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다산문화유적지라는 곳이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때는 능내역이라는 간이역이 있었고
비둘기호가 정차하고 통일호 열차가 하루에 서너번정도 서는 마을이었는데
대학 MT갈때 청량리에서 기차타고 (대성리방향 말고) 양평쪽 기차를 타면 지나치던 곳입니다.
몇십 가구가 주로 농사 짓고 민박집 서너개에 강가에 드라이브오는 사람들이 있어
카페, 식당이 몇개 있는 조용한 동네였고
다산 정약용 생가라고 해서 생가와 산소를 보존한 공간이 있었지만 드나드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위치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양수리 바로 옆이어서 강의 너비가 넓고
강변의 경치가 좋아 저녁때면 마을 안쪽의 강가에 프라이드,엑셀같은 옛날 승용차들이 많이 서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상수원 보호지역이지만 위치로 볼 때 이런 곳은 별일 없었다면 라이브카페나 대형식당 등
위락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실례로 이 마을 바로 직전 몇백미터 전에 '봉주르 카페'라는 기업수준의 대형 카페가 성업했는데
종업원만 백명 단위이고 많은 이들의 데이트 코스로 유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곳에 김남기 선생이라는 서울대 역사학과 출신의 아마츄어 역사학자가 이사를 오고 난후
긴 시간이 지나며 차츰 마을이 변했습니다.
이분은 처음엔 마을 중앙에 작은 카페와 민박집을 운영하며 이웃 주민들에게 이 마을을 다산마을로 조성하자고
설득했는데 긍정적인 답을 듣지는 못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분은 자신이 운영하던 작은 카페를 돈안되는 다산문화교육공간으로 바꾸고 주민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하는 한편 지자체에도 계속 자신의 주장을 편 바
지금은 실학박물관, 다산문화관 등이 들어선 역사문화유적지로 변모했고
많은 어린이들의 소풍장소이자 외국인들의 견학장소가 되었고
원래 사람들이 주로 찾던 강가도 역사산책로로 정비되어 더 많은 이들이 찾고 있습니다.
이제 이 마을의 지자체인 남양주시는 아예 다산을 마스코트로 활용하기도 하고
대규모개발 주택단지 이름이 '다산신도시'로 명명되기도 하는 등
이 작은 마을은 도시의 역사문화1번지이자 자랑거리가 된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잊어버리고 사라질 뻔한 공간이
아이들이 역사를 배우고 많은 이들이 전통과 역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간이 된 것인데
이 출발에는 우리 역사와 지역에 관심이 있는 한 사람이 있었던 것입니다.
개발이란 말이 아스팔트도로 깔고 높은 건물 짓는 그런 말로만 인식되지 않는
논의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공감합니다. 그저그런 아파트와 백화점으로 전 국토가 유린당하고있는데도 경각심없는분들이 참 많더군요
유일하게 긍정적인면 같네요
도시재생 자체는 저도 좋다고 생각해요
다산신도시는 아파트 밀집 신도시인데요
봉주르 불법 저지르고 아직도 살아 남았나요
summer57/ 다산신도시는 신도시 이름 붙일때 다산선생이 살던 도시라고 그렇게 붙인 것이고
다산마을은 차로 한참더 들어가야 돼요
Spotify/ 철거되었는데 얼마전에 지나다보니 재오픈했다고 간판 걸어놨더군요. 내막은 모르겠습니다.
실상 과거에는 남양주(양주)가 아니라 광주였지만 이렇게라도 잘 활용한거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드립니다.
감나무집 옛날부터 단골ㅋ
그 다산 유적지 도로변을 싸이클로 10년 가까이 타본 경험상 이명박이 4대강 정비하면서 자전거길 새로 놓은 뒤 달라지기 시작한거에요. 그거 안했으면 아직도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그대로 일겁니다. 그냥 이명박이 덕이라고 하시는게 사실이에요.
[리플수정]국토유린으로부터 전통문화 지키는 건 좋다구요.. 그럼 자기 명의로 사서 기부채납하면 깔끔하자나요
규규규/ 자전거 관점이시군요. 사이클타는 분들 그 쪽에 엄청 많죠. 그 동네 옆으로도 사이클도로 지나가구요. 하지만 사이클 타는 분들은 주로 그 근처 식당을 주로 가지 유적지 안에는 많이 없어요.
주중에 보면 견학버스가 들어와있는 경우가 많고 주말에는 넓은 주차공간이 그득그득합니다.
실제 교통면에서도 강남에서 1시간이 안걸리는데 접근성이 나쁘다 볼순 없다 봅니다.
떠그아웃/ 감나무집 저도 좋아했습니다. 식당 앞 경치가 대단하죠.
보라둥이7/ 그러니까 제 생각은 이해충돌문제는 그것대로 수사를 하던 뭘하던 밝히되
더 중요한 역사,문화,지역 문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되는 지점이 되길 바란다는 것입니다.
[리플수정]좌담 '우리 주변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 그냥 ‘아 헌집 부수고 새집 들어오네’ 할수록 우리가 가진 것들은 편리해지더라도 정서적으로는 빈곤해진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지점을 같이 고민하는 게 우리 공동체에 필요한 시점이라는 나름의 확신입니다. '
개발에만 몰두했던 현재의 우리나라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논란의 근본을 고민한 좋은 글이네요 추천
울랄라울랄, matemusic/ 댓글주시고 추천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유튜브 보다가 이곳을 탐방하는 영상 하나 링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4JNusXb_Xw
저곳 좋더라구요
이런 이면이 있었군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뭐 적산가옥도 보전해야 할 문화재라는 점은 인정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의원님께서 그걸 어떻게든 지키기 위해 들인 노력과 헌신에 딱히 감명이 안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일본인이 아닌지라.
vagus//목포구도심에 적산가옥이 많아서 도시재생을 그쪽으로 컨셉을 잡은것뿐 손의원은 원래 한옥보존과 한옥거리에도 관심 가지고 관련된 의정활동 하고 있구요. 나전칠기쪽은 박물관 만들기 전부터 독보적으로 유명했던 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