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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난 아들이 짜장면을 사줬어요ㅠ

유치원 방학이라서 유치원도 안가고 날씨는 춥고 해서 둘이서 하루종일 방에서 뒹굴뒹굴 하고 있었어요.
애아빠도 오늘 회사에서 회식이 있는 날이라 밤 늦게 들어온다 그러고 둘이서 걍 무료한 하루였죠.
아침, 점심은 그럭저럭 냉장고에 있던거 꺼내 먹고 저녁은 멀 먹을지 고민차에 아들이
'엄마 내가 돈줄까? 엄마 돈없지?'
하더군요. 그러면서 테레비 밑에 서랍에 깊숙히 숨겨뒀던 지지갑을 꺼내더니 만원짜리 한장을 주더군요.
며칠전에 아빠가 기분 좋아서 줬던 그돈이었어요.
이건 저금하지 말고 먹고싶은거 사먹으라고 했던 돈인데...
저희 아들은 천원짜리는 까까사먹어도 되는 돈이고 만원짜리는 저금통에 넣는 돈인줄 알거든요.
그래서 어른들이 만원짜리 주시면 표정이 안좋다가 천원짜리 주시면 표정이 밝아지거든요.
그때 센스있는 어른들은 천원짜리, 만원짜리 다주시는데 센스없으신 분들은 만원짜리는 지갑에 다시 넣으시고 천원짜리주세요. 그때의 엄마심정이란...ㅡㅡ
어쨌든 그만원을 '이거 엄마해!'하면서 주는데 대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10일이 애아빠 월급날이라 지금이 딱 돈이 없을때거든요. 그래서 지 좋아하는 치킨 한마리도 못사주고 있었는데..
그래서 '이걸로 맛있는거 사먹을까?' 하니 '응!'하고 좋아하더군요.
이걸로 멀 사먹을까 상가로책을 한참 보니 만원으로 둘이 사먹을게 마땅찮더라구요.
겨우 5,000원짜리 짜장면 두그릇 시키고 둘이 앉아서 먹는데  정말 꿀맛이고 행복했어요.
소스까지 안남기고 싹싹 긁어먹으니 '우리엄마 착하네. 잘먹으니까 이뿌다.' 하면서 제가 지 밥 잘먹을때 하던 것처럼 제 궁뎅이를 두들겨주네요.
다먹고 씻기고 둘이 잘려고 침대에 누워서 꼭 안아줬습니다.
고맙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아들은 이렇게 착한데 엄마는 착한 엄마가 아니라서 미안하다고.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우리 아들이 컸을때 부끄러운 엄마가 안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아들이 컸을땐 이런 부조리한 세상이 아닌 좋은 지도자 밑에서 능력인정받고 못난 부모밑에서 컸지만 자식은 성공할수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앞뒤 안맞고 두서없이 주저리주저리한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오유징어님들 2017년에도 화이팅~!

댓글
  • 블루♪레이븐 2017/01/06 01:23

    새벽에 힐링하고 갑니다ㅜㅜ
    엄마고고싶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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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파동 2017/01/06 02:47

    흐잉ㅠㅠㅠㅠ 진짜 감동감동! 저런 아들이라면 저는 딸바보에 대적하는 아들등신이 될수있을 것 같아요!!ㅠㅠ 이제 열흘 후면 뱃속 아기 만나는데 우리 아들도 본문처럼 속깊고 천사같은 아이로 자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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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쏙쏙쏙쏙 2017/01/06 03:42

    글 읽는데 맘이 따뜻해졌어요
    아고 아기가 말도 어쩜 그리 예쁘게할까요?
    물론 가정교육을 잘받아서 그렇게 예쁜 말만 골라서 하는거겠죠? 글올려주셔서 맘 따뜻해지네요 ㅎㅎ
    새해에 가정에 복 많이많이 받으시길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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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_*♥ 2017/01/06 03:43

    와 지짜 아가 키우는 맛 날듯ㅜㅠㅜ
    아가 마음씨를 보니 얼마나 이쁘게 키우셨는지
    눈에 선하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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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라케야하징 2017/01/06 04:28

    아가는 엄마아빠를 그대로 따라한다던데
    정말 마음이 이쁜 아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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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와사비 2017/01/06 04:54

    찡하네요ㅠㅠ 천사가 따로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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