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꾼이 이끄는 가마에 올라타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드디어 2번째 가주 대전의 심사장에 도착했다는 소리가 들렸다.
딱 봐도 음산하고 모종의 위험이 도사리기 충분하고도 남을 법한 장소
이 2차 시험장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장소를 보건데.
왜 소드가 그런 편지를 남겼는지 눈치챘다.
차례 차례 순번을 기다리던 때와는 다르게
각자 자신 있게 승강기를 고르며 순서에 상관없이 승강기를 타고 내려가는 광경.
아마도 이곳 지하에서 저들을 마주칠 수 있다는 소리겠지.
이미 시험에 응시하는 참가자들이 눈총을 보건데
내려가면 매복해있을 적과 그리고 우리가 내려가자 마자 바로 뒤쫒아서 기습 때릴 상대로
양면 협공을 당할지도 모르는다는 예상 정도는 각오 해둬야겠다.
ㅇ?
먼저 매를 맞나 나중에 매를 맞나.
매 맞는것은 동일하기에 눈감고 시험장 지하로 내려갈까 싶을때
누군가 우리에게 다가와 홍루에게 말을 건다.
: 내가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인데
: 네 말씀하세요 관리자님
: 홍루 말인데. 소위 품절남이 될 관상아니였을까?
: 그건 또 무슨 허황 된 말이요 단테. 설마 아달린이라도 드신게요?
: 아니 홍원에 와서 지금 벌써 홍루한태 말을 거는 이쁜 처자들만 해도 2명 째 아님?
: 암만 생각해도 홍루는 우리 버스팀에서 제일 가는 미남이였을께 분명해!
: 흠흐흠, 거 나도 한때는 조직생활할 때 뒷골목에서 소위...
안부 인사를 건내는 여인은 다름 아닌 홍루의 과거에서 몇번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본 적이 있던 사람.
호수 위 정자에서 물끄럼히 바라보던 홍루에게 불쌍한 꽃잎들의 무덤을 만들어주는 맘씨 곱던 아이
그 소녀가 커서 이렇게 홍루와 마주보고 있다.
이곳 가주 대전의 2차 시험장에서.
오랜만에 마주친 이들의 대화라기엔 홍루만 따뜻함이 있을분 딱딱하고 비관적으로 자신의 처지를 가리키며 자조하는 여인
그에 위로 해주려 한듯한 홍루지만, 그녀는 그를 단호하게 막아세운다.
그리고.
시계의 황금가지 파편이 또 다시 어느 과거를 보여준다.
이번에는 홍루가 버스팀에 합류 하기 전에 H사에 머물러 있을때의 시간대로 보인다.
떠나는 홍루의 선언에 놀라는 임대옥.
놀라는 사유는 떠나는 것이 아닌 무언가 약속 해주지 않았음에 대한 배신감 때문인것으로 보인다.
떠나는 이에게 말하는 당부치곤 꽤나 잔인한 말로 맺음 짓는 그녀
그리고 다시 현재로 초점이 맞춰진다.
옛 인연에 대한 만남을 시적으로 끝을 고하는 임대옥.
그녀는 홍루에게 작별을 고하려고 인사를 한듯 하다.
떠나려고 마음 먹은 이 조차 잡기 보단 웃음으로 보내주려는 홍루.
옛 한고조가 세웠던 나라도 2쪽나고 다시 합쳐졌으나 결국 무너지듯
잡으려 하면 잡을 수 없는 것이 결국 운명이라 여기는 현인의 말 처럼.
홍루는 놓아주는것이 정녕 미덕이라 생각하는듯 하다.
청춘의 삶 조차 작별을 고했다고 말하는 임대옥은
한자 한자를 곱씹어서 담아낸 저주에 운율을 담아 작별한다.
석별의 정 대신 이별의 폭언으로 사라진 그녀를 보고도 표정의 변화가 없던 홍루는
산뜻하게 떠나간 여인의 소개를 대신 해준다.
난전에 연전이란 말을 소드가 남겼으니 저 지하에서 언제라도 마주칠지 모르고.
2차 시험을 통과 혹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혹여, 정 붙이던 이라도 죽여야 하겠지'
그런 말을 하고 싶던 것을 뭇내 속으로 삼켜 버린 이상이였다.
지하가 아니고 지상이였어?
아니지 이미 출입구가 있던 곳 부터가 지하였나?
어디로 가게 되려나 싶은 생각이 들때
1차 시험에서 미친 항아리 강시 아니 좀비? 여튼 이상한 괴물을 풀어 피범벅으로 만들었던
설씨의 괴인이 홍루를 향해 소리친다.
죽어달라고 악다구니 쓰는 ㅁㅊㄴ의 소리
그 악의를 뒤로 하고 우리는 계속 올라간다.
몇몇 인물들을 제외하면 홍원에서 온 뒤로 줄 곧 적의와 악의만 마주치는 우리로선
홍루가 늘 하던 말이 있다 한들 혹여 아무렇지 않다 해도 같은 일행으로서 받아 들이기가 무척 껄끄럽고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기에 돈키호테가 모두를 대신하여 홍루에게 묻는다.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거야?'
라는 말을 돌려서 묻는 듯한 돈키호테의 질문에
홍루는 그저 질문에 짧막하게 대답하고 오히려 더 큰 질문으로 돌려준다.
다만, 이스마엘의 말대로 핵심은 간단했다.
'우리를 제외한 이들은 모조리 싸워야 할 대상일 뿐이다' 라고.
마주치는 모든 이들을 적으로 정의하고 험난한 오늘을 각오할 때 쯤.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험을 치울 곳으로 보이는 장소가 보인다.
시험장의 크기에 소시민 적인 한탄을 내뱉는 이스마엘.
...나도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들긴 든다.
: 돈지랄도 이런 돈지랄이 없어요 진짜 여긴 뭐하는데여?
: 시험장입니다 단테.
: 덧붙여서 말하자면 2차 시험장입니다 관리자님.
: ...진짜 재미없었어 인사고과에 반영할꺼야.
도착하자 마자 시험의 시작을 알리는 것으로
2차전의 무대의 막이 우리에게도 올라간다.
살풍경하면서도 널찍한 장소에 대해 의문을 품은 수감자들 생각을 해소시켜주는 홍루
가치우가 예전이 겪었을 사건을 언급하면서 시험장이 옛 홍원의 지배자가 있던 장소라 말하는 홍루.
그렇게 어딘가에서 들리는 야유를 뒤로 하고 앞에는 어떤 참가자들이 악의를 띄며 우리를 노릴까 싶은 시험장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나는 무심코 내 뒤에서 따라오던 홍루를 뒤돌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