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번 일본 참의원 선거 정리

1. 가장 중요한 전제로, 참의원은 아베가 총리대신 차원으로서 해산, 총선거를 치르는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참의원 임기는 6년에, 3년마다 절반씩 선거로 의원들을 교체합니다. 개헌이 국민투표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개헌안을 발의해서 중의원 2/3 이상, 참의원 2/3 이상 찬성을 해야 합니다. 이로써 적어도 2022년까지 의석 수로만 보자면 개헌은 어려워졌습니다. 2021년 9월까지가 임기인 아베 신조에게는 매우 뼈아픈 부분입니다. 그의 숙원사업이 헌법 제9조 개헌을 통한 보통국가(?) 일본으로의 회귀였으니까요.

2. 이번 선거로 총 의석수가 245석이 된 참의원 구성에서 자민당의 의석은 113석이 되었습니다. 총 의원 수는 3명이 늘어났는데, 자민당의 의석수는 오히려 9석이 줄어들었으니, 결코 성공한 선거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참의원은 애초에 개헌 외에는 현 일본의원 구조에서 존재감이 미미하기 때문에 공명당과의 연립정권으로 과반을 유지했다 같은 정신승리를 하기는 어렵다고 보여집니다. 물론 19석을 만일 더 잃었으면 연립 과반도 유지 못했겠지만 그건 자민당 입장에서는 정말 참패여서 애초에 기대하기 어려운 결과였습니다.

3.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공산당 등의 아베 주도의 개헌에 반대하는 호헌야당은 1명만 뽑는, 사실상 소선거구 지역에는 단일후보를 옹립했습니다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야당의 지지 자체가 낮은 데 따른 한계로, 공산당은 둘째 치더라도,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이 지금과 같은 애매한 야당 포지션을 유지할 경우 앞으로도 자민당의 독주는 막기 어려워 보입니다.

4. 사민당이 존폐의 기로에서 간신히 생존에 성공했습니다. 사민당은 이번에 2% 이상의 득표를 얻어 비례의원 1명을 당선시켰습니다. 과거에 가장 존재감 있는 야당이었고, 1990년대에는 연립정권으로 총리대신(무라야마 담화로 유명한 무라야마  도미이치)을 배출하기도 했던 정당이, 정당이 아니라 단순한 정치단체 취급을 받는 굴욕은 간신히 모면했습니다. 

5. 야마모토 타로가 이끄는 레이와 신센구미는 2명의 의원을 배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만, 야마모토 본인은 비례 3번으로 재선에 실패했습니다. 레이와 신센구미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비례로 의원이 된 2명은 모두 중증 장애인입니다. 야마모토 본인은 이번에 의원이 되지 못하면 중의원 선거에도 도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6. 모닝구 무스메의 전성기 멤버로, 입헌민주당 비례 9번이었던 이치이 사야카는 아깝게 낙선했습니다.(8번까지만 당선) 아직 젊은 나이여서, 앞으로도 정치활동을 계속할지 궁금하네요.

7.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이라는 정당이 이번에 비례의원을 당선시켰습니다. 뭐하는 당인지는 모르겠지만, 친 아베 인사로 알려진 인물이 NHK 사장인 지금, 이번 선거 보도에서도 볼 수 있듯이 BBC와 함께 가장 신뢰받는 공영방송으로 평가받기도 했던 NHK의 정치석 객관성이 매우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