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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스압) 작가들이 상상한 디스토피아 세계

* 요약은 맨 아래에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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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조지 오웰


시간과 공간, 의식까지 정복한 신의 권력


1984에서의 당은 사람들의 업무,주거 공간만 지배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진정한 절대 권력이 되기 위해서는 시간과

인간의 내면까지도 완전히 장악해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모든 기록물, 인쇄물을 오직 당만이 관리할 수 있고,

그 외의 개인적 기록이나 저장매체를 모두 통제한다.


당은 언제든 원하면 자신들이 발간한 신문,책자,영상의

사실과 정보들마저 재편집하고 은폐, 폐기함으로써

사람들의 과거에 대한 기억까지도 왜곡시킨다.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을 정복할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레 미래까지 지배하게 된 당은 마지막으로

인간들의 의식세계를 장악하고자 언어에도 손을 댄다.


정의, 국제사회, 인권, 자유와 같은

기존 시대의 단어들을 사전에서 공식적으로 없애거나

금지시키고 '신어(Newspeak)'라는 마치 기계어와도

같은 새로운 언어 체계를 만들어 문어체와 구어체에

사용하도록 강제한다.


공간, 시간을 넘어 인간의 의식/무의식까지 지배한

빅브라더는 사실상 불멸의 신과 같은 존재가 된다.


이 사회가 무서운 이유는 대중이 분노하고 끌어내릴

어설프거나 탐욕스러운 독재자나 집단이 필요없다는 점이다.


완벽하게 체계화 되고 시스템이 갖춰진 독재정이

완성되어 기계처럼 스스로 굴러감으로써

대중은 자신들이 무엇에 저항해야 하는지도 인지하지 못한다. 


특히 당과 빅브라더가 일부러 주인공의 일탈을

의도적으로 지켜 봐왔다는 듯 중간 중간 통제의

허술한 구멍들조차 의도한 것이라는 묘사가 있어 그야말로

빠져나갈 곳이 없는 완전한 감옥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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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예브게니 자먀틴


인간을 제외한 모든 것을 없앤 살균사회


이 작품 속 인물들은 전부 I-330, O-90 같은

문자와 숫자의 조합으로만 불릴 뿐 이름이 없다.


음식은 석유에서 뽑아낸 합성물을 통해 보충만 하고

남녀는 자신이 원하는 이성을 애정이나

사랑에 기반하지 않고 물건 고르듯 지정해

성적 본능을 손쉽게 해소한다.


모든 건물과 바닥, 벽은 유리로만 지어져

밖에서 안을, 안에서 밖을 서로가 언제나 볼 수 있고

오직 성행위를 할 때만 커튼으로 가릴 수 있는 상호 감시사회다.


인간본능과 그에 기반하는 감정, 영혼을

비논리적/비이성적 가치로 보고 억압하고

독재자인 '은혜로운 선생님'에 대한 찬양만 허용된다.


'선생님'이 정해준 시간에 일어나고, 정해진 일을 하고,

정해진 파트너와 성관계를 맺는 기계적 일상이

반복되는 그들의 삶은 태엽 장난감처럼 보인다.


각자 서로 다음에 무엇을 할지, 무슨 생각을 할지

유리건물처럼 서로를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책에서 묘사되는 도시는 하얀 빛과 파란색이

감도는 미래적인 풍경이지만 그 모습에서

청량감이나 산뜻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박박 문질러 탈색되고 색이 바랜 물건처럼,

영혼과 살이 없어 내면이 다 보이는

인간의 뼈대를 보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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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씨 451, 레이 브래드버리


귀찮고 생각하기 싫어서 다 태워버리다

자신마저 태워버린 사람들


책 읽는 것을 금기시하고 책이 발견되면 전부 찾아내 불태우는

방화서라는 조직이 만들어진 가상의 미국이 배경인 소설이다.


