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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냄새나는 스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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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지인이 똥냄새가 나는 스피커를 사서 곤란하다는 이야기를 썼다.

지인은 탄노이 오토그라프 미니라는 소형 고급 스피커(신품가격은 약30만엔) 중고품을

 인터넷 중고몰에서 시세의 1/4가격에 입수했다.

'음질은 문제없는데 냄새가 납니다'라는 주의문구가 있었지만

중고스피커의 냄새는 이전 주인이 흡연자라서 담배 냄새가 배인 걸 말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래서 흡연자였던 지인은 그 주의문구를 무시하고 구입했던 것이다.

 

하지만 도착한 스피커는 포장된 상태임에도 코가 썪을 정도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그 냄새는 담배 냄새가 아니라 실로 '똥'...메틸메르캅탄의 냄새였다. 

포장을 풀자 방 전체가 대변 냄새로 가득차서 눈을 뜨기도 힘들 정도였다.

 

잠시 밖에 두고 볕에 말리자 냄새는 조금 줄어서 방안에 다시 가지고 와 앰프를 연결하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소리가 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다시 대변 냄새가 심해지는 것이었다.

지인은 (혹시 스피커 안에 대변이 들어있는 거 아닌가?)싶어 분해까지 해봤지만

아무리그래도 역시 똥은 들어있지 않았다.


나도 지인에게 불려가서 그 악취 스피커의 냄새를 맡아보았는데

만성 비염으로 후각이 둔한 나한테도 이건 참기 힘들었다.

처음부터 이런 냄새가 날리는 없었을테고, 아마도 전 주인이 나뭇결을 살리기위해

유지 같은 걸 발라서 그렇지 않을까? 라고 추측했다. 그 유지가 변성부패해서 이런 변냄새로 바뀐 게 아닐까?

어쨌든 소리는 좋으니까 전 주인이 방출한 이유도 이 악취때문이리라...

 

지인은 모차르트를 좋아하는데 이 스피커로 모차르트를 들으면 그 멋진 소리에 황홀해진다.

하지만 아름다운 소리에 귀는 치유되지만 코는 대변의 냄새로 계속 괴롭힘당하고 만다.

지인은 '거름구덩이에서 묘한 음률이 들린다'며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모차르트는 스카톨로지스트였다고 하니까 이건 어떤 의미로 보면 올바른 감상법이네요'라며 위로했다.

물론 비아냥으로밖에 안들렸겠지만.

 

나는 결국 그 지인이 악취 스피커를 버렸을 거라 짐작했지만 며칠전 '겨우 냄새가 빠졌다'는 전화를 받았다.

매일 향초로 훈연을 1년반정도 거듭한 끝에 똥냄새가 방귀냄새 정도로 경감해서

지금은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봐도 참을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냄새가 없어지자 소리의 매력도 떨어진 것 같다'고 하니까 오디오는 복잡하다.

오늘 밤 찾아가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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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검방 2019/10/12 19:21

    조건반사실험급이네

    (qMpm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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