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서초동에서만 40년째 살고 있는데 오늘 같은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솔직히 오늘 1만 명 정도 모이는 것을 예상했었어요. 5시 쯤 도착해서 지하철 계단을 오르는데 평소 썰렁하던 서초역에 그만큼 많은 사람이 다니는 건 처음 봤습니다. 지상으로 나오니 입이 딱 벌어지네요. 1만 명은 무조건 넘겠구나 싶었어요.
먼저 재능기부 깃발 제작 요청 드린 곳으로 가서 이름대고 깃발을 받았습니다. 100원을 드려야 하는데 깜빡하고 동전을 못 챙겨와 5만원이라도 드리려고 했는데 한사코 안 받으시고 그냥 주시네요. 과자랑 사탕도 같이요.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메일에 보내드렸듯이 제품 필요하시면 꼭 연락 주십시오. 무조건 100원에 드릴께요. 새벽바다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존경한다는 말씀 드립니다.
동네 형님 부부와 동창회 간 와이프를 기다리고 있는데 사람들이 순식간에 엄청 늘어나네요. 갑자기 제 바로 앞에서 어떤 아저씨가 “빨갱이 문재인을 몰아ㄴ..” 까지 말하는데 지나가던 다른 아저씨들이 바로 응징을 하네요. 어떤 할아버지는 태극기로 도배 된 옷과 모자를 쓰고 이런 빨갱이 새끼들이라고 딱 한번 외쳤는데, 연세가 훨씬 높아 보이는 할머니께서 “당신이 빨갱이가 뭔지 알어? 육이오가 뭔지는 알어?” 하면서 역정을 내시네요. 주위 사람들 환호하고 박수치고, 태극기 할아버지는 멋쩍게 웃더니 도망쳤습니다. 저도 한참 웃었구요.
광화문에서 보다 더 성숙한 분위기랄까요. 날씨도 좋았고 정말 남녀노소 모든 계층의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구호를 외치며 촛불을 들었습니다. 탄핵촛불과 달리 딱히 리드하는 사람이나 조직도 없었고, 경찰마저 잘 보이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모든 사람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어요. 앉습시다 하면 다 같이 앉고, 앞에서 파도가 오면 즉각 손들고 소리 지르고... 오늘 모인 분들 어림잡아도 100만은 무조건 넘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좀 더 일찍 가야겠어요. 뭔가 축제 같은 분위기를 돋울 만한 공연이나 볼거리도 있으면 좋을 것 같네요. 저는 오늘 이 나라의 국민들이 얼마나 존경스럽고 사랑스러운 민주시민들인지 절절히 느끼고 왔습니다. 저도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저희들은 9시 쯤 귀가했는데 모든 분들이 무사히 잘 들어 가셨음 좋겠네요.
P.S
- 시게에 올리자마자 번개처럼 삭제되어 다시 유게에 올려 봅니다.
- 저희가 있던 곳이 무대 한참 뒤쪽이었나봐요. 많은 공연이 있었다는데 저는 몰라서 아쉽네요.
- 다음 주에도 많이들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추천드립니다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 된 힘이다.
...
노무현이 없는 세상에서
노무현이 꿈꾸던 세상을 만들어 내는 시민들
-_-)b
검찰,언론 또 한번 노무현대통령 죽이기 방법 시도하는듯..
검찰에 덤비면 가족,친인척, 지인 다 파고 들어가서 공포감 준다 이건데...
나이 먹으면 죽는게 안 무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