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Half 미리 보고 온 소감.

재미있는 카메라가 나왔다기에, 백화점에 구경다녀왔습니다.
외국 유튜브 리뷰를 보긴 했는데, 직접보니 콘셉이 뒤죽박죽,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었습니다.
필카로 시작했고, 요새도 마이크로포서즈 팬케익단렌즈 물려서 흑백 데일리사진을 즐기는 입장에서는
긍정평. 데일리 콤팩트카메라(똑딱이)는 기능보다 감성이다. 지금과는 다른 디지털이미징을 느껴보고 싶다면 선택.
부정평. 디지털카메라 엔지니어가 필름카메라를 책으로 익힌 후에 상상력을 더해 급조한 카메라. 호불호가 나뉠듯.
[완전좋아] - 구매이유
1. 필름 촬영모드가 X-Half의 본질임 / 장만하면 아마도 필름 촬영모드 고정할 예정. /^^/
2. 환산화각 32mm F2.8 / (F1.8이면 더 좋았겠지만) 개인적으로 32mm-35mm를 즐김.
3. 1인치 센서 정도면 충분 / 똑딱이는 화질보다 주제다. 화질을 원하면 아이폰(?); 쿨럭;;
4. 필름 레시피는 좋고 싫은게 아니라, 그냥 좋은 것. / 후지필름의 목숨줄이 아닐까;
5. 내장 플래시는 무조건 필수! / LED라서 밝지는 않겠지만 없는 것 보다는 나음. 저조도 노이즈 같은건 X-Half에서 논의대상이 아니라고 봄 (자그마치 경통에 간섭받지 않는 플래시가 있다고!)
[별로] - 망설여짐
1. 존재감과 내구성이 약해 보이는 와인더 레버 / 사장님도 망가지기 쉽게 생겼다고 하셨는데, 아무리 금속재질이라지만...
2. 와인더 손맛은 그냥 기대이하 / 마음까지 정화되는 그!그! 시원스러운 각도와 스르륵의 절반정도 기대했지만, 깨작깨작 허당당. (그러고 보니 두 번 감아야 했던 카메라도 있었는데? 그걸 콘셉으로 했나?)
3. 느린 부팅 속도 / 전원을 켜고 작동하는데 2초 정도 걸림. 다른 건 몰라도 이건 정말 개인적으로 많이 속상함. 미리켜고 > 렌즈뚜껑열고 > 뷰파인더에 갖다대면 얼추 2초 될듯 하니, 느린 루틴 조차도 필요. 저렴이 콤팩트 카메라도 렌즈 나오는 시간까지 하면, 2초 쯤 되려나? 펌웨어 최적화를 기대.
4. 셔터감과 소리는 그냥 깔끔히 포기 / 이건 SLR이나 미러리스가 아니고, 똑딱이니까. 아무리 그래도 일회용 카메라의 촙! 이게 뭐냐, 촙!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촙! 작은 렌즈로 아주 살짝 촙!
[이해안됨] - 어쩔 수 없지만, 마크2에서 개선되면 좋겠다는
1. 뷰파인더에 가이드 라인이 없고, 또렷하지 않음 / 코닥 일회용 카메라 뷰파인더 느낌? 이게 문젠데, 일회용 카메라와 OM 같은 콤팩트 필름 카메라의 중간 어디 쯤이라서, 미완성의 느낌이 너무 강함.
2. 카메라 자체의 두께가 필름통 사이즈에 맞춘듯 두꺼워서 포켓 캐리는 무리 / 렌즈도 돌출형이라 리뷰어들 주머니에 넣고 어쩌고 하는데, 그렇게 포터블 하다고 보기 어려움.
3. 조리개 링의 느낌이 딱!딱! 깔끔하게 떨어지면 좋았겠는데, 밋밋하게 떨어져서 손에 익히는데 시간이 걸릴듯.
4. 노출다이얼도 따다닥! 돌지 않고, 좀 어영부영 돌아가고, 0에 느낌이 딱 떨어지면 좋겠는데. (짧은 체험의 기억이라 실제 제품과는 다를 수 있음)
결론.
[사자]
1. 이미 똑딱이나 미러리스로 데일리 사진생활을 즐기고 있다면, 사자. (새로운 맛이 기다린다)
2. 필름카메라와 아련한 추억이 있었다면, 사자. (일단 써보고, 방출해도 되지 않을까?)
3. 뷰파인더가 붙어있는 콤팩트 카메라가 필요하다면, 사자. (이게 무슨 뜻인지 알면 사자)
4. 베이스볼 캡 쓰고, 세로사진 찍을 때마다 모자 돌려쓰기 불편했다면, 사자. (하프카메라가 왜 많이 팔렸을까)
[말자]
1. 콤팩트 카메라에 100만원이라니!라면, 운에 맡기고 기다려보자. (모르긴 몰라도 몇 주만 참으면 중고매물이 우수수? 웃돈? 망?)
2. 센서크기/고해상도/저조도노이즈/HDR/4K/렌즈교환이 내 사진생활의 즐거움이라면, 깔끔하게 포기하자. (X-Half의 본질이 아니다)
3. 아이들 사진 찍고 싶다면, 쓰던 폰 보상판매로 내놓고 100만원 보태서 신형 스마트폰으로 바꾸자.
4. 이미 가지고 있는 손때 묻은 카메라와 렌즈팔아서 갈아타지 말지어다. 정확한 포지션이 G9x 정도의 콤팩트카메라다. 더 느리고 기괴한 '똑딱이'다.
유튜브에 더 좋은 리뷰들이 많이 있지만,
만져보고 나서 개인적인 느낌으로, 지름신을 설득하기 위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6/12 퇴근길에 재고가 남아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