제 눈에도 아직 젊으신 나이같은데? 글에서 멋진 어른 느낌이 나서 응원하고 싶어졌어요ㅎㅎ 파이팅!
한정판// 응원 고맙게 접수하고 님의 앞날에 축복을 답례로~!!
작성자님에 비하면 아직 삶의 경험이 부족하지만 하시는 걱정들이 어째 공감이 가네요. 저도 책을 사모으는게 취미여서 그간 방 하나를 서재로 썼네요. 문제는 작년동안 일년에 이사를 두 번 하고, 한 번은 동거인과의 문제로 눈물을 머금고 반을 덜어냈죠.(심지어 공간이 충분했는데!)
또 작년에 아직 어린 고양이를 무지개로 보냈고요.(지금은 제 목걸이로 남아 있습니다.)
책이나 고양이나 쭉 함께 할 것 같았는데, 참 생각처럼 되질 않네요.
뷰이// 고양이를 둘 길렀는데 한 녀석은 2년 전 한글날에 고양이별로 떠났고 둘째는 아직은 제 곁에 있는데 노묘라서 같이 보내는 하루하루가 다 소중합니다. 글썽 ㅠㅠ
책이 참 문제죠.
이걸 제대로 소장하려면 현 시대에 가장 비싼 '공간'을 같이 구매해야 하니 말입니다.
아 이모시구나... 제가 본의 아니게 성희롱을... 진짜 죄송합니다 ㅠㅠ
선생님보다
딱 세살 어린데
전 아직도 어리다고 생각합니다.
철도 덜들었고
이제 겨우 핑크핏 연애의 맛을 보고 알게된 터라..
물론 육체적으론
삼십대 그 어린시절에 비해
철근과 바위를 잘근잘근 씹어 소화시키지는 못하지만요.
아직 충분히 젊은 나이인데,
오히려 어리고 앳된 사람들은
아재기준을 낮추고 낮추어
어서 빨리 아재클럽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듯 보이더군요.
그 나이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누리기만 해도 충분할 때인것 같아서
일부 세대갈등, 성별갈등 등으로 고민만 하는 경우는
지나온 세대로서는 좀 안스럽기도 해요.
이젠 몸뚱아리 유지보존이 최곱니다.
늘 건강하세요.
제가 몇살 어린데도 요새 은퇴 준비 중입니다. 전 작은 전원 주택에 오전엔 텃밭 가꾸고 저녁엔 벽난로 앞에서 독서를 꿈꾸는데 쉽지는 않을거 같습니다.
저는 좀더 젊지만 슬슬 준비하고있어요. 글쓴님 고민이 뭔지 알거든요. 재테크 & 짐은 비우는걸로 선택했습니다. 운동도 재미는 없지만 재미를 붙여봐야죠. 생존을 위해서..
그러다 실제 절판되어서 가격 올라가면 쾌감이 굉장하죠.
같은 취미인 분 뵈서 반갑습니다.
책 너무 많아지면 국민도서관에 맡기는 것도 고려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