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러드라인의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또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이승탈출 넘버 원탑.
온갖 골드바흐 장치로 세상에서 가장 참신하게 죽기 시리즈가 무려 14년만에 돌아왔습니다.
미쳐버린 북미 평론가들의 대호평과 함께 시리즈 최고점을 갱신하며 말이죠.
과연 이 시리즈 역대 최고점 겸 슬래셔 호러영화에 손꼽히는 역대급 평점은 어떻게 나온 걸까요.
또 PC를 끼얹었네 뭐네 라제의 재림이네 어쩌고일까요. 아니면 정말 닥나 뺨싸다구를 후려깐 우주명작 갓작이 나올수도 있겠죠.
어찌되었건 궁금하면 뭐다?
본인 눈으로 확인하는게 최고입니다.
1.
고백하자면, 전 저 시리즈를 잘 안봤습니다. 일단 막편이 14년전 영화인데다 그땐 관람연령가도 아니었다고요 믿거나 말거나.
하지만 흥행과 별개로 원채 대중적으로 유명한 시리즈인데다, 거의 클리셰 유형을 만든 영화다 보니 모르진 않았죠.
1). 주인공은 환각으로 대형 참사를 예언하고, 참사에서 원래대로라면 죽었어야 할 사람들 일부를 구한다.
2). 하지만 그들은 원래 죽었어야 할 운명이기에, 죽음은 환각 속 참사에서 죽어나간 순서대로 생존자들을 죽이기 시작한다.
다소 과할 정도의 창의성까지 동원해서.
3). 물론 죽기 싫은 캐릭들은 온갖 꼼수로 발버둥치지만, 결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하이 컨셉 영화, 즉 한두문장으로 설명이 가능한 영화의 예시로 들 만큼 간단하고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첫 희생자가 나오는 순간, 저 훌륭한 주제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을 바로 예상 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죠.
그렇다면 이 영화는 그 단점을 어떻게 극복했을까요?
2.
(재수없게 커피를 흘린다?)
(너 저세상가는거야)
저 문제는 근본적으로 '익숙해지기'의 문제입니다.
설정상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결말이며
그래서 희생자의 죽음은 '스산한 바람으로 예고 => 일상 생활 속 참신한 고문으로 괴롭히기 => 사망' 루트를 타죠.
당연히 분위기가 싸해지자마자 관객은 '아 쟤 죽네요 ㅇㅇ' 하고 예상해버리고, 그런 전개가 서너번 나오면 지루해진다는 한계가 뚜렷하지만
본작의 각본가는 그런 점에서 열심히 머리를 굴렸습니다.
우선 시리즈에서 자주 나온 순서 바꾸기 트릭.
죽는 줄 알았지? 라는 페이크의 생존 트릭.
'죽지 않는다는 사람'을 죽여버리며 반전을 먹이는 한편
감정이 고조되며 희망을 가질 때 깔끔하게 썰어버리는 심리적 페이크.
덤으로 본편에 안나오는 예고편 낚시까지 알뜰하게 삽입했습니다.
시리즈의 필연적인 서스펜스 저하 문제점을 제법 잘 극복한 셈이죠.
3.
다만, 저는 저 이상으로 영화의 템포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이 영화는 적절한 덜어냄과 그로 인한 경쾌함이 최고의 강점이거든요.
'죽음의 저주는 진짜가 아니야!' 하는 노잼 아빠 캐릭터, 엉엉 우는 불륜녀 아주머님?
어차피 죽으실 일 없으시니 극 후반에 칼같이 치워버리고, 남은 희생자 셋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깔끔함.
죽음을 엿 먹이고 피하던 생존자가 자신의 선택으로 죽음을 택하고, 그럼으로 잔혹하지만 고통 없이 세상을 떠나는 강렬함.
항상 수상하게 웃으며 출연해 시리즈를 상징하던 장의사가,
마지막으로 인간미를 내보이며 배우와 함께 세상에서 퇴장하는 진솔함.
가족애를 주요 소재로 넣고 이야기를 전개하되,
결국 이 영화의 본질은 죽음의 운명론이 지배하는 슬래셔 쇼라는 것을 자각시키기.
그리고 혈연, 핏줄, 블러드라인의 의미가 죽음이 걷는 붉은 길이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크레딧까지.
최근의 어떤 스릴러 영화들은(물론 개인적 투덜거림이지만) 공포 자체보다는 드라마, 개인의 성장 서사에 집중하는 성향이 있는데
물론 잘 만들면 좋겠지만요. 어떤 영화들은 종종 그 결과로...
안 무서워집니다.
남주 여주가 성장하고 이겨내고 하는데 안 쫄리고 턱괴고 아 언제 죽냐 이런 생각이 드는 부류죠.
블러드라인은 정확하게 그 반대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더 갬성적으로 만들 수 있고 더 애틋하게 만들 수 있지만, 고개를 절래절래 젓고 '우린 멋부리는 대신 피가 두배 더 나오게 죽일게요' 라고 말하는 타입이죠.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거 아주 괜찮았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삐걱거리고 단점이 있긴 하지만, 일단 극장에서 재밌었거든요.
4.
간단하게 요약하겠습니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러드라인]은 시리즈의 클리셰로 인한 진부함을 적절하게 피해가고, 신파와 드라마가 선을 넘지 않게 깔끔하게 잘라낸
고퀄리티 킬링타임 팝콘무비의 정석같은 작품입니다.
저게 저 정도 평론가들이 하늘까지 띄우는 메타 로튼 받을 정도냐면 솔직히 모르겠지만 뭐 알바입니까.
일단 재밌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래 쌓아온 시리즈의 패턴이나 리듬감이 능숙한 연출을 만나면
별거 없이도 되게 신선하고 재밌어지더라
리뷰 잘썼네 ㅊㅊ
로튼 = 정밀도 개념이라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일관된 점수를 줄수록 신선해짐
(평론가랑 관객이 모두 5점 만점에 3점을 주면 로튼 수치는 100%가 되는 식)
호불호 안 갈리게 만들었다는 뜻이지
외출복이 이정도는 되야 살아남지
ㅇㅇ 잘 썼음.
리뷰 잘썼네 ㅊㅊ
ㅇㅇ 잘 썼음.
오래 쌓아온 시리즈의 패턴이나 리듬감이 능숙한 연출을 만나면
별거 없이도 되게 신선하고 재밌어지더라
로튼 = 정밀도 개념이라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일관된 점수를 줄수록 신선해짐
(평론가랑 관객이 모두 5점 만점에 3점을 주면 로튼 수치는 100%가 되는 식)
호불호 안 갈리게 만들었다는 뜻이지
외출복이 이정도는 되야 살아남지
이 영화에서 가족 이야기라니...쉽지 않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