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 헤프닝
오늘 집회에서 제가 위치했던 곳은,
중간 횡단보도에서 무대쪽으로 설치된 펜스 바로 앞이였습니다.
집회 초반,
무대를 바라 보고 왼쪽 끝에 계시던
키가 크시고 연배가 있으신 자원봉사자 한 분께서,
참석자들 중간 쯤으로 들어가시더니,
누군가에게 뭐라고 하시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그러자 곧 2명이 일었났고,
그들 손에는 카메라와 삼각대가 들려 있었습니다.
누가봐도 기자들이더군요.
제 뒤쪽으로 쫓겨난 2명의 기자들이,
그 자원봉사자 분께 왜 쫓아 내냐고 볼맨 소리로 항의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자원봉사자 분이 대답하시길,
"프레스 표찰을 받지 않으셨으니, 나오시게 한겁니다."
기자 왈,
"저희 KBS 기자인데, 한두꼭지는 따야하지 않습니까?
프레스 표찰 받는건지 잘 몰랐어요... 궁시렁 궁시렁 어쩌구 저쩌구..."
그 기자의 변명이 하도 궁색하고 어의가 없어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한우리,
"지금이 11차 집회인데, 아직도 프레스 표찰 받아야 하는 걸 몰랐다구요?"
"그래서 몰래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앉아 계셨다는 겁니까?
"그냥 조용히 가세요~!!!"
제가 하도 정색을 하고 소리를 질러서였는지,
다른 분들이 다 쳐다 봐서 쪽 팔렸는지,
그냥 조용히 "예" 하고 돌아가더군요.
대한민국 공영방송국의 기자들이
정정당당하게 취재도 못하고
몰래 참가자들 사이에 앉아 취재하려 했다는 작금의 현실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언론 개혁 반드시 필요합니다.
추가 에피소드 1.
제가 횡단보도 쪽 맨 뒷자리였는데,
뒤 펜스 쪽에 붙어 몇몇 방송국 기자들이 삼각대를 설치하고 촬영을 하더군요.
YTN, MBN, 오마이뉴스 이렇게 3팀이 있던 집회 초반,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는데,
JTBC 로고가 찍힌 카메라가 보이더구요.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JTBC네~" 라고 나즈막히 혼자말을 했습니다.
순간 그 카메라를 들고 있던 JTBC 기자가 움찔하며 저를 쳐다보더니
조용히 목례를 하고 돌아서더군요.
쩝..
난 걍 JTBC라고만 얘기했을 뿐이데..
뭐 찔리는게 있나?
추가 에피소드 2.
강산애님께서 거꾸러 거슬러~ 이 노래를 부르시고 있을 즈음,
횡단보도 뒤쪽 맨 앞부분에서 구호를 외치는 소리가 연신 들렸습니다.
아니~ 중앙 무대에서 초청 가수가 노래를 하고 계시는데,
개별적인 구호 제창이라니~?
저건 아닌데~ 저러면 안되는데~
라고 약간의 짜증이 밀려왔습니다.
그러자 제 툴툴거림을 들으신 앞 자리 분께서,
"저기에서 JTBC 기자가 방송용 리포팅을 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공수처 설치 등의 구호를 외치는 거에요 ㅎㅎ"
라고 하시더군요.
아~ 그러면 그렇지~ ㅋㅋ
그런데 앞 자리 분께서 말을 이어가십니다.
"조금 전엔 MBC에서 리포팅 했는데 그 때 구호는~~~"
"변치마~!"
"변하지마~"
아~~ 깨시민들 진짜~~
ㅋㅋㅋ
이상 끝~!
필력 부럽네요 생생정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