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재밌는 렌즈를 득템했습니다.

얼마 전 아래의 링크에서 일본의 MS Optics에서 나온 아포리스 135/2.4 렌즈를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https://www.slrclub.com/bbs/vx2.php?id=minolta_forum&category=4&no=9...
그리고 오늘 무사히 잘 도착, 수령했네요.

일단 렌즈 무게가 듣던대로 정말 가볍습니다. 135 망원임에도 불구하고 360그램 정도 나가는 무게는 전혀 부담이 없네요. 렌즈 구경도 작아서 무언가 상당히 앙증 맞고 귀엽습니다. 2.4라는 밝기의 조리개는 아쉬우면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135 망원이라는 점 그리고 무게와 크기를 고려할 때 충분히 만족할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최단 초점 가능 거리가 1.3미터 정도로 좀 긴 편이지만 헬리코이드 어댑터를 사용하면 1미터 안팎으로 줄어들어 쓸만 하고요.
이 렌즈가 어댑터에 따라 무한대 초점이 잘 안 맞는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어댑터 고민을 꽤 했는데 호크스팩토리 최신 버전인 v5를 이베이에서 14만원 정도에 낙찰 받았고 무한대 초점 문제 전혀 없이 아주 잘 맞네요. 무엇보다 렌즈와 어댑터 혹은 바디와 어댑터 사이에 빛이 들어오는 빛샘 문제도 전혀 없어서 좋습니다. 보통 이종교배는 어댑터에 따라 이 빛샘 문제가 상당히 치명적입니다.
안타깝게도 역광 난반사는 좀 있는 편입니다. 어댑터 내부를 펠트지를 붙여 직접 난반사 처리를 해볼까도 했는데 렌즈 자체의 경통부도 꽤 긴편이라 그냥 역광에서 조금 신경 써서 사용해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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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렌즈의 가장 큰 특징은 초점 거리에 따라 구면 수차와 코마 수차를 조절할 수 있는 레버가 있다는 점입니다. 필립 리브의 리뷰에선 코마 수차 레버는 신경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해상력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는데 제 테스트 결과 오히려 코마 수차 레버 쪽이 주변부 해상력에 훨씬 큰 영향을 끼칩니다.

무한대 초점 거리의 원경에서 구면 수차 레버 무한대, 코마 수차 레버 무한대 세팅 극주변부 100퍼센트 크롭

무한대 초점 거리의 원경에서 구면 수차 레버 무한대, 코마 수차 레버 최단 초점거리 세팅 극주변부 100퍼센트 크롭

무한대 초점 거리의 원경에서 구면 수차 레버 최단 초점거리, 코마 수차 레버 최단 초점거리 세팅 극주변부 100퍼센트 크롭

무한대 초점 거리의 원경에서 구면 수차 레버 최단 초점거리, 코마 수차 레버 무한대 세팅 극주변부 100퍼센트 크롭
작례를 보면 구면 수차와 코마 수차 레버를 모두 무한대로 놓은 원경 사진과 반대로 모두 최단 초점 거리로 놓은 원경 사진의 극주변부 해상력 차이가 상당함을 알 수 있고 특히 코마 수차 레버의 영향이 가장 큼을 알 수 있습니다.
피사체의 거리마다 레버를 변경하는 것은 매우 번거로울 것 같아서 평소 촬영시에는 모든 레버를 1.5미터로 놓고 무한대 원경 촬영시만 두 레버 모두 무한대 쪽으로 조절할 생각입니다. 비 때문에 뿌연 날임을 감안할 때 2.4 최대 개방에서의 해상력이 생각보다 상당히 괜찮습니다.
16매 조리개라 배경 흐림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렌즈인데 이 부분은 좀 더 사용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도 작례가 거의 없는 렌즈라 사실 걱정도 많이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상당히 맘에 듭니다. 무단 조리개에 초점링을 돌리면 렌즈 경통 전체가 돌아가는 구조라 조리개링이 쉽게 같이 돌아가버리는 단점도 있긴 합니다. 그럼에도 이 정도 밝기에 이런 무게와 크기를 가지는 수동 렌즈는 못 봤고 색수차 억제와 개방 해상력도 구경 대비 꽤 좋아서 상당히 재밌게 사용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