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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딸) [괴문서] 그렇게 되어버린 트레이너 씨


말딸) [괴문서] 그렇게 되어버린 트레이너 씨_1.jpg

 

 

 

 날씨가 살짝 흐린, 어느 일요일의 오후였다.



 도쿄 경기장이 전부 내려다보이는 VIP석 안에서, 그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앞에는 그의 옛 담당 우마무스메이자 과거의 연인이자 현재의 부인인 우마무스메가 입꼬리를 올린 채 웃으며 경기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그토록 두려워하던 현실을 눈앞에서 마주한 그는, 부인의 검은 색 꼬리가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을 잠시 바라보다가, 천천히, 우마무스메도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그렇게 됐네요, 당신.”



 “…….”



 ―려던 찰나, 귀에 들려온 아내의 목소리에 그는 다시 착석하여 눈을 꼭 감고 마음속으로 가슴에 성호를 백 번 정도 그었다.



 “기쁘지 않으세요? 우리들의 아이가 어느새 훌쩍 커서, 이번에는 더비를 제패했는걸요.”



 “기, 기쁘지…그럼. 응, 기뻐, 정말로 기쁘네.”



 “방학 때 아이가 집에 돌아오면, 축하한다고 이야기해 줘야 하지 않겠어요?”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도 해 줘야―”



 “……여보?”



 살랑살랑 흔들리던 검은색 꼬리가 휙휙 공기를 가른다. 고작 한 마디지만, VIP룸의 분위기가 삽시간에 바뀐다. 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쉰다. 아내의 언짢음의 대가는 언제나 남편의 몫이었다.



 “우리의 아이들이, 여러 저명한 G1 중상에 이어, 이번에는 더비를 제패했는데, 감상이 그것뿐이에요?”



 “아, 아니…그게…이제 니엘상과 개선문상 준비해야 하는데, 부상, 입으면 안 되잖아.”



 “그건 그렇지만요.”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퉁명스러운 말투로 중얼거린다. 그러다가 이내 몸을 휙 돌려 그녀의 남편을 바라본다. 그러더니 기대감에 가득 찬 눈빛으로 어때요, 라는 듯이 고개를 오른쪽으로 살짝 꺾는다.



 “오랜만에 보시지 않나요, 제 승부복.”



 “그거 입을 나이는 아닌 것 같지만.”



 “너무해요! 이래 봬도 굉장히 관리 잘했다고 자부하는걸요!”



 “…….”



 그는 아내의 말에 한마디도 반박할 수 없었다. 현역 때 입었던 그녀의 승부복은, 지금도 여전히 그녀의 몸에 잘 맞는다. 보통 은퇴하고 결혼하고 아이가 여럿 있으면, 아무래도 살집이 조금 잡힐 법도 한데, 무서울 정도로 현역 때의 그 신체 그대로다.



 “뭐…여전히 훌륭한 신체긴 하네. 십 년도 더 넘었을 때의 승부복이 아직도 맞는 것을 보면 말이야.”



 “……뭐에요, 그 트레이너로서의 평가 같은 말은.”



 “직업병이지. 현역 복귀한다면 다시 너의 담당 트레이너가 될 의향은 있어.”



 그의 말에, 그녀는 피식 웃으며 종종걸음으로 그에게 다가와 소파의 옆자리에 살며시 앉는다.



 “지금 현역으로 복귀하면, 더비 우승을 할 수 있을까요?”



 “하루텐 3관에 도전해 보는 건 어때.”



 “헤헤, 그것도 좋겠네요.”



 헤실헤실 웃는 모습이 담당 우마무스메였던 시절 주요한 경기에서 이기고 나서 기뻐할 때와 같았다. 아직도 그 시절의 앳된 모습이 남아있는 것을 보니, 서른을 넘긴 우마무스메라곤 생각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제 시대는 지나갔으니까요.”



 “…….”



 “이제는, 당신과 저의…우리 아이들의 시대잖아요. 제가 끼어들 수는 없네요.”



 “……그래, 그렇지.”



 쓴웃음을 지으며, 그는 아내를 바라보았다. 멋쩍은 듯이 웃는 그녀의 모습은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변함없이 왓쇼이했다.



 “……?”



 왓쇼이했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것은, 그의 본능이 경고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확하게는, 그녀의 아내가 이미 왓쇼이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분위기 좋은 말로 적당히 넘어가려 했던, 그의 작은 기지는 더 이상 의미 없어졌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러니까, 트레이너 씨. 저희가 훌륭한 명 우마무스메들을 많이 배출해야겠죠?”



