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오후 7시, 게헨나 급양부실]
"후, 이제 다 끝났다."
"주리도 보냈으니, 이제 슬슬 가 볼까..."
[따르르릉]
"선생님?"
[삑]
"예, 후우카입니다."
"아..."
"물론이죠, 금방 갈께요."
[샬레 휴게실]
"...분명, 지난 번에,"
"'필요하시면 언제든 밥상 차려 드릴 테니까'라고 하긴 했는데..."
"한 달 넘게 말씀 안 하시길래, '아, 인사치레로 받으셨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에이, 암만 그래도 학생한테 밥상 차려 달라고 할 순 없잖아."
"그래서 '술상'을 차려 달라고 하시는 건가요."
"뭐, 선생님의 일이니, 무슨 이유가 있는 거죠?"
"응... 돈이 없어서..."
"...그렇게 힘드셨나요...?"
"아니 그건 농담이고..."
"그냥, 혼자 술집 가서 마시는 게 뭔가 마음이 차가워서."
"...라는 이유로 후우카의 요리를 먹고 싶었다고 하면..."
"후우카는 화 낼거야?"
"아뇨, 화는 무슨..."
"힘든 일이 있으신 거죠?"
"오히려 연락 주셔서 고마운걸요?"
"흑흑... 역시 후우카 마망..."
"누가 마망이에요;;;"
[잠시 후]
"오래 기다리셨어요."
"여기 계란말이와 삼치구이에요."
"술은 냉장고에 소주 뿐이라 그냥 같이 들고 왔구요."
"와... 퀄리티 끝내준다..."
"잘 먹을께."
"(스윽)한 잔 따라 드릴께요."
"응? 아... 괜찮은 건가?"
"술상 차려 달라는 시점에서 여러 가지 아웃이잖아요."
"어... 그렇네. 그럼 부탁할께."
[잠시 후]
"그래서~ 검은 양복 그 자식은 내 레고 들고 가서 연락도 안 되고~"
"아오이 쨩은 레고는 복지비로 쓰는 게 아니라고 하고..."
"둘 다 믿었는데ㅠㅠ"
"후훗, 못된 사람들이네요."
[잠시 후]
"트리니티하고 게헨나 접경지에서 온천이 터졌는데"
"그걸 나보고 어떡하라고..."
"선생님께서도 큰일이네요..."
"그러네. 만마전은 그걸 왜 선생에게 떠넘긴 거지?"
"에?"
[잠시 후]
"아 그래서 하이랜더 쪽에서는 내가 기차에 타고 있었으니..."
"나도 책임이 있다고 하는 거야..."
"나는 오히려 휩쓸린 쪽이라고? 피해자라고?"
"'휩쓸린 쪽'이라는 말이 엄청 와닿네요..."
"너무하잖아. 잘못한 건 하이랜더 녀석들과 카스미 뿐인데."
"그러게 말야. 정의실현부에서 한 명이 같이 얽히긴 했지만, 이치카 쨩도 피해자니까!"
"...아니 누구시죠..."
[잠시 후]
"그러니까, 그 레고는 대의를 위해 사용되었다고 하잖습니까."
"대신 가격의 세 배를 드리죠."
"진짜? 그러면 얘기가 다르지."
"그렇게 속상해 할 줄은 몰랐어. 미안해."
"그러니까 전화하면 좀 받고 그랬으면 좋겠어."
"...선생, 꼭 필요한 건 외에는 함부로 전화 받지 않는 게 좋겠어."
"선생은 바쁜 사람이잖아."
"물론 나는 꼭 필요한 일로만 전화하지만."
"으으... 이제 두 시간마다 전화하는 건 참을께..."
"세 시간마다 할께...ㅠㅠ"
"선생님께서 그렇게 힘든 나날을 보내시고 계셨다니..."
"신을 모시는 자로서, 부끄럽습니다..."
"자, 잠깐만요! 다들 어디서 나온 건가요?"
"집어먹지 마세요! 선생님 드리려고 만든 건데..."
"아니, 술까지 마시면 어떡해요 이 사람들아!!"
...........
[때맞춰 습격한 총학생회 임원들에 의해, 술자리의 가담자들은 근신 3일의 처벌을 받았다.]
[선생이 보유한 주류는 모두 행정관에게 몰수당하고 말았다...]
"우우... 린 쨩... 혼자 몰래 마실 테니까, 돌려 주면 안 될까?"
"혼자 몰래 마신다니, 그래 봐야 지난 번과 마찬가지 아닌가요?"
"크윽..."
"제 방은 보안이 철저하니..."
"한 잔 하시고 싶으시면 와서 드시던가요."
"마시지 말라는 소리지, 이거?"
"으그극...!!"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에요?!"
그리고 후우카도 근신 3일 처분을 당했다
'이게 휩쓸린 자의 설움... 한모금도 안 먹었는데!'
"잠까아아안!!! 후우카는 근신에서 빼 주길 바란다! 차라리 나를!!!"
"주리가 혼자서 사흘이나 밥을 한다니!!!"
역시 술은 나쁜 문명
"저만 따라 드릴 테니까."
학생에게 술을 따르게한
"...선도부장 입회 하에 알코올을 이용한 사회 실험을 했을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