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토론 프로그램이 어떻게 소수/급진적 사고의 확산에 활용되는지
그 숨겨진 메카니즘을 알아보자.
특히 '나한텐 선동같은 건 안통해' 라고 생각하는 깨시민들일수록 더 알아보자.
1. 토론주제에 대한 패널 구성 비율의 함정
특정 주제에 대한 토론을 하기 전에 그 주제에 대한 소수의견이 절대 열세였다고 해도
토론을 할 땐 그 비율에 맞게 패널 수를 배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예를 들어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제로 공영방송에서 토론을 기획할 당시의 여론이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허용해야 한다가 10%,
허용해선 안된다는 여론이 90%였다고 할지라도
이 주제에 대한 토론프로그램을 기획할 땐
허용 입장을 펴는 패널 수 1명
반대하는 패널 수를 9명으로 배정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함정이다.
모든 토론 이슈에 대한 패널 배정시
그 이슈에 대한 여론에 관계없이 동일한 퍼센티지, 즉 50:50의 비율로 패널을 배정한다.
그래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공감하는 패널도 2명, 반대하는 패널도 2명
그렇게 만나서 논쟁을 하게 된다.
이걸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선
평소에는 양심의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다는 게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었지만
반대 의견이 절반을 차지하는 토론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난 뒤엔
비록 자기의 스탠스가 완전히 바뀌지는 않더라도
저들 주장도 나름 일리가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토론을 반복하면 할수록 그에 대한 동조여론은 늘어갈 수밖에 없다.
반대로 패널배정을 토론 당시의 여론을 기준으로 1대 9로 배정했다면 어떻게 될까.
양심적 병역거부를 옹호하는 사람의 발언을 한 번 들을 때마다
그걸 비판하는 목소리는 아홉 번을 듣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걸 시청한 사람들은
자신의 평소 생각을 더더욱 굳히게 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사회의 소수의견, 급진적 의견을 확산시키는데 있어
이런 토론프로그램의 메카니즘을 이용하는 것 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다.
그래서 토론 후에는 소수, 급진적 의견이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확산될 계기를 얻게 된다.
2. 진행자 선정의 함정
이 부분은 다들 알고 있는 사항이지만 정리차원에서 반복한다.
만일 제작진이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줄이고자하는 의도를 갖고 있다면
말빨 좋은 2명의 옹호자와 상대적으로 딸리는 토론능력의 소유자 2명을 배정함으로써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희석시키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런 토론 프로그램의 속성이 갖고 있는 함정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토론 프로그램을 지켜보는 대다수의 일반일들은, 특히 토론프로그램을 자주보는 사람일수록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한 리버럴한 스탠스를 가질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https://cohabe.com/sisa/875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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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그렇게 느끼고 있었지만
그래도 좋은 글이네유 ㄸㄸㄸ
여태 유시민이 나오면 다들 개쳐발리고
100분토론은 결국 아몰랑 내가 ㅂㅅ이요
밀리면 100분만 버티면되 토론...
요즘은 경기가 안좋다보니 유시민이 되려 애처로움
뭔 말을 해도 잘 먹혀들지 않고 빈틈이 많이 생김
자꾸 통계쪽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다가
이젠 밀리니까 인문학관점으로 돌려서 말을 많이 함
그 덕에 보수들이 거기에 또 밀림 ㅋㅋㅋ
암튼 유시민도 예전 처럼 공감대가 조금씩 무너지는 모양새...
20대는 공감능력의 유시민이,
30대 이상자영업 통계 체감은 반유시민이 아닐까 싶네유
감사합니다.
유시민은 토론프로그램의 메카니즘 상 활용가치가 높은 리소스 중의 하나죠.
좋은글 감사합니다. 풀처 표시하고 퍼가도 될까요 ?. ~
http://snulife.com/index.php?mid=gongsage&document_srl=149907475
네, 얼마든지요. 사람들이 이런 메카니즘을 알았음 하네요.
