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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여름의 도서관은 기괴한 기류가 흐른다. 미지근한 빗물에 젖은 세상이 에어컨으로 건조해진 도서관실내와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 전투의 중심은 정문이 되겠지만, 이슬 맺힌 창문이나 드나드는 학생들이 가져온 습기들하고도 산발적인 전투가 이어진다.
강력한 에어컨바람에 사망한 습기들과 학생들의 젖은 가방이나 우산에 기생하며 버티는 습기들이 어우러져 이상한 냄새를 풍겼다. 꿉꿉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그 뭔가 찝찝하면서 답답하고 또 불쾌한 공기가 에어컨바람에 이리저리 소용돌이쳤다.
누구도 즐거울 수 없는 그 공간에, 벗어날 수 없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그래서 더 치열하고 끔찍하고 힘겹다.
단순히 오늘 해야 할 목표를 끝내기 전까지 엉덩이를 뗄 생각이 없는 학생들부터, 도서관에 앉아있지 않으면 불안 증세에 시달리는 학생들과 사회적 생존의 절실함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학생들까지.
비 내리는 여름 도서관의 불편한 공기에 한숨을 더하며 볼펜을 굴렸다.
나는 단순히 오늘 계획한 목표를 마무리하려 앉아 있었다. 유성현을 만나 공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후로 언제나 지켜왔던 일이다. 계획한 공부를 끝낼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는 단순함이 지금의 나를 견디게 해줬다.
그래 또 유성현이다.
“딱!”
나도 모르게 볼펜으로 책상을 때리듯 내려놨다. 도서관 민폐에 대한 대가로, 물끄러미 바라보는 근처 학생들에게 꾸벅이며 사죄했다. 무거운 도서관의 공기가 내 뺨을 후려치는 것 같다.
힘든 하루였다. 여름방학동안 알바하기로 한 학교사무실 일이 오늘따라 피곤했다. 평소 친절했던 조교선배가 쉬는 날이기도 했고, 원래 까칠했던 여사님이 비가 오는 날에는 정도가 심해졌다. 알바들의 일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이던 행정직원이 오늘따라 간섭이 심했고, 지나다 우연히 마주친 동기 남자애는 유성현이 곧 전역하지 않겠냐는 쓸모없는 인사를 내게 했다.
학식으로 저녁을 때우고 도서관에 자릴 잡자마자 힘들었어도 여태 버텼다. 내게 상을 줄 필요가 있겠다. 책과 노트를 정리하며 가방에 담기 시작하자마자, 건너편에 앉아있던 후배가 기쁜 표정으로 소설책을 가방에 넣었다.
“너 공부는 안 해?”
“누나. 있잖아요. 주변의 신입생들 중에 저 보다 도서관에 오래 앉아 있는 애가 있나 한 번 찾아봐요. 누나 때문에 도서관에 앉아 있느라 죽겠어요.”
얘한테 이럴 필요까지 있겠냐는 말은 의미가 없다. 이미 얘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 남자를 만날 생각 따윈 없었던 것과는 상관이 없다. 어느새 얘는 내 곁에 맴돌았고, 떨쳐 버리기엔 너무 늦었다.
곱게 자란 강남 날라리처럼 생긴 남자애가 나를 기다리겠다며 도서관에 죽치고 앉아 있었다. 처음엔 내가 나가는 시간에 맞춰서 도서관에 왔는데, 가끔 내가 예고 없이 도서관을 떠났더니 두어 시간은 일찍 도서관에 왔다.
나 스스로에게 주는 상에는 후배가 포함되었다. 후배는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며 근처의 작은 술집이나 커피숍으로 나를 데려갔다. 처음엔 내가 계산했었는데, 언젠가부터 항상 후배가 내기 시작했다.
봉사활동을 다녀온 그날 이후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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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주무르는 게 좀 그렇지 않니?”
“누나 힘들잖아요. 힘들 때는 이렇게 해주는 게 제일 좋은 마사지에요.”
틀린 말은 아니었다. 몸에 느껴지는 후배의 손길은 내 기분을 나아지게 했다. 후배는 다른 남자애들이 자고 있는 숙소에서 내 몸의 곳곳을 만졌다. 노골적으로 가슴이나 거기를 만지지만 않았을 뿐이지, 거의 애무를 하는 것처럼 주무르고 쓰다듬으며 마사지 했다.
딱 거기까지였다. 혹시라도 다른 남학생이 들어올까 걱정되었고, 얘도 내가 제지하기 전에 멈추며 다시 어깨를 주무르기도 했다. 약간의 술과 유성현에 대한 기억, 함지혜라는 여자애 때문에 날카로워진 신경들이 풀렸다. 후배의 손길이 더 닿으면 힘들어지겠다는 기분이 들 무렵에 멈췄다.
