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만드는 모델링워크샵이 이제 2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새삼 긴장도 되고, 호응이 좋아 워크샵이 더 이어지는 상상도 해봅니다.
사실 저는 2003년 초부터 2013년 초까지 한 예술고등학교의 소조강사였는데요...
오랜 시간이 흘러 엉뚱한 나라에서 또 그 일을 하게 되었군요.
사람 일은 역시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ㅎㅎㅎ
미대생이긴 하지만 흙으로 사람의 머리를 만든적도
아니, 제대로 인체댓생을 해본 적도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일텐데
누군가를 닮게 만들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됩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4일 뿐이거든요.
보통 한국의 예고생들이 조소과를 선택하면
짧으면 1학기, 길면 2학기를 기본두상만 만듭니다.
인체비율이나 양감을 손에 익히기 위한 기간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저는 늘 그것이 탐탁치 않았습니다.
단 하나의 기준만 외우게 하는 것 같아서요.
누구나 고유의 비율이 있을 뿐, 절대적인 인체비율은 없으니까요.
4일동안 친구얼굴을 계속 관찰하며 닮게 만들게 할까?
2시간만 속성으로 기본두상을 맛보고 바로 실제 모델을 만들게 할까?
하루이틀은 기본두상을 해보아야 할까?
솔직히 누구를 닮게 만들기 위해선 4일도 모자라거든요.
더더군다나 초심자에겐요.
예전에 스스로에게 던지던 질문이 이 시간 제게 다시 돌아왔네요.
대학다닐때 주구장창 두상만 만들던 공예과 누님이 생각나네요~
그때 그런가보다 했는데 지금 비슈누아님 글을 읽어보니 그 분은 무슨 질문을 던지면서 그 두상을 만들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네요~!!
기본두상 자체가 꼭 소조두상의 기초과정인 덧만은 아니고, 사람에 따라서는 작업 그 자체이기도 해요. 공예과는 대체로 소조작업을 안하는데, 그 선배님은 아마 주변친구들과는 다른 길을 가셨나봅니다. :-)
큰애한테 말해줘야겠네요...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을 주절댔을 뿐입니다... ㅎ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