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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역인데 부대에서 연락이 없다.(후기 Part. 1)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40521312

(처음 글)

 

아침에 답답해서 글 올렸는데 이런 반응일 줄 몰라서 당황스럽긴 한데 너무 고마워.

 

덕분에 많이 진정이 되 것 같아.

 

우선 후기랑 너희가 궁금해 하는 것들 정리해 볼게.

 


후 기

아까 글 올리고 부대에 갔어.

전역신고는 진작에 기대도 안했기에 전역증만 받으려고 인사부서에 갔어.

들어가니 회의 중이라고 이따 오라더라.(여기서 1차 빡침)

최대한 진정하고

"오늘 전역자라 전역증 받으러 왔습니다."

이러니까 회의 주관하시는 분께서 부서원에게 먼저 처리해주라 하시더라.

그런데 실무자가 휴가라 다른 사람이 전역증 찾는데 없다네?

어찌어찌 휴가중인 실무자와 통화가 됐는데 자기도 온지 얼마 안되서 전임자에게 확인해 보겠다더라.

어이가 없어서 

"알겠습니다. 국방부 민원 올리겠습니다." 

말하고 사무실 나오니 그제서야 인사담당하는 소령이 복도에서 나 붙잡고 죄송하다고 하더라.

그러면서도 내가 소속된 부서에서 안내 없었냐고 하면서 물타기도 하네.

어쨌던 잠시 얘기 나누고 전역증은 알아보고 연락주기로 했음.

나는 그 동안 내가 있던 사무실 가서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오기로 했고.

부대 전체가 큰 훈련도 끝났고 연말연시라 휴가를 많이 갔는데 우리 사무실도 그렇더라.

그래도 남은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 나누면서 흥분은 좀 가라앉더라.

그렇게 사무실 사람들과 마지막 인사 나누고 인사부서에 다시 가서 전역증 어떻게 됐는지 물어봤어.

전역증이 조치가 안됐다고 해서 전역증 받을 주소 알려줬어.

결론은 나만 전역증 없고 전역신고도 없다.

다른 전역자들은 다 파악하고 조치가 됐는데 나만 쏙 빠졌다는거지.

거기다 내게 전역신고를 받아야 할 분도 오늘 휴가시고.

그래서 다른 분께라도 전역신고 대신 하겠다고 하더라.

정말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괜찮습니다. 지금 제가 도저히 신고할 기분이 아니네요."

이렇게 얘기하고 복귀했다.

결국 내 군생활 마지막 날이 군생활 최악이 되버렸다.

 

문의사항

계급이 뭐냐? 

대위

 

군생활 몇 년 했냐?

계산해보니 정확히 17년 7개월 했다.(병+임관 전 교육기간+장교)

2001년에 육군훈련소 28연대 입대해서 훈련받고 마지막 주 때 행군마치고 봉와직염 때문에 논산병원 입원하고 

또 육군훈련소에서 후반기 교육 받고 자대 배치 받으니 911 사태 터졌다.

그렇게 군생활 시작해서 중간에 장교로 임관해서 오늘 전역하게 됐다.

그래서 군번이 두 개야.

 

조금만 버티면 연금 받는데 왜 전역하냐?

소령진급 못했거든.

알다시피 대위로는 연금 못 받잖아.

그래도 군생활 못하진 않았던 것 같아.

선봉중대도 해보고 해외파병 다녀오고, 대통령 경호실이랑 국정원에서 표창도 받았거든.

그런데 한창 혈기왕성할 때 윗 분들 말씀해는 것 중에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한 게 많아서 찍힌 것 같아.

예전에 소령 진급 3차 끝나고 내가 모시던 분께서 불러서 진급심사 뒷얘기 해주셨어.

넌 자력이 좋은데 중대장 때 평정이 안좋아서 어떻게 해줄 수 없었다더라. 


따돌림 당한 거 아니냐?

아니.

나름 잘 지냈어.

지금도 오는데 휴가 중인 사무실 사람들이 전역 축하한다고 전화도 해줬어.


주작 아니냐?

당연히 주작 아니지.

인증하고 싶은데 오늘 24시까지 군인이고 내일이라도 인증할까도 생각했는데 몸 사리고 싶다.

