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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글쓴 고양이의 마지막.. 그 이후 이야기입니다.

많은 분이 보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우선 감사인사드립니다.
평소 보기만하고 가입하지 않는 소위 눈팅족이였는데 어제 일을 계기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괴로워 하는 행운이의 옆에서 제 감정과 고양이의 마지막을 기억하고자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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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16일 오후 10시 33분 막내 행운이는 

마지막 숨을 내뱉고 가족과 작별하였습니다.


심장이 멈추고도 30여초간 숨을 토해내던 행운이는 이내 몸이 굳었고,

고양이별로 돌아갔습니다.



2008년 12월 20일
길에서 살던 어린 고양이는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시던 어머니손에 대롱대롱 매달려 저희 집에 오게되었습니다.

어미한테 버림받아 주택가 골목 보일러 통에서 지내며 밥도 먹지 못해 죽어가던 아이였습니다.

꼬질꼬질하고 꼬리한쪽도 꺾인 어린 고양이는 집에 온지 이틀만에 완전히 적응하여

온 집안을 헤집고, 배터지게 밥을 먹고, 늘어지게 잠을 자고, 이미 저희 집에 있던 두 고양이 언니들에게 뎀비고 앵기면서

정말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다른 두 고양이들과는 다르게 애교도 부리고, 저희 엄마를 은인으로 생각하는지 

저희 엄마가 집에 어디든 가면 늘 따라오고, 옆에 있으려고 하는 모습에 온 가족이 좋아했습니다.

이미 저희 집에 있던 고양이 영원이, 승리랑도 잘 지냈구요.



원래 행운이란 이름은 부모님이 행운이보고 너는 진짜 행운아야! 우리집에와서 호강하고 지내고, 밖에서 힘든 시간 보내지 않고 말이야.

라는 생각에 지은 이름입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가족에게도 큰 행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진부한 이야기같지만 행운이는 존재 만으로도 가족의 여려움을 이겨내주는 뭔가 우리집의 마스코트였고, 다른 두 고양이들도 잘 연결해주는

참 착한 아이였습니다.




2월 17일 아침 

행운이를 화장하고, 지금 행운이는 한 줌의 재로 저희집 거실에 앉아있습니다.

다음주 저희집이 시골로 이사를 하는데 마당에 뿌려줄 예정입니다.

공교롭게도 이사 전에 행운이가 죽었던것이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곳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었나 싶기도 하고.. 

저희 가족이 이사하기전 어려움이 많았는데 그 어려움을 가지고 간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2008년 12월 어느쯤 ~ 2017년 2월 17일
지구 산책을 끝내고
행운이 고양이별로 돌아가다..
댓글
  • 시르슈 2017/02/17 19:56

    행운이이의 숨기 , 언니랑 장난치고 나서 도망갈때 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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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르슈 2017/02/17 19:57

    늘 엄마옆에서 팔을 쭉 뻗은채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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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르슈 2017/02/17 19:57

    첫째 언니랑 항상 같이 자고 그루밍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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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르슈 2017/02/17 19:59

    돼지 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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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르슈 2017/02/17 19:59

    어느 더운날 첫째언니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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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르슈 2017/02/17 20:00

    행운이의 마지막 .. 무척 아프고 나서 수척해졌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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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쓰yes예쓰 2017/02/17 20:00

    행운이도 작성자님 가족으로 정말 행복했을거에요.
    저도 중년나이의 고양이를 키우는 입장으로...남일 같지가 않네요ㅜㅜ
    담담하게 써내려 가셨지만,,마음이 저려와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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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리공주 2017/02/17 20:47

    행운이:) 정말 이름 그대로 행운 가득한 아이였네요
    그곳에서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고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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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의보일러 2017/02/17 23:42


    고양이별로 간 행운이.. 우리 사는 동안은 조금 긴 이별일진 몰라도 언젠간 꼭 다시 만나 못다한 이야기를 할 수있을거예요.. 그때까지 행운아 그곳에서 친구들이랑 신나게 뛰어놀고 잘 지내고 있으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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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묘지니 2017/02/18 00:55

    눈물나네요 행운이는 이름만큼이나 아니 더 큰 사랑과 행복을 느끼면서 좋은곳으로 갔을거예요 가족분들 다들 슬퍼마시고 힘내세요! 행운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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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덕대게꿀맛 2017/02/18 02:49


    마음이 아프네요.
    반려묘 두마리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이미 겪었던 일이기도 했고 또 어쩌면 언제가될지 모르는 미래에 겪게될 일이겠죠.
    더 이상 함께할수도 없고, 10여년의 행복했던 순간들을 마냥 추억으로만 남겨야하는 님의 슬픈마음에 격려와 위로를 드립니다.
    아픈마음 참지마시고 충분히 슬퍼하세요. 그리고 넘치게 사랑주었고 사랑받았다 자부하세요.
    님곁에 머물다간 행운이, 이제는 아프지않은곳에서 씩씩하게 기다리고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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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리아쥬립밤 2017/02/18 02:56

    행운이와의 추억을 나눠줘서 고마워요. 행운이 참 귀엽네요. 행운이가 좋은 곳에 가기를 기도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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