봉사활동이 끝날 때까지 함지혜라는 여자애는 눈에 띄지 않았다. 어쩌다 마주치면 그 애가 가볍게 인사했는데, 난 무시하며 지나쳤다.
후배도 별로 신경 쓰는 눈치는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함지혜라는 여자애를 피하는 것 같았다. 대신 후배는 밤이 되면 또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나를 만져줬다. 그게 제일 잘 어울리는 표현이겠다. 마사지나 주물러주는 것과는 달랐다. 후배는 나를 만져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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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원한 맥주 한잔해요~”
“맥주가 필요한 거야. 나를 만지고 싶은 거야?”
“에이~ 왜요. 누나도 싫진 않잖아요. 그냥 만지기만 하는 건데~”
“싫어.”
말만 그랬다. 도서관을 빠져나오자마자 끈적끈적하게 덮치는 습기에 이미 내 마음은 녹아 있었다. 바득바득 우산을 같이 쓰자는 후배 때문에, 한 우산 아래서 닿는 후배의 피부는 벌써 내가 기대하게 했다.
손님이 별로 없는 작은 호프집의 구석자리에 앉자마자, 후배가 내 곁으로 왔다.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조금 불편한 티를 냈지만, 마음은 전혀 달랐다. 시원한 맥주는 갈증을 풀어주며 동시에 나른하게 해줬다.
후배는 내 어깨를 감싸 안으며 쇄골 근처를 만지작거리고, 다른 손으로 허벅지를 주물렀다. 평소라면 마음에도 없는 약간의 불쾌감을 표현했었는데, 오늘은 너무 피곤하기도 했고 많이 기대하기도 했다. 500cc 맥주잔의 반도 비우기 전에 내 치마의 경계부근을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후배의 손을 거부하지 않았다.
“누나 오늘은 전혀 막지 않네?”
“뭐 이젠~ 막기도 지친다.”
“그럼 모텔?”
“뭐?”
당연하다는 듯 모텔을 가자는데, 싫다는 말이 나오질 않았다. 남자랑 마지막으로 한 게 언제였더라. 또 유성현이다.
떠오른 유성현 때문에 남은 맥주를 한 번에 마신 거였는데, 후배는 그걸 다른 신호로 받아들인 것 같다. 후배가 일어나 계산을 하고 내 손목을 잡았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내리는 빗속에서 이제야 후배를 뿌리치고 집에 가겠다는 말을 하기도 어려웠다. 물론 내게 하는 핑계다. 후배가 내 손목을 잡고 있지 않더라도 모텔에 따라갔을 것이다.
“그냥 만지기만 할 게요. 술도 좀 사요.”
술과 약간의 안주거리는 내가 샀다. 동아리 방에 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후배와 모텔에 들어갔다. 솔직히 나는 하게 될 줄 알았다. 반쯤은 얘가 정말 만지기만 할 것이라는 걸 믿었지만, 그 반에는 내가 후배를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도 포함되어 있었다.
후배는 정말 만지기만 했다. 내 팔과 다리에 키스하고 간혹 배에도 키스하긴 했지만, 다른 걸 시도하지도 않았다. 어느새 내가 속옷차림으로 후배의 스킨십을 즐기고 있었다.
“좋지?”
“왜 반말하니?”
“그러면서도 가만히 있는 건 뭐야?”
이렇게 반라로 스킨십을 하면서 존댓말을 썼다면 그게 더 이상했겠다. 내가 남자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런 스킨십이 처음도 아니다. 별로 특별할 게 없는 스킨십이었지만, 나보다 어린 남자애라는 사실과 어쩐지 통제가 가능하다는 착각이 뭔가 다르게 느껴졌다.
“와~ 예상은 했지만, 가슴 진짜 예쁘다”
“이제 알았어?”
그런 말을 하면서도 가슴을 직접 만지지는 않았다. 후배는 강아지처럼 내 목을 핥고 엉덩이를 주무르면서도 가슴이나 거긴 건들지 않았다. 게다가 나보고 만져달라는 말도 전혀 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내가 후배의 허리나 팔을 잡긴 했어도 만지지는 않았다.
한참을 만지다말고 사온 술을 마시자더니, 또 조금 더 만지고 마치 키스할 것처럼 내 뺨에 자기 볼을 비비다가 일어나며 벗어뒀던 내 셔츠를 줬다.
“이제 가자~”
“응? 아. 그래”
뭔가 당혹스럽고 어이없었는데, 나도 마치 할 일을 다 한 것처럼 옷을 다시 입고 차림새를 살피며 일어났다. 이제 후배가 더 이상 내게 존대하지 않았다.
“데려다 줄까?”
“됐어. 너나 잘 들어가”
그날 이후로 후배랑 나는 가끔 모텔에 가서 스킨십을 즐겼다. 즐긴 게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남자애가 그냥 그렇게 멈출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나도 아쉬웠다.