감사합니다.
역으로 한 사안을 바라보는 시청자 입장에선, 여론에서 고립되어, 사안은 1대1로 생각해볼 기회를 받는 것이죠. 애초에 소수의견이라는 건, 진보의 과정이기도 하고, 일상에선 소수의견으로 치부되어 정확히 주장을 파악할 기회가 적은 거니, 여론에 비율을 맞추지 않는 건,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봅니다.
다수의견에서의 다수의 선동을 감안할 때, 개인으로서 한 사안을 고려해보는 기회는 선동이라 하기엔 좀 어렵다 봅니다.
동의합니다.
토론은 여론이 아닌 사안에 대한 성찰을 위해서 이뤄지는 것이니까요
과거에는 이런 도구가 보편적 기본권의 신장의 측면에서 순기능을 해 온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젠 그게 그런 차원을 넘어서는 급진적 변화에 활용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 소수의견이 사회에 반영되는 것이
진보의 과정인지 퇴보나 타락의 과정인지 헷갈리는 수준까지 와 있다는 게 문제죠.
님 생각도 충분히 근거가 있고, 의미가 있다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사안사안마다 순기능/역기는이 있는 것이겠군요. 그 사안의 순역조차 사람마다 입장이 다른거고.., 변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에겐 긍정, 조심스러운 분들에겐 선동이고,, 암튼 생각해보지 못한 생각이라 흥미롭고 이로웠습니다.
최근 '그런 차원을 넘어서서 소수의 의견이 사회에 급진적 변화에 활용'된 사례, 타락을 야기할 수도 있는 소수의 의견을 주제로 한 토론이 어떤게 있었나요?
조금 어렵네요.. 우선 보편적의 진리라는 말은 사실 거의 종교적인 언어같이 느껴지고, 여성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자는 것이 부분적으로꼴통 페미니즘을 나았더라도, 여성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정말 주는 역할을 했다면, 또 도가 지나치다는 것도 하나의 입장에 불과하죠.
역과 순은 항상 입장이라는 게 있고, 여론의 목소리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 역과 순에 대한 여론의 판단이 변하고요.
아주 단순히 토론의 방식을 두고 볼 땐, 1대1이 긍정적인 점은 아직 크다 보고 있고, 물론 님의 입장도 유효하다 봅니다.
죄송합니다. 오자를 고치는 와중에 답글을 다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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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반 좀 넘어 까지만 하더라도 역기능 보단 순기능이 더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20세기 후반으로 갈수록 그게 그들만의 도그마로 치달아 왔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에게 기회를 균등하게 주자는 주장이 결국 꼴통 페미니즘으로 기형적으로 발전하게 되고
정치적 올바름이 그 도가 지나치게 된 것들이 그런 예라고 볼 수 있겠지요.
사회의 변화는 인간의 보편적 진리의 범주를 벗어나면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
죄송하실게 있을리가요..
저는 현재의 젠더 이데올로기, 환경근본주의 등은
그 도가 제가 생각하는 보편적 가치의 범주를 이미 벗어났다고 보는 사람입니다.
님 얘기처럼 사안마다 다를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합니다만
요즘 선진국이든 대한민국이든 언론들의 제작의도가 빤히 보이는 토론 프로그램들이 횡행하고 있다고 봅니다.
저는 문명의 발전을 인정하는 대신 포스트모더니즘적 문화상대주의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시대와 지역과 인종, 종교를 뛰어넘는 '보편적 진리'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주구장창 정부탓만하는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이 선동효과는 제일이죠~~
주구장창 이명박근혜 탓만 하는 정부는요?
본문의 주제와는 별 관련없는 댓글이네요.
비트코인 토론을 보니 그렇지 만은 않아요.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블록체인 기술과 동일시하고 거래소 운영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유시민이 명쾌하게 이해시켜 줬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