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류근시인 페북글

1919년 3.1 만세운동의 함성이 "요원의 불길처럼(이 진부한 비유는 도무지 대체할 말이 없다)" 번지자 희대의 천재이신 이완용 백작께서는 애민애족의 정신으로 그윽이 몸을 일으키시어 매일신보에 3회에 걸쳐 경고문을 발표하시기에 이른다. 무릇 민족의 어른다우신 행보였다. 그 가운데서도 3차 경고문은 그 논리와 성심이 자못 감동적이다. 거칠게 요약한 것을 옮기자면 다음과 같다.
일본 군대가 움직인다. 내 말이 맞지 않는가?
그러니 제발 가만히 있으라.
일본은 우리와 동조동근(같은 조상 같은 후손)이다.
우리는 일본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는 힘이 없으니 일본의 덕을 보는 게 맞다.
일본에게 구걸해야 살 수 있다. 너희들이 뭘 하고 싶은지 다 안다.
그런데 제발 조용히 가만히 있으라.
3.1 운동으로 뭔가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본데 우리 천황폐하는 그정도로 물러날 위인이 아니다.
그러니 가만히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하고 학생들은 공부를 열심히 하고 노력하라. 그것이 조선을 위한 길이다.
눈무리 아플 가리지 않는가. 조선 백성을 향한 한 조각 붉은 마음이 저기에 이르렀으매 마땅히 이에 따르는 것이 밝은 도리일 것인데 몽매한 민중들은 굴하지 않고 만세꾼처럼 행세하고 있으니 나라의 운명인들 온전할 수 있을 것인가. 백년 전 이완용 백작의 탄식과 시름이 여기까지 전해져 온다.
작금에 이르러 일본의 경제 조치에 항거하여 부화를 뇌동하는 무리들이 도처에 횡행하고 있는 것을 보니 기가 막힌다. 감히 어찌 국익을 도모치 못 한 채 정세마저 까막눈이 되어 한 줌의 벌레만도 못 한 자존심 따위로 난동을 일삼는단 말인가. 조국과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저희를 꾸짖고 계몽하는 이들의 음성이 들리지 않는가. 이완용 백작의 애민애족 정신을 투철히 계승하여 오늘날 이 땅의 번영과 일한 공영의 길을 굳건히 하려는 민족 지도자들의 충심에 한끝의 오류도 있을 리 없다. 오늘의 이 분란은 오로지 문재인 정부의 무사안일과 오만과 일본에 대한 불경이 초래한 인과응보다. 무조건 일본 징용자 배상 판결 번복하고, 일본에게 사죄하라. 일본에게 잘 못 보이면 나라 망한다. 일본은 힘이 세다. 무릎 꿇고 빌어라!
라고 말하는 자들이 누구인지 똑바로 보라. 이완용의 후계들이, 이완용의 마름들이, 대를 이어 피를 나누며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고 있다. 바야흐로 매국 친일파들의 커밍아웃 시즌이다. 일제에게 제 어머니 능욕 당해도 무조건 제 어머니 욕하고 나설 자들! 아아, 시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