대수롭지 않다는 듯 후배 앞에서 겉옷을 벗었다. 후배는 당연하다는 듯 내 몸을 만지며 키스했지만, 역시 가슴과 거기는 건들지 않았다.
“아니. 거기는 그만”
나도 모르게 그렇게 말을 하고 몇 번이나 후회했었다. 후배는 내가 그만하라는 그 근처를 한동안 건들지 않았다. 점점 내가 먼저 어딜 만져달라는 요구까지 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스스로 브라를 풀었는데도 후배가 만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유성현을 또 만났다. 하필 후배가 내 곁에 없었는데 유성현이 내게 인사했다. 우리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인사하는 유성현이 싫었지만, 나도 무심하게 인사하고 지나치려 했다.
“나 말년 휴가 나온 거야. 한 달쯤 있으면 전역해”
“아. 벌써 그렇게 됐구나.”
대답하며 휴대폰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전화가 오거나 무슨 메시지가 온 것도 아닌데, 그냥 휴대폰을 꺼내 뭘 확인하는 것처럼 유성현을 지나쳤다.
그날 저녁 후배의 손을 당겨 내 가슴을 만지게 했다. 그랬는데도 후배는 더 진도를 나가지 않았다. 내가 거기에서 뭘 더 해달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돌이켜보면 그런 일들이 모두 후배가 나를 조련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반가운 비가 내렸다. 이제 여름은 끝났는데도 아직 차가운 비는 아니었다. 최근 들어 후배랑 스킨십을 하는 횟수가 줄고 있었다. 오늘은 내가 먼저 모텔에 가자고 했다.
“이젠 부끄럽지도 않나봐?”
“비가 내리면 좀 그래”
모텔에 들어가자마자 내가 먼저 벗었다. 처음으로 전부 벗어버렸지만, 후배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 후배는 평소처럼 내 몸을 구석구석 만지고 키스만 했다. ㅅㅇ을 내고 후배의 손을 당겨 내 가슴을 만지게 해도 그뿐이었다.
후배의 바지를 벗기고 팬티를 내렸다. 내가 그러는 걸 후배는 지켜보기만 했다. 내가 무릎을 꿇고 있으며 후배가 내려다본다는 게 굴욕적이었지만, 후배의 걸 쥐고 올려다봤다. 잔뜩 기대하는 후배의 표정을 원했는데, 후배는 무표정하게 나를 내려다보고만 있었다.
입에 머금고 할 수 있는 걸 했다. 그렇게 길게 해본 적도 없었고 애써서 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언젠가 성인영상에서 봤던 것처럼 해봤다. 그런데도 후배는 가만히 날 보고만 있었다. 내가 더 참지 못했다.
“해줘”
“뭘?”
“넣어줘”
“어디에?”
침대에 뒤로 누우며 다릴 벌렸다. 스스로 손을 가져가 거길 만졌다. 그랬는데도 후배는 내게 다가와 다시 내 몸을 핥으며 만지기만 했다. 달라진 건 여태 만지지 않았던 가슴을 빨며 거길 만졌을 뿐이었다.
후배의 목을 감싸 안고 매달리는데도 후배는 계속 스킨십만 하고 있었다. ㅅㅇ을 참기 힘들었다. ㅅㅇ을 삼키며 겨우 다시 말했다.
“하자”
“뭐를~?”
얄미웠다. 화가 날 것 같은데 화를 낼 수 없었다.
“넣어달라고~”
“어디에?”
결국 내가 그 부끄러운 말을 하고 나서야 후배가 알았다고 했다. 여기저기에서 보고 듣긴 했지만 단 한 번도 입 밖으로 꺼내 본적이 없었던 말을 하고, 그 부위를 처음으로 내가 말해봤다. 정확히 알고 있던 단어였는데, 내 목소리로 들으니 생소했다.
상관없었다.
예상대로 후배는 잘했다.
계속.
예상했지만 후배놈 엄청 고단수네 ㄷㄷㄷ 무서운놈
연아킴// 박해진 +1
감사합니다. 잘 보고 있습니다.
대단한 인내력이네요.
몰입도 최강~! ^^
나쁜 놈의 후배 시키, 대단한 고수였네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저 정도 인내력 있는 사람 지구상에 존재 하지 않음ㅎㅎㅎ
침이 꼴깍꼴깍 넘어감 근데 진짜 진짜 고단수네요
지혜와 그런 관계가 된 것도 결국 후배의 조련 때문인 건가.
후배 놈에게 어떤 목적 의식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다시 읽으니 후배가 비인간적으로 보이네요.
[리플수정]와... 저런 사람이 있을까요? ㄷㄷ
오늘도 잘 봤습니다^^
저 후배 대단하네요...
공을 들인 시간도 어마어마하고 자제력도 어마어마하고...
효정이한테 자꾸 이입되는게..
이런 똑순이 타입들이 다단계에 잘 빠져서..
주변에도 비슷한 얘가 있어서 참..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