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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그냥 제 26년 인생사나 한번 써보겠습니다.

 글이 길 수도 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습니다.




아버지가  큰아버지 사업 자금에 돈을 대셨습니다. 큰아버지 사업은 망했구요



빌려준 돈은 받지 못하셨습니다.  이사를 가게됐는데 반지하 방에서 살게됐습니다.



어머니와 이혼하셨구요  아버지와 어머니의 갈림길에서 저는 아버지를 택했습니다.



저는 형제가 없습니다.  아버지와 그렇게 단 둘이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아버지는 연거푸 술만 들이키시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술주정은 하시지 않았어요 그냥 술마시고 주무시는 반복적인 삶에

가끔 맨정신이실 땐 공사장에 나가셨습니다. 할머니도 가끔씩  고향에서 올라오셨어요




하루는 여름철에 자다가 모기에 많이 물린 적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일끝나고 집에 오셔서

너 잠깐 나와바라. 아버지랑 같이 나가서 어디가는 거냐고 묻길래 약국에 가는 거라고 합니다.

늦은 시간이라 약국문이 닫혔고 또다른 약국도 닫혔고  겨우 문이 열려있는 약국에서  뭐 연고를 하나 사셨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연고를 제 몸에 직접 발라주시던 아버지가 지금도 떠오릅니다. 

아마  모기에 많이 물린 게 아버지 탓이라고 느꼈을까요  이런 환경에서 살 게 해서 미안한 마음이었을까요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일 없으셨을 때는 술만 드셨어요 간경화가 오셨는데도 계속 술만 드셨습니다.

저도  조금씩 엇나가기 시작하고  집안상황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아버지가 위암 말기 판정을 받으셨는데

저는 그게 곧 죽음이 닥치리라는 걸 실감하지 못했어요  어떻게든 수술하면 되겠지하며

할머니와 같이  큰아버지네를 찾으려고 했는데  연락도 안됐고  수술로는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습니다. 아버지가 곧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 너무 두려웠습니다.




고1때 아버지는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찾아오셔서 같이 살자고 하더라구요

저는  이 곳에서 친구들과도 헤어지기 싫어서  계속 할머니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살았습니다.

주말에는 어머니를 보는 걸로 하고  여의도순볶음 교회란 곳에서 주말마다 시간되면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용돈도 주시고   탈부착이 가능한 교정치료도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계속 만나다가  어머니가 저한테 할 얘기가 있다고 하십니다..

지금 현재 어떤 분과 교회에서 만나 재혼 하신 상태라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아저씨를 소개해주셨어요

저는 실감이 나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주말에 교회도 나가지 않았어요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하고  어머니에게 또 연락이 왔습니다.

대학졸업할 때까지 같이 살자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저에게 동생이 있다는 겁니다.

저는 혼자살겠다며 거절했습니다.



할머니는 고향에 내려가시고 저는 혼자 생활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대학생활 하면서 알바하는 게 사실

쉽지가 않았습니다.   너무 힘들었어요   세상에 나 혼자인 것 같고 괴로워서  자살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행주대교에서 뛰어내리기로 했습니다.  뭔지 모를 새들의 울음소리와  시꺼먼 한강물에 뛰어들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방법을 바꿔  인터넷으로  가스버너와 연탄가스를 시켰습니다. 다음날 물건을 받았는데

늦은 밤에  배달원 번호로 문자가 와있는 겁니다. 힘내라는 인터넷식 글귀를 저에게 전송한 겁니다.



그래도 결심을 하고 자살하기 직전에  정말 친했던 녀석이 생각나 전화했습니다. 지금 상황이 이렇다.

사실 죽고싶은 마음이 아니었나 봐요  살고 싶은 마음이 어쩌면 더 높았나 봅니다.



친구녀석이  수원 살았는데 바로 택시타고 와서  그러지 말고 자기랑 술한잔 하자는 겁니다.

노래방도 가고 격앙된 감정이  수그러 들고  집앞 공원에서 맥주 한잔 하면서 옛날 중고교 시절 얘기만 잔뜩하다

날이 샛고 친구녀석은 다음부턴 그러지 말라며  돌아갔습니다.



저도 수많은 고민 끝에  마지못해 어머니에게 전화했습니다.. 당장 오라는 겁니다..

알바하지 말고 학교 다니라고.. 그렇게 어머니가 살고있는 집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반지하방에 비교하면 낙원이었습니다.  새아버지가  부품 조립 공장을 하신다는데 수완이 좋아보이셨습니다.

새아버지는 그동안 독신이신 상태에서  교회에서 어머니를 만났고 사람도 좋아보이시고..

특히나  여동생은..참 그때 처음 봤을 때 실감이 나질 않았습니다..



새아버지는 저에게 잘해주십니다.. 가끔씩  알바하러 가면  직원들에게

내 아들이야  내 아들이야 하시면서  정말 아들 처럼 대해주시고  저도 겉으로는 아버지처럼 따르는데



문제는 제 속에서 아직 마음이 완전히 다 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6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는  티나지 않게 제가 좀 벽을 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새아버지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정말 죄송한 마음도 느끼고 있습니다..



얼른 30되면 자립을 해야하는데  올해 휴학하고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는 제 자신이 너무 한심스럽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하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빨리 결혼도 하고 싶은데..



시커먼 터널속에서 길 잃은 사람 마냥 목적지 마저 상실한 채 요새는 우울감만 느끼고 있네요



요새는 자려고 누우면  큰 돌이 제 심장을 짖누르는 그런 압박감속에서 살고있습니다.