군인 신분증 올릴까도 생각했는데 부대에 반납한 것도 있고 보안규정에 걸리는 것도 있어서 그건 못하겠다.

 

지금 심정?

당연히 안좋지.

그래도 글에 달린 댓글들과 사무실 사람들 덕분에 진정은 됐어.

하지만 이대로 넘어가진 않을려고.

내 군생활 마지막이 엉망이 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군기강 문제라고 생각해.

알다시피 군대에서 제일 기본이 인원과 장비 현황 파악인데 전역자를 놓쳤다는 건 문제라고 생각하거든.

혹시 사무실 사람들이 피해입을까 걱정도 되지만 아닌건 아닌 것 같아.

그리고 얼렁뚱땅 넘어가면 똑같은 일이 또 발생될거고,

 

그리고 꼭 하고싶은 말이 있어.

난 지금까지 군번 두 개라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했어.

그래서 내가 데리고 있던 병사들 잘 해주려고 했거든.

그런데 다른 위치 때문에 걔들 입장에서는 부당하거나 서운한 일도 많았을 거야.

그 점은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어.

하지만 그게 내 본심은 아니었고 병사들에게 군 선배이자 형으로서 잘해주고 싶었어.

혹시라도 이 글 보는 사람 중에 나랑 같이 있었던 사람있으면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 건은 정식으로 민원 넣고 가능하면 후기 올릴게.

후기는 아마 며칠 뒤에나 가능하지 싶다.

댓글
  • 루리웹-3335662051 2018/12/31 13:07

    아직도 꿈 속에서 사는구나..

  • 루리웹-3335662051 2018/12/31 12:59

    소령 진급 못하고 윗사람한테 대들고 사내 정치 못한게 그게 어떻게 '군생활'이 잘한게 되는거야?
    넌 '일'을 잘한거지 '군생활'은 못한거야

  • RAFO 2018/12/31 12:52

    일단 추천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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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뭐임 2018/12/31 12:53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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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aaaa 2018/12/31 12:54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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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aaaa 2018/12/31 12:54

    서프라이즈 이길 바랬는데, 안타깝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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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매토끼잉 2018/12/31 12:54

    와 시발 인사과 개 너무하넼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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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매토끼잉 2018/12/31 12:56

    누락? 근데 전역 임박자 인원이랑 자기가 올린 전역자 명단이랑 비교는 안해보고 냅다 올리니까 이렇게 되지 시버류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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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방여행 2018/12/31 12:55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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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드카!!!! 2018/12/31 12:55

    와 시밬ㅋㅋㅋㅋㅋㅋㅋㅋ 같은 부대 사람인데 뭐 저러냐
    민원 ㄱㄱ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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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전에 양치질 2018/12/31 12:56

    와 전역자 관리 안된거 맞네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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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3335662051 2018/12/31 12:59

    소령 진급 못하고 윗사람한테 대들고 사내 정치 못한게 그게 어떻게 '군생활'이 잘한게 되는거야?
    넌 '일'을 잘한거지 '군생활'은 못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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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UACH 2018/12/31 13:03

    군인의 의무를 다하는게 군생활을 못하는거라면 잘못된 건 대한민국 군대지, 본인이 잘못한거냐
    웃기는 소리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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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3335662051 2018/12/31 13:07

    아직도 꿈 속에서 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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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니성애자 2018/12/31 13:11

    슬픈말이다
    위로 올라가지 못했다고 이런 얘기를 들어야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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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phoria28 2018/12/31 13:02

    와...병으로 마지막 휴가때 대대장 바꿔서 첨보는사람이랑 전역날 이야기하고 당일에 연대장 이취임식이라 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건 머...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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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stani 2018/12/31 13:04

    잠깐 그럼 지급 40 넘은......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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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닉넴힘들어 2018/12/31 13:06

    일단 고생하셨습니다 마지막 떠나는데 아무도 신경안써주면 엄청 서운하죠 그래도 후기글 올라오는거보니 마음은 놓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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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UACH 2018/12/31 13:08

    형님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내 군생활때 군수과장님 보는 거 같아 짠합니다. 그분도 진급 못하고 나가리였지만 전역하고도 부대 간간히 와서 얼굴 비추던데
    형님 상황은 더 심각하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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