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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5시의 고백

이사람이랑 사귀면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내가 불쌍한 아이였다는걸 알게 됐다는 것이다.
뭐든지 스스로..
초등학교때 책가방을 안챙겨와서 벌섰던게 예삿일이었고
머리를 감아야 하는건지 몰라서 일주일 내내 감지않고 갔던적도 있었고
학교 마치고 돌아와서 혼자먹는 계란밥에, 혼자 누워서 낄낄대며 읽었던 장르 소설들, 길고 길었던 혼자만의 밤
그 당시엔 아무렇지 않았던 일들이 지금에 와서야 서럽다
그냥 배고파 먹는 밥 대신 날 사랑해주는 사람을 위해 만든 음식을 젓가락 마주쳐가며 함께 먹는 그 공간이
상상만해오던 내 이야기를 즐겁게 들어주고 날 바라보는 따스한 그 눈빛이
바쁜 와중에도, 5분간 만이라도 얼굴 보기위해 달려와준 그사람과 마주 웃었던 그 기억이 너무나도 좋아서
내가 그동안 이런 기쁨을 모르고 살았구나.. 깨닫게 되었다
더이상 외롭지 않기에 어린시절의 외로움을 깨닫는 다는게 아이러니하지만.. 한편으론 그 고독을 지금이라도 알게되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무덤덤하고 잔잔하기만 했던 감정변화가 다채로워져서 번거롭기도 하지만 다 감수할만큼 그사람과의 관계가 소중해졌다
느리고 둔한 나를 귀엽게 봐주는 그사람이 너무 사랑스럽다
더이상 혼자가 아닌, 그 사람과 함께하는 내일이 기대된다
댓글
  • 우엉차는냉침 2016/12/27 17:09

    저도 그래요
    중학교때까지 비가와도 신발장에 우산하나 받아본적없고 마중받아본적도 없었는데  이제 항상 마중나와주는 가족이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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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물우물쩝쩝 2016/12/27 17:26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사람.
    참 좋은 칭찬이고 참 좋은 사람이네요.
    그러니까 죽창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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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깐수새우 2016/12/27 17:36

    아름답네요
    전 새벽4시에 전혀 이성적 호감이 없던 친구한테 전화고백받고 새벽감성에 젖었었는지 뭔지 제대로 대처못해서 상처 준 경험이있어서ㅜㅠ 오 나같은 흑역사 갱신인가 하고 들어왔더니 넘나 따수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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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한바보 2016/12/27 17:43

    변하지않고 오래오래 따스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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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은뽀록 2016/12/27 18:41


    제가 꿈꾸던 이상이네요
    저도 누군가에게 희망이고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 하지만 현실은 내일을 기대하고 있는 사람...ㅋ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남의 달달한 연애사를 읽고 있는가...
    날씨가 춥네... 기분탓은 아니겠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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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ebwbxksk 2016/12/27 19:48

    좋다 ㅎㅎㅎㅎㅎ 오래 더 행복하시길. ㅎㅎㅎ
    오래 죽창 던져드리고 싶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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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으앙쀼 2016/12/27 21:09

    헐.. 이렇게 많이 봐주시다닝ㄷㄷ
    앙대.. 지울 타이밍을 놓쳤엉ㅠ 주,죽창은 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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