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버전을 오픈 직후 플레이를 완료하고 그 이후로 스토리에 대한 내 생각을 좀 정리해봤음.
이번 버전의 경우 지금까지의 스토리 흐름과는 결이 좀 달라서 생각을 정리하고 곱씹는데 시간이 좀 결렸는데, 오히려 그런 만큼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다시 느끼게 되는 감정들이 많이 느껴졌음.
명조의 지금까지의 메인스토리 진행 방식은 세부적인 면에서는 차이가 났지만 큰 틀에 있어서는 좋게 말하면 일관된, 좀 나쁘게 말하면 변함이 없는 전개 방식을 보여줬음. 방랑자는 기억을 잃기 이전 세계 곳곳에 수호신을 배치하여 그들로 하여금 자신에게 할당된 지역을 조망하며 문명을 육성하고 수호할 임무를 부여하였음.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여러 이유로 인해 온전치 못하였고, 방랑자가 다시 해당 지역을 찾은 메인 스토리의 시점에는 항상 모종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음. 하지만 방랑자의 개입 없이도 각지의 사람들은 자신의 방식대로 수호신과 지역을 지키고자 하였음. 그렇기에 각지의 문제 해결에 있어서 방랑자가 큰 역할을 하긴 했지만, 그 와중에도 여러 공명자들의 노력이 크게 돋보이는 인간찬가의 이야기를 선보일 수 있었음. 금주에서의 금희가, 라군나에서의 두 가문과 카르티시아가, 그리고 일곱언덕에서의 루파와 미아가 그러했음.
이와 같이 전형적인 hero's journey 전형의 스토리를 계속 보여줬는데,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님. 그걸 단순히 반복하는게 아닌, 버전을 거치면서 더 정교하게 만들기도 했고. 그렇기 때문에 난 이번에도 비슷한 이야기 전개를 보여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러모로 예상을 박살낸 스토리가 나온 것 같아.
플로로에 대해
이번 스토리 이후에 방랑자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플로로의 과거 이야기에 많이 몰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시나리오 작가가 의도한 대로 스토리를 본 사람들이 아닐까 싶음. 계속 지속적으로 플로로의 입장에서 플로로의 이야기를 보여줬으니까. 물론 나도 그렇고, 기존 플로로의 악행이 규모가 너무 크다보니 이게 먹히지 않은 사람들도 많긴 하지만, 어쨌든 스토리에 대한 토론이 많이 나오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니깐. 진짜 1년 전을 생각하면...
일단 스토리에선 퇴장하긴 했지만, 포포가 살아있다고 말 한 것도 있고, 선약방송국에 나온 내용도 그렇고 일단은 이후에 또 나올 여지를 남겨둔 게 아닌닐까? 주파수가 피안에 융합되어있다고 하던데, 분리의 권능을 가진 임페라토르는 진작에 퇴장했기 때문에 금방은 힘들 것 같고 아마 미래에 어떠한 수호신의 권능을 이용하면 다시 등장할 각을 볼 수 있지 않을수도? 한 번 플레이 후 스트리머들이 하는 걸 봤는데, 처음에는 몰랐지만 플로로가 아주 미련이 있다 못해 아주 철철 넘치는 것 같더라고. 스토리 진행 중 악곡을 복구하는 부분에서 방랑자가 당신이 만든 곡이 아니냐 질문했을 때 플로로가 기대하는 느낌으로 그걸 기억하고 있나고 말하는 것도 그렇고 둘이 갈라진 때 되도록이면 빨리 돌아오라느 말을 하는 것도 그렇고... 다시 등장하면 여러모로 재미있는 장면 많이 나올 듯.
방랑자에 대해
기존에는 완벽 초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방랑자가 이번 스토리 이후엔 희대의 먹버 쓰레기남으로 불리게 되는 변화가 재미밌었음. 인방 보던 중 과거 회상 부분에 나온 방랑자가 사실은 변신한 잔성회 회장 아니냐는 이야기도 봤는데, 이게 맞건 아니건 상관 없이 둘 다 재미있을 것 같음. 만약 방랑자가 맞다면 후임자 인수인계도 안하고 간 나쁜놈이 되는거고 만약 아니라면 방랑장와 잔성회 사이의 관계에 대해 더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 같음.
