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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스냅 - 코시나 24mm f2.8 마크로

연휴 사이에 찍은 사진을 보니 의외로 코시나 렌즈의 결과물이 마음에 들어 사진들을 한번 모아 봤습니다.
도중에 키를 잘못 눌러 다 쓴 글을 한번 날려먹은건 비밀입니다 ㅠㅠ
모든 사진은 a7에 코시나 24mm f2.8 마크로를 물려서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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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도쿄, 히가시무코지마
DSC00381_re.jpg
광각 마크로의 예제입니다. 꽃잎의 끝부분에 난 작은 돌기도 볼 수 있을 정도로 해상력은 쓸만합니다.
최단 초점거리가 19cm인데, 20cm 전후 정도 거리를 두고 찍었습니다.
마크로이지만 광각인 만큼 아웃포커싱 된 부분도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02. 도쿄, 키타센쥬
DSC00384_re.jpg
좁은 골목이었는데 벽면을 모두 커버하고도 화각에 여유가 있어
옆 골목에서 나오는 사람도 담을 수가 있었습니다.
암부도 완전히 묻히지 않고 적절히 데이터가 남아 있으며
벽면의 포스터에 쓰여진 작은 글씨도 읽을 수 있네요.
03. 도쿄, 키타센쥬
DSC00386_re.jpg
좁은 골목이 길게 뻗어있다 보니 건물 중간 중간에 옆 큰길로 통하는 통로를 뚫어 두었습니다.
조리개를 4 정도로 놓고 오른쪽의 콘솔박스쪽에 초점을 맞춰 건너편에 지나가는 사람은 아웃포커싱 되었습니다.
오른쪽 벽면의 노란색도 암부부터 명부까지 계조를 잘 유지해 주네요.
04. 도쿄, 아사쿠사
DSC00391_re.jpg
역시 게시판의 글씨까지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좋은 해상력을 보여줍니다.
가운데서 게시판을 읽고 있는 할아버지의 옷도 암부에 묻히지 않고 살아남아 있습니다.
다만, 초점이 맞지 않은 왼쪽의 사람들과 왼쪽 위의 나뭇잎 부분이 약간 흐르는 현상을 보입니다.
05. 카나가와, 후지사와
DSC00407_re.jpg
현장 스케치 정도의 의미로 대충 찍은 사진입니다만, 확대해서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DSC00407_2.JPG
중앙 부분을 확대해서 보니 상당히 작은 글자들까지 읽을 수가 있었고
시계에서 몇시인지를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ㄷㄷㄷㄷㄷㄷ
괜히 마크로 렌즈가 아니네요. 저렴하지만 상당히 훌륭한 해상력을 보여줍니다. ㄷㄷㄷㄷㄷ
06. 카나가와, 유이가하마
DSC00449_re.jpg
광각 렌즈의 즐거움중 하나는 거리감/사이즈의 왜곡을 통해 인상깊은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겠죠.
각각의 사람들의 거리는 크게 차이나지 않지만 키 차이가 많이 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조금 더 가까이서 찍었으면 효과가 더 컸을텐데, 이 점이 좀 아쉽네요.
07. 카나가와, 유이가하마
DSC00453_re.jpg
팬포커스로 전체적으로 초점이 맞게 찍으면 주변부가 흐르는 현상도 많이 완화됩니다.
08. 카나가와, 유이가하마
DSC00462_re.jpg
컬러로 한장 더 찍어 봤습니다.
진득하게 색이 잘 먹네요. 특히 아래쪽의 녹색이 낀 부분은 육안으로 볼 때도 잘 봐야 구분이 될 정도였는데
놓치지 않고 잘 잡아주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09. 카나가와, 유이가하마
DSC00467_re.jpg
모래 알갱이도 충분히 표현해 주네요. 전체적인 계조도 잘 잡혀 있습니다.
Sony a7, Cosina MC 24mm f2.8 Macro (C/Y마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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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도 적었듯이, 이 렌즈는 코시나가 아직 포익트랜더나 짜이스를 흡수하기 전 생산한 렌즈입니다.
중고로 10000엔 전후에 24mm f2.8, 마크로 촬영까지 가능한 가성비가 상당히 좋은 렌즈입니다.
1990년대에 만들어진 완전 수동 렌즈로, 지금의 개념으로 치자면 올드렌즈의 부류에 들어가는 렌즈이겠죠.
20년 정도 흐른데다가 단종되었으니까요.
하지만 멀티코팅이 적용되어 발색이나 컨트라스트도 뛰어나고, 2400만 화소의 a7에 물렸을 때도
화면의 극히 일부를 확대하여 글자나 시간을 읽을 수 있을 만큼 해상력도 뛰어납니다.
24미리 광각 렌즈다 보니 f11 정도까지 조이면 1미터에서 무한대까지 팬포커싱이 가능합니다.
f8로 풀어도 2미터 정도부터 초점이 맞고요.
무게도 190g으로 매우매우 가볍습니다.
카메라에 물리고, 조리개 조이고, 거리계를 통해 원하는 거리로 설정한 후
파인더를 보지 않고 스냅 사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광각 렌즈의 숙명인 원통형 왜곡이 있어 수평이 어긋나면 묘하게 일그러진 사진을 얻게 되지만
뜻하지 않게 재미있는 사진이 되기도 합니다.
니콘을 비록하여 여러 종류의 마운트로 생산되었습니다만, C/Y 마운트로도 생산된 점은 상당한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콘탁스에서 이 가격에 이정도 성능을 가진 광각 렌즈는 구하는게 어려우니 말이죠.
미러리스 카메라는 마운트 종류의 제약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여러 대안을 찾아볼 수 있겠지만
콘탁스 필름 카메라도 함께 사용하는 분이라면 하나쯤 가지고 있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댓글
  • 따뜻한손 2019/07/16 17:16

    인물에 왜곡도 안보이고 참 좋은 렌즈임에는 틀림없네요
    하지만 초보는 똑같은 렌즈 있다고 사진 이렇게 잘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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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ahma 2019/07/16 17:39

    요즘 카메라는 디지털 수평계가 잘 되어있고, 특히 미러리스의 경우에는 바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어 누구라도 손쉽게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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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울라 2019/07/16 18:55

    렌즈의 특성과 속사정까지 하나하나 꿰고 계시고... 글마다 느껴지는게 사진과 장비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이런 좋은 사진들이 괜히 나오는게 아니구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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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ahma 2019/07/16 19:02

    장비를 구할때 검색해 보고, 사용해 본 후 실제로 느낀 점만 기재하고 있습니다 ^^;
    주관적인 느낌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실제와는 다른 내용을 적을 때도 있어서, 나중에 잘못 썼다는걸 알고 고치는 경우도 꽤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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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공웨인 2019/07/16 22:31

    사진도 사진이지만 해박한 지식과 이를 풀어내는 글의 향연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

    (vemD6X)

  • vahma 2019/07/16 23:00

    평소에는 이런 글을 잘 안쓰는데, 이 렌즈가 꽤 마음에 든 모양입니다 ^^;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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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ennie 2019/07/16 22:55

    쉽고 재미있고 조리있게 글을 쓰셔서
    읽는 내내 기분좋고 유익했습니다
    글도 사진도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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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ahma 2019/07/16 23:00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조금이라도 동민 여러분께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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