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거 썰 풀어달란 사람 있어서 씀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8/read/37038477
사실 당시에 고양감이 엄청나서 못 참고 북유게에 글도 썼다구
난 북유게이니까
아무튼
저 링크 날짜인 2023년 11월 18일이었음
밤에 1호선 타고 집 오는데 주안역 도착해서 내리니까
맞은편 승강장에 사람들이 웅성웅성하고 있음
뭔 일인지 궁금해서 가 보니까
내가 당시 20대 후반이었는데
나랑 동년배거나 좀 더 어린 친구가 쓰러져 있는 거
근데 아무도 조치 안 하고 있길래
바로 머리 옆에 무릎 꿇고 의식 확인부터 함
119에 신고했냐니까 주위 한 분이 이미 했더라
CPR 교육에서 배운 대로 어깨 두드리면서 물어봐도 반응 없고
손목이랑 목에 손가락 대 봐도 맥박 없고
코랑 입에 귀 대고 가슴 바라보면서 호흡 확인해도 없길래
바로 가슴압박 시작함
그때 CPR에 최적화돼있다는 BPM인
퀸의 another one bites the dust를 맘 속으로 플레이하면서
FM대로 꾹꾹 눌렀는데
30회 다 돼갈 때쯤 이 친구가 커헉 컥 컥 하면서
호흡을 시작함!
가슴 움직이는 거 보고 1차로 안심됐는데
숨쉬기가 너무 불편해 보였음
그래서 기도 확보하려고 입 속을 보니까
혀가 접혀서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고 있는 거임
그래서 호흡 유지되는 동안 고개 젖히고
기도 확보하면서 혀 잡고 숨 잘 쉴 수 있게 해 줌
그 와중에 주위에 있던 시민 분들도
쓰러져 있는 친구 팔 다리 주물러 주고 계셨음
그렇게 호흡 계속되는 동안 내가 계속 깨우면서 의식 확인하는데
풀려 있던 동공이 나 보면서 조여드는 게 보였음
진짜 이건 내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일 거라 생각함
그때
"아, 이 사람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안도감이랑 고양감이 몰려옴
얼마 안 있어서 구조대원 분들이 멀리서 들것 들고 오심
그냥 인계해 드리면 될 것 같아서 자리 떠나는데
시민 중 한 분이 나한테 물티슈 뽑아서 주시더라구
말려들어가던 혀 잡고 있던 손 닦으라고
그래서 닦고 역 화장실에 티슈 버리고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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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하트세이버라는 제도가 있다는 걸 들어서
주안역 관할 소방서에 전화해가지고
하트세이버 현실칭호 받을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원래 그때그때 소방관 분들이 물어보신다고 함
근데 나는 구조대원 분들 오시는 거 보고 바로 돌아서서 나왔으니
그건 못 받게 된 걸로...
근데 진짜 한 번 하면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인 듯
그 날 여친님 집으로 바로 가기로 했는데
이 일 때문에 바로 못 가서 상황 종료 후에 전화하니까
마이 리틀 히어로인 거냐면서 뽀뽀 엄청 많이 해 줌
아무튼 유게이들도 군대에서 배운 거 활용해서
소중한 인명 많이 구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구
밑에 쓸데없는 사족만 아니였어도 추천을 했을건데
돼지보노
2025/01/26 06:25
밑에 쓸데없는 사족만 아니였어도 추천을 했을건데
반다비
2025/01/26 06:25
멋지네
具風
2025/01/26 06:26
여자친구한테 뽀뽀 많이 많았다니 칭찬은 하지 않겠다 히어로유게이
엘리제 슈바르처
2025/01/26 06:27
기도확인까지 제대로 했군! 이 친구 아주 교육을 제대로 받았어!
직구지온잔당군
2025/01/26 06:27
사람을 살리는 박자가 "주님 한 놈 더 보내드립니다"
ㅋㅋㅋㅋㅋ
슈뢰딩거의 고양이집사
2025/01/26 06:29
그니까 가사가 좀 그렇긴 한데ㅋㅋㅋ 박자는 최적화돼 있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