마지막에 플로로와 대치하는 부분에서 플로로가 방랑자를 팩트로 때리는 부분이 인상깊었는데, 이걸 보면서 스토리팀의 고민이 깊어지겠구나 싶더라. 방랑자가 얼마나 극한의 상황속에서 모든걸 잊는 선택을 했는지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지 못하면 스토리의 핵심 기둥 중 하나가 부실해지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펜리코에 대해
펜리코가 너무 빠르게 세탁기 돌리고 퇴장했다는 이야기가 많은 것 같던데, 난 펜리코에게 이 이상의 서사를 부여하는건 힘들지 않을까 싶어. 만약 추가로 더 많은 이야기를 풀고자 한다면 상당한 양의 분량을 펜리코에게 할당해야 할 텐데, 잔성회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는 지금 시점에서 굳이...? 다만 펜리코가 명식에게 잠식되서 변해가는 과정이라도 보여줬음 하는 아쉬움이 남음. 엄청난 분량을 할애할 만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순식간에 보낼 인물은 또 아닌 것 같아서. 인게임 기록 중 펜리코가 수좌가 되기 전과 후가 완전 다른 인물 같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저항하면서도 결국엔 침식되어버리는 부분 정도는 묘사할 만 하지 않나? 2.4 스토리 때 2D 그림을 이용한 컷신들 멋지게 잘 만들었던데 그런 느낌으로 나왔으면 싶었어.
아쉬운 부분
수좌가 사라지고 수도회의 비밀이 드러난 부분은 라군나에 있어서 정말 큰 충격일텐데, 그 부분에 대한 묘사를 젠니랑 대화 좀 하더니 "우린 괜찮으니 일곱언덕 가보셈"으로 끝내는게 너무 아쉬움. 특히 페비 관련해서도 풀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을 것 같은데, 추후 나올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캐릭터들이 자기 분량 끝나고 난 이후론 급속도로 존재감이 없어지는지라... 이런걸 보면 정실 인플레가 좋기만 한 게 맞나...? 싶기도 하고.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사이트 퀘스트라도 좋으니 좀 더 풀어줬으면.
플레이 하고 나서는 대충 두시간 반정도 지났겠지 싶었는데 4시간 넘게 지나있더라... 몰입감 하나는 정말 끝내줬어. 특히 표정 연출이랑 플로로 성우님 연기가 엄청나더라. 스토리에 대해선 언니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아서 찍먹해보고 있는데, 확실히 쿠로가 어디서 액션 노하우를 쌓았는지는 잘 알 것 같아. 일단 5지까진 밀었고 세레나 희성 뽑음.
그리고 지금 아우구스타랑 유노 나오니깐 바로 사람들 이목이 그쪽으로 바로 쏠리잖아. 다음 버전에서는 후기 글을 좀 더 빠르게 쓰던가 해야되겠다 싶네. 이렇게 후기 글은 처음 써 보는데, 상당히 장문임에도 불구하고 만약 다 봐 준 사람이 있다면 고맙고.
스토리 중에 방랑자한테 "너 (이전에 내가 연주했던) 곡을 기억하고 있어?"라고 물어볼 때 성우 연기 톤이 바뀌는 점이 진짜 포인트라고 느꼈음. 플로로는 방랑자에게 엄청난 미련과 집착을 갖고 있음ㅋㅋㅋ 그래도 자기만의 길을 고집한 점이 대단하기도 하고.
ㅇㅇ펜리코는 적어도 과거 회상 컷씬 정도는 따로 있어야 했어.. 페비는 너무 무소식이고..
명조 스토리 자체가 대단히 뛰어나다 하는건 아닌데 저걸 수많은 컷씬과 3d 모델링, 풀더빙으로 말아주니까 아무래도 훨씬 몰입이 잘되는거 같음
ㅇㅇ펜리코는 적어도 과거 회상 컷씬 정도는 따로 있어야 했어.. 페비는 너무 무소식이고..
아쉽긴 해... 페비는 과거 이야기도 있고 수도회 이야기도 있는데 페비 스토리를 전부 다 낚시 이벤트 하나로 끝낸게 좀...
스토리 중에 방랑자한테 "너 (이전에 내가 연주했던) 곡을 기억하고 있어?"라고 물어볼 때 성우 연기 톤이 바뀌는 점이 진짜 포인트라고 느꼈음. 플로로는 방랑자에게 엄청난 미련과 집착을 갖고 있음ㅋㅋㅋ 그래도 자기만의 길을 고집한 점이 대단하기도 하고.
그치 성우 연기가 좋았어
좋은점도 아쉬운점도 대략 비슷하게 공감함. 계속 신캐릭터, 신맵으로 서사를 확장해나가다보니 다시 못보는게 좀 아쉽긴해. 이격이라도 나오면 좋을거같다
이벤트라도 이용해서 이전 캐릭터들 조금씩 서사를 푸는것도 어떨까 싶어
"백수 음림의 알바 구하기 대작전" "기염 장군과 함께하는 랜덤 타워 디펜스"이런 느낌으로
명조 스토리 자체가 대단히 뛰어나다 하는건 아닌데 저걸 수많은 컷씬과 3d 모델링, 풀더빙으로 말아주니까 아무래도 훨씬 몰입이 잘되는거 같음
역시 비쥬얼적인 부분이 중요하긴 해
OST도 너무 멋지게 잘 뽑고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