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조선에서 임오군란이 터진 진짜 이유.jpg

흔히 월급 안 주고 민씨 척족들 부정 축재와 신식군대랑 차별때문에 터졌다고 간단하게 소개만 하고 넘어가서 당시 상황을 그냥 병.신이었던 것으로 알고 가는데 사실 진짜 상황은 더 심한 개병.신꼴이었음.

임오군란이 터지기 직전 상황을 보면 조선은 강화도 조약 이후 어설픈 개화를 실시하는 와중에 디플레이션 정책을 사용하는 일을 해버리고 대원군이 당백전으로 백성들 주머니 털어서 채워 놓은 국고와 함께 조선의 화폐 경제는 지옥으로 가버림.

이러다보니 원래는 화폐로 월급을 줘야 할 군인들한테도 쌀이라는 현물을 지급하게 된 것임. 근데 여기서 심각한 문제가 생겼으니 당시 조선의 한양은 과거의 앙증맞은 한양이 아니라 인구 50만의 거대한 도시였다는 것이었음.

폭증하는 인구는 당연히 먹을 것이 필요했고 이는 조선이 사용하던 수운 조세 체계가 완전히 쓉창나버리는 대참사로 이어짐. 당시 이용하던 조운선이 대략 1000석을 운반할 수 있었는데 이걸로는 택도 없었다는 소리임.

호남에서 쌀이 80만석이 생산되면 뭐함? 수운으로 가져오는 한계가 16000석인데. 당연히 한양은 심각한 식량난에 시달리게 됨. 이는 단순 왕실이나 양반들의 사치나 향락의 문제만이 아니었음. 청나라 사신이 와도 왕실이나 양반들이 사신 먹일 밥을 만들 수가 없어서 당상관들을 포함한 고위 관료들 월급을 삭감하고 각 정부 부처들이 원기옥을 모아야 쌀을 사오는 환장하는 상황이었음.

더불어서 경강상인들의 꼬장도 한 몫 했는데 당시 올라온 상소를 보면 이럼.

-신이 호남 고을에서 벼슬할 때에 뱃사람들의 말을 들어 보니, ‘위로 대내(大內)의 상공(上供)으로부터 아래로는 성 안 억만 백성들이 먹는 곡식에 이르기까지 모두 경강(京江) 선박의 운송에 의지하고 있다. 그런데 근래로 공납에 관련된 뇌물이 해마다 늘어나고 달마다 늘어나고 있으며, 또한 선주(船主)라고 불리기만 하면 역시 불법적인 침해를 수없이 당하고 있기 때문에, 강인(江人)들이 다시는 배를 만들지 않음으로써 부유하다는 이름을 피하고 있다. 오직 궁예(宮隷)의 족속이나 존귀한 벼슬아치의 하인들이 단지 체문(帖文)을 도모하여 간혹 배를 빌리거나 임대를 하기도 하는데, 싣고 떠날 때에 간혹 다른 고을의 묵은 포흠곡이라고 보고 하기도 하고, 아니면 혹은 술 마시고 도박을 하는 데 쓰기도 하고, 다른 여러 가지 잡비로 써서 이미 축난 것이 많으면 고의로 배가 침몰한 척하기도 한다. 때로는 배가 낡아도 고치지 않고 침몰시키는 자도 있고, 혹은 배가 패선했다고 칭탁하지만 실제로는 귀속되는 자가 있는 경우도 있다.-

간단하게 요약해 주자면 경강상인들이 일부러 물류를 조절해서 이문을 남기고 있었고, 이를 빌미로 올라오는 조운선을 털어버리거나 혹은 쌀만 빼돌리고 배는 침몰시키는 등 엄청난 짓거리를 저지르고 있었기에 조정에선 이 새끼들 때려 죽여야 한다거나, 경강 상인들이 손을 댈 수 없도록 자그마한 배에 실어서 연안에 내린 후 육로 운송해보자는 논의까지 나옴.

거기에 임오군란이 터지기 1년 전인 1881년에는 올라오던 조운선 9척이 풍랑을 만나 침몰하는 바람에 수천석의 세곡을 날려먹는 대참사가 터짐.

이런 와중에 군제는 개혁해서 5군영이 2군영으로 바뀌었음. 근데 5군영 체제때는 각 군영마다 광산을 끼고 있다보니 이를 이용해서 군영 내에서 자체적으로 돈을 주기도 했는데 2군영 중 무위영에 모든걸 몰빵해버리니 무위영 이외의 병사들은 소외받고 돈도 못 받음. 근데 임오군란 참여는 돈 많이 받던 무위영 정예병들이 많이 참여함(?)

이런 복합적인 상황들이 얽히고 설켜서 터진게 임오군란이었음. 이런걸 교과서로 가르쳐 주면 시간을 너무 잡아먹으니 깔끔하게 조선이 병.신이라 월급 떼먹어서 좃됨으로 이야기 끝내고 가는거.

임오군란은 훗날 조선이 개화 작업을 하면서 서양 기술에 대한 집착과 더불어 제일 먼저 증기선에 눈깔이 뒤집히도록 만드는 이유가 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