사람들은 길가에 돌아다니는

개, 닭, 고양이 같은 동물이 있으면 마취시킨 뒤

소각로에 산 채로 던져 불태우는 일이 일상이고,


아이들은 밤이 되면 폭주족이 되어 차와

오토바이를 몰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을

들이받아 죽이는 광기의 장난을 펼치며,


미국은 어느 외세와 전쟁 중으로 이미 본토도

공격 받는 상황임에도 남편을 전쟁터로 보낸 아내들은

'죽으면 다른 사람과 결혼하면 그만이지.'

라고 생각하는 정신 나간 세상이다.


대중매체가 발전했지만 그 부작용으로
즉각적이고 자극적인 방향으로만
대중의 관심이 쏠리다가 어느 순간부터

'귀찮고, 시간만 오래 걸리며, 명확한 답을 알려주지 않는'

모든 것을 불태우는 사회가 됨.


물론 책은 상징성으로서의 소설 속 소재일 뿐

도덕성, 정서함양, 대인관계, 대화와 타협 같은

기본적인 가치들마저 무너진 사회다.


특이한 점은 다른 디스토피아 소설들은

독재자 또는 당이나 특정집단이 등장해

개인을 억압하는데 비해


화씨 451의 사회는 국가나 집단이 의도한 것이 아닌,

사회구성원 즉 시민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현 상황을 자초했고 정부는 이후에

그 상황을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는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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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모두가 어린아이로 전락해버린 유토피아


사람을 공장에서 찍어내 만드는 미래사회로,

이미 컨베이어 벨트에 담긴 병 속에서 태아가 형성될 때부터

직업과 계급, 지능, 성격, 신체특징이 정해져 있다.


소설 속 각 사회계급들은

각자의 상황에 매우 만족하며 살아가는데

그 모습이 유토피아와도 같다.


상류층이든 하층계급이든 다들 일과시간만 끝나면

말초적인 오감영화를 보거나, 파티를 열고, 춤을 추고,

술을 마시고, 마음에 드는 이성을 골라 밤을 보내는 등

인간의 오감과 정신이 맛볼 수 있는 모든 쾌락을

극한으로 탐닉하고 있다.


인간들은 외모만 어른일 뿐,

스스로를 돌아보거나 성찰하고 사색하지 못하고

어린아이 수준의 육체적 욕구충족에 갇혀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존재들이다.


인간이 느끼는 현실과 이상의 간극에서 오는

고뇌와 불안, 고민을 모두

인위적으로 제거하고 오직 쾌락과 웃음만

남겨놓아 아무도 불만이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독자로 하여금 굉장히 부자연스럽고

불편한 감정이 들게 만든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석양과 노을

그로 인해 도시의 건물들이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멋진 풍경이 생각나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모르고 순진하게 웃으며

위험한 곳을 달려가는 아기 같은 위태로움이

떠올라 섬뜩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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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자신들만의 낙원을 세우려다 지옥을 만든 사람들


잇따라 자연재해가 발생하여 사회적 혼란이 지속되던 중

정계 곳곳에 잠입한 극단적 기독교 단체가

백악관과 국회를 장악하고 주요 정치인들을 암살한 뒤

자신들만의 신정국가 '길리어드'를 세운 미국이 배경이다.


이들은 자본주의 세계에서 사람들이 무절제하고 방종하며,

타락했던 공허한 삶에서 벗어나

인간 본연의 가치인 인내와 겸손, 경건함, 신앙심과 만족이

가득했던 에덴동산과 성경의 시대를 지상에 구현하기로 한다.


그 결과 각종 사회활동, 직업과 재산의 자유는 오직

남성에게만 허용되며 여성들은 남성을 보조하기 위한

노동력이자 인류 보존을 위한 도구로 취급 당한다.


모든 남자들은 '천사'라는 이름으로 바뀐 군대에 입대해서

군 경력이나 공훈을 세워야만 제대 후 결혼이 허락된다.


과거 지진 등의 재난으로 미국 해안가의

원자력 발전소들이 사고로 무너지거나 유출되면서

지상과 해안이 오염되었다는 설정이라

여성들이 정상적인 아기를 낳을 확률은 1/4 정도다.


이로 인해 '천사'들은 본인 또는 아내가 불임인 경우,

자신의 군사적/정치적 업적에 따라 진급하여

'시녀'라는 국가공인 첩을 두어 대신 아이를 가질 수 있다.


