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이시여, 무슨 말씀을-"
성녀는 맞잡은 손의 위로 시선을 올려 물었다.
"이번 용사님은 반려와 자식들이 있으신 분이니, 부디 정조를 지켜달라 말하였다."
"저, 정조라니요! 소녀는 성녀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 어떤 때에도 정갈하였습니다!"
성녀의 당황섞인 말에 여신은 믿어보겠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고는 포탈을 열어 용사를 소환했다.
쿵! 하고 육중한 소리가 울리며 그 자리에 한 존재가 나타나니
칠흑의 갑옷과 신성함이 풍겨오는 성검을 앞에 둔 사내.
서 있는 것 만으로도 공기가 떨려오는 강함을 풍겼고,
성당의 창문으로 새어들어오는 볕을 업고
마치 광휘를 두른 듯 신성하였다.
그가 바로 용사였다.
용사는 천천히 성녀의 앞에 경의를 표하듯 무릎 꿇고는
그녀의 한 손을 붙잡고는 예를 다하여 인사하였다.
"그대께서 이번 저의 여정을 함께할 분이시라 들었습니다.
비록 부족한 몸이지만, 당신과 세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 무겁고 거대한 갑옷 속에서 울려져 오는 목소리는
중년 특유의 중후하고도 카리스마가 넘쳤고
투구의 틈으로 비친 황금빛 눈동자는 성녀를 올곧게
응시하였으며은빛으로 빛나는 백발이 부드럽게 찰랑였다.
그리고 인사를 마친 용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하듯 농을 섞어 이야기 하니.
"성녀님을 바라보니 고향에 두고 온 제 딸들이-"
"거기까지-!"
여신이 그의 입을 막을 수 밖에 없었다.
"후욱... ! 하아.....아저씨.....용사.....갑옷.....기사.....유부남....!"
첫만남부터 성녀의 성적 취향이 비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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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런 자작이 많아서 써봤는데 어떠려나?
저 성녀도 메이스로 대가릴 깨려하는건가
유부남 수집가
왠지 좀 지나면 여신 먼저 함락되서 성녀가 나보곤! 하지 말라 하셨으면서...! 이럴거 같음
용사: "이렇게 나이 들고 갑옷으로 얼굴까지 가린 아저씨가 뭐가 좋다ㄱ"
여신: 에헤 이거 조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