쓰다보니 역시 글이 길어졌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 국뽕한사발 2019/05/14 03:01

    힘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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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TI42 2019/05/14 03:02

    고생 많았습니다. 많이 힘들다는 거 다 알지는 못하지만 조금은 이해합니다. 도와줄 수는 없지만, 댓글로나마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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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lverine 2019/05/14 03:03

    그래도 새아버지가 굉장히 좋은 분이신것처럼 보여서 다행입니다.
    늦었다고 생각마시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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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라이언스 2019/05/14 03:04

    결혼하고 가정이 생기면 더 좋아지실겁니다. 열심히 노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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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도밤나무 2019/05/14 03:09

    한인간으로서 어머니를 바라보면 이해가 될거여여
    휴학중이면 무슨일이든 한번 시작해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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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쓰사이공 2019/05/14 03:10

    어머니와 새아버지가 좋은 분들이셔서 천만 다행입니다.
    여동생과 사이도 좋은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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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격상실 2019/05/14 03:11

    달리할말이없네요 앞으로 열심히 사시면 할 수 있습니다. 오늘 회사에서 울다 왔습니다. 다 이렇게 사는거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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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케7 2019/05/14 03:20

    지난 건 지난 거고, 지금부터 앞만 생각하세요
    현실적으로 가능한 미래설계에 올인하세요
    그래도 새 가정이 경제적으로 궁핍하지 않아보이니 충분한 기회가 있는 것 같네요
    님 생각대로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결혼하면 지금 가정과 좀더 대등한 관계로 형성됩니다. 지금은 의탁하고 있다고 생각되서 계속 벽이 남아있을ㅈ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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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시짱분식 2019/05/14 03:27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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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로로고 2019/05/14 03:27

    족깐님 언제 통화하고 싶으면 연락주세요 쪽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기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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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시짱분식 2019/05/14 03:28

    님 저도 님이랑 진짜 비슷한 생각으로 자랐는데...
    극본한 계기가 주변에 저보다 힘든사람이 진짜 많다는거였어요... 저런사람들도 사는데 나는 진짜 감사하면서 살아야 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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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로로고 2019/05/14 03:28

    그래서 방법을 바꿔 인터넷으로 가스버너와 연탄가스를 시켰습니다. 다음날 물건을 받았는데
    늦은 밤에 배달원 번호로 문자가 와있는 겁니다. 힘내라는 인터넷식 글귀를 저에게 전송한 겁니다.
    - 이 배달원분 참 좋으신분이네 대박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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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시짱분식 2019/05/14 03:29

    [리플수정]하루는 다리도 없고 말할때 얼굴 일그려 트리는 장애인들을 우연히 병원에서 만나게 됬는데
    소원이 두발로 자기혼자 걷는건데 그래도 자기는 행복하다고 하더라구요 살아있고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다구요.
    전 그날 많이 바뀌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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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닌최고 2019/05/14 03:32

    인생 한번입니다.
    잘 사세요.새로운 마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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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춥다 2019/05/14 03:58

    글 쓰시는 데도 소질이 있으신거 같아요. 아버지 연고 배달원의 문자 메세지 새아버지의 따뜻함. 이런 마음으로 이어가서 결국 살아 내는 거 같아요.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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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피태인 2019/05/14 04:20

    고생 많았네요 부디 잘 견뎌내셔서 따뜻한 사람으로 세상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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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그래서 2019/05/14 05:29

    청춘이 아직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그래도 밝은 빛이 보이기 시작했네요. 이젠 좋은 일만 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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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마을파크 2019/05/14 08: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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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산아재 2019/05/14 08:30

    살다보면 좋은 날도 있어요.
    아직 젊은데.... 저는 그 젊음이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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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피디 2019/05/14 08:47

    다들 낚이신듯... 저도 낚일뻔한... 에효 왜 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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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패봐봐 2019/05/14 08:49

    주작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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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터 2019/05/14 09:13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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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ueCrew 2019/05/14 09:45

    주작인가요?ㅠ 추천괜히 했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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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닷넷 2019/05/14 10:1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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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명은 2019/05/14 10:20

    아.. 낚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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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dG 2019/05/14 11:0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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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왕자73 2019/05/14 11:55

    근데... 인터넷으로 연탄가스도 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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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장수 2019/05/14 12:0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낚였네..
    돌싱이랑 잠자리도 하는 분이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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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quare 2019/05/14 12:07

    순볶음에서 잠깐 피식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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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ssimo 2019/05/14 13:00

    배달원에서 뭉클 했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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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루블러드 2019/05/14 13:31

    근데 인터넷에서 파는 연탄가스는 뭔가요?
    판매자가 연탄 태워서 가스만 담아 파나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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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산독수리 2019/05/14 13:43

    순볶음에서는 피식했는데.. 뭐 오타겠구나 하고 넘어갔고
    배달원 문자에서 주작 향기가 강하게 났는데..... 진실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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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지현 2019/05/14 15:01

    일산독수리// 진실은 22053407 / 757800870-멀티-영구차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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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마이 2019/05/15 12:31

    저도 순볶음에서 빵 터지고 괜시리 미안했는데 주작이라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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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수야덕 2019/05/15 12:44

    힘내시고 제가 감히 논할 수 없는 역경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세상을 색안경을 끼지않고 편견없이 보고 좋은일만 있기를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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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pppp 2019/05/15 22:01

    왜 주작인가요?? 돌싱이랑 잠자리한거랑 이 글 내용이 같이 일어날 수 없는 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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