 “…….”



 트레이너 씨, 라고 부르는 것 또한, 우마뾰이 각을 봤다는 뜻이다. 졸업하고 나서 그를 트레이너 씨, 라고 부르는 때는, 언제나 침대 위에서였으니까. 경기장에서 위닝 라이브를 준비하고 있는 저 아이도, 그녀가 트레이너 씨, 라고 부르며 만들어졌으니까.



 “아니, 이제 우리 나이도―”



 “후후, 저는 아직 젊다구요?”



 “내가 힘들어―!!”



 그 단말마와 함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필사적으로 문을 향해 달려갔지만, 당연하게도 히토미미가 우마무스메의 속도를 이길 수 있을 리 없었다.



 몇 걸음 가지 못한 채, 다시 잡혀 와 소파 위에 던져진다. 승부복 차림의 옛 담당 우마무스메가, 처음의 그 날처럼 음욕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됐네요, 트레이너 씨.”



 “키타산 블랙―!!”



 “앗, 그렇게 불러 주시는 것도 제법 오랜만이라 왓쇼이하네요!”



 “이럴 것 같아서 솔직히 딸이 더비 우승하는 게 두려웠다고!”



 “하지만 URA도, 팬분들도 모두 기대하는걸요! ……그리고, 저도요.”



 수줍은 듯이 말을 했지만, 이미 한쪽 손은 승부복의 가슴팍을 살짝 열어젖히고, 다른 쪽 손으로는 트레이너 씨의 트레이너 씨를 쓰다듬고 있었다.



 “자, 잠깐만…아무리 안쪽이 안 보인다곤 하지만, 적어도 집에 가서一”



 “……그렇게 됐네요, 트레이너 씨♡”



 “아……앗!”



 작은 반항은 소용없었고, 남자는 죽을 때까지 남자라는 것을 몸소 체험해 버렸다.



 6월의 첫째 날이었다.




 *  *  *  *  *  *  *  *  *  *




 “……!!”



 트레이너 사무실의 소파에서 눈을 뜬 그는, 키타산 블랙이 쌕쌕거리며 그의 위에서 음냐음냐 자는 것을 보곤 소스라치게 놀랐다.



 꿈도 터무니없는 꿈을 꾸었다. 이런 몸만 큰 꼬맹이와 결혼하고 자식을 낳을 리가 없잖아.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는 천천히 키타산 블랙의 아래에서 빠져나온다.



 그리곤 키타산 블랙에게 이불을 덮어준 뒤, 이딴 꿈을 꾸게 만든 삼 여신 이 빌어 처먹을 신들에게 속으로 가운뎃손가락을 수도 없이 날렸다.



 이런 미래는 피해야 한다. 속으로 수백 번도 더 되뇌며, 그는 자기 사무 의자로 되돌아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으로 살살 눌렀다.



 하지만 그가 알 리 없었다.



 이 미래가, 가장 좋은 미래일 수도 있다는 것을.



 여름이 막 시작되는, 중앙 트레센의 어느 날이었다.




 ==========

 

 

 

 현실에선 키타산 블랙이 쥐어짜이지만


 말딸에서는 또레나가 쥐어짜이는 게 정배 아닌가

 

 크로아상(아님) 뒤 노르 더비 우승 기념

 

 

댓글
  • KaidoHKS 2025/06/01 17:59

    저게 그나마 괜찮은거면.....나머지는.....?
    어우 더 궁금해지는데요?
    그전에 또레나 복상사 당하지 말길......

  • 린성신관알타 2025/06/01 18:01

    대략 키타산이 다이아 등등을 재끼고
    왓쇼이하게 또레나른 긴빠이 (?) 쳐서 짜내는 세계선ㄷㄷ

  • KaidoHKS 2025/06/01 17:59

    저게 그나마 괜찮은거면.....나머지는.....?
    어우 더 궁금해지는데요?
    그전에 또레나 복상사 당하지 말길......

    (7FCdcH)

  • 린성신관알타 2025/06/01 18:01

    대략 키타산이 다이아 등등을 재끼고
    왓쇼이하게 또레나른 긴빠이 (?) 쳐서 짜내는 세계선ㄷㄷ

    (7FCdcH)

  • 메에에여고생쟝下 2025/06/01 18:07

    아핫 왓쇼이에요

    (7FCdcH)

(7FCd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