성경과 종교에 기반한 극단적 국가답게

각종 매체와 표현물은 검열 당하는 것이 일상이며,

그나마 허용되는 내용들도 뉴스나 기독교 방송 정도다.


남에게 욕정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화장이나 살이 드러나는 옷, 바지, 무릎 위로 올라오는

치마 등은 금지된 지 오래다.


하지만 겉으로만 종교적 교리를 내세울 뿐 지배계층은

주민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장벽 너머에서 과거 구시대의

잔재인 호텔이나 유흥단지를 남겨두고 그곳에서

온갖 향락과 부도덕한 일들을 뒤에서 즐기고 있다.


도시와 동네는 어떤 쓰레기나 잡초 하나 없이

완벽하게 정리되고 단정한 모습이지만

거기에는 돌아다니는 사람도, 웃음소리도 없어

사람들이 떠나버린 텅 빈 교회가 떠오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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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 옥타비아 버틀러


기업국가와 황무지 사이에서 선택할 자유


전지구적인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빈번해지면서

미국은 재해복구 지출, 식량과 자원 감소로 쇠퇴해간다.


남부와 서부는 물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은 부랑자나 길거리의 빈민이 되거나,

장벽을 세워 폐쇄형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간다.


대부분의 크고 작은 현대도시는 이미 폐허가 되었거나

범죄와 방화, 치안의 부족으로 기능을 잃어간다.


경찰서, 소방서, 대학 등의 공공 기관들이 존재는 하지만

무력해진 연방정부와 살아남기 바쁜 주 정부에게

큰 지원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직원과 공무원들은 신고나 공무를 접수 받아도

출동조차 하지 않거나 오히려 수수료 명목으로

추가적인 요금을 징수한다.


지방도시들은 살아남기 위해

자신들의 토지와 자원, 노동력을 기업에 팔아넘기는데

기업들은 해당 지역의 전력과 에너지를 복구한 뒤

자치권을 주 정부로부터 승인받아 기업국가를 만든다.


공장을 세우고 숙박과 식사를 제공하지만

현금이나 금품을 주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며

설령 주더라도 기업 도시에서만 사용되는 임시전표를 발행한다.


노동의 제공되는 대가보다 훨씬 높은

시설사용료, 전력비, 임대료 등을 명목으로

부채를 뒤집어 씌워 사실상의 공장노예로 전락시킨다.


결국 미국 남부는 죽음과 폐허만이 가득한 무인지대가 되어버리고

북부는 기업국가에서 노예제가 부활하는 시궁창이 된다.




- 요약 -


1984 : 시스템으로 체계화 된 전체주의 감시 독재국가

우리들 : 인간성을 제거하고 효율성만 남긴 투명사회

화씨451 : 인간의 사색과 생각이 즉흥적 정보와 자극에 잠식된 세상

멋진 신세계 : 육체와 정신의 만족감에 마취된 사회

시녀 이야기 : 종교의 이름으로 모두를 억압하면서 정작 자신은 타락한 국가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 : 기업국가에 지배당하거나 황무지에서 죽거나

댓글
  • Rule63 2025/02/01 16:36

    전부 다 합치면 되네


  • 새턴인
    2025/02/01 16:34

    스크랩하고 나중에 읽어봐야징

    (N5rWSy)


  • Rule63
    2025/02/01 16:36

    전부 다 합치면 되네

    (N5rWSy)


  • 사사십육
    2025/02/01 16:40

    모두 다 읽었는데 우리들은 몰랐네
    고미워 꼭 읽을께~~

    (N5rWSy)


  • RangiChorok
    2025/02/01 16:40

    저기서 우리들은 HOI4 레드플러드 모드에 "일국"으로 플레이하면 느낄 수 있음

    (N5rWSy)


  • 구가구비상구
    2025/02/01 16:41

    ㅇㄷ

    (N5rWSy)


  • 캇셀하임
    2025/02/01 16:41

    씨앗을 뿌리는 사람은 강대국과 약소국으로 치환하면 그냥 현실인데

    (N5rW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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