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마 기념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그라스 원더는 기숙사에서 조용히 앉아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차를 한 잔 마시고 있었다.
분명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어야 할 터인데, 의외로 승부복, 그러니까 이번 아리마 기념 때 입었던 새로운 승부복을 입고 정좌한 채, 단정한 자세로 후룩, 한 모금 차를 들이켠다.
그 옆에는 그라스 원더의 상징과도 같은 그녀의 분신, 나기나타가 놓여 있었다.
엘 콘도르 파사는 기숙사에 없다. 아니, 단순히 기숙사에만 없는 것은 아니다. 그녀의 파트너인 맘보가 꽥꽥거리며 오리처럼 울어 젖히고 있었지만, 그라스 원더에게 있어 그런 소음 따위는 사소한 일일 뿐이었다.
그래, 엘 콘도르 파사는 없다. 영원히,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
차에서 비릿한 향이 올라온다. 하지만 그라스 원더는 그것을 마시길 멈추지 않는다. 어느새, 찻잔이 바닥을 드러냈고, 그라스 원더는 후우, 작은 한숨과 함께 그것을 탁자 위에 내려놓는다.
하늘은 맑았고, 그라스 원더의 기분도 파랬다. 그녀의 눈동자는 이미 푸르디푸른 색으로 물들어 있었고, 그녀의 트레이너 씨에게 그 사실을 알려드릴 것이다.
천천히 나기나타를 들어, 시끄럽게 짖어대는 날아대는 맘보의 머리를 내려친다. 그제야 조용해진다. 더 이상 그라스 원더를 모욕하지 않는다. 엘 콘도르 파사처럼, 얌전해진 것이다.
나기나타를 휘둘러 칼날에 묻은 것을 털어낸다. 전부 그 사람 때문이다. 트레이너 씨…아니, 트레이너 씨는 잘못이 없다. 그라스 원더의 트레이너 씨는 언제나 완벽하고, 언제나 다정하고, 언제나 그라스 원더 일편단심이다.
그런 트레이너 씨가, 그라스 원더의 트레이너 씨가 잘못했을 리 없다. 그래, 사무라이가 주군이 잘못했다고 생각할 리 없지 않은가.
그저, 트레이너 씨 주변에 여자가 너무 많았을 뿐이다. 히토미미도, 우마무스메도, 이상하리만치 여자가 많은 사람이다.
그래, 마치…암 덩어리 같은 것들. 종양은 도려내야 한다. 그래야 트레이너 씨가 산다. 도려내는 것이 무섭다고 내버려 두었다간, 언젠가는 트레이너 씨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다.
그러기 전에, 트레이너 씨 대신 이 그라스 원더가, 그 악성 종양들을 도려낼 것이다.
그러기 위한 승부복이고, 그러기 위한 나기나타이다.
아리마 기념에서 스페셜 위크를 추월하며 1착의 영광을 거머쥐었을 때부터 생각했다. 이 새로운 승부복은 그라스 원더에게 묘한 힘, 그리고 알 수 없을 정도로 또렷한 정신을 가져다준다고.
마치 정신일도 하사불성의 그라스 원더에게 걸맞은, 무사로서의 힘을 극한까지 끌어내 준다고. 그래서 가능했던 것이리라.
눈앞의, 앞서가던 스페셜 위크를 이상하리만치 손쉽게 따라갔고, 그녀가 놀랄 새도 없이 추월해버리고, 그것도 모자라 경이로울 정도의 마신차로 거리를 벌리기까지 했다.
평소의 그라스 원더라면 아슬아슬했을 것을, 이 승부복의 푸른 빛은 그녀를 조금 더 높은 경지로 이끌어 준 것이다.
동시에, 라이스 샤워가 어떤 생각을 하며 달렸는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따라간다, 오롯이 그 하나를 마음에 새기고 달렸다던 자그마한 친구의 말마따나, 그라스 원더 또한 단 한 가지 생각만을 가슴에 품고 달렸으니까.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베어 넘긴다.
그래, 베어 넘기려면 따라가야 한다. 마주쳐야 한다. 추월해야 한다.
그것이 아리마 기념에서의 원동력이었고, 그라스 원더의 승부복이 끌어낸 힘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라스 원더는 그 힘을 다시금 사용하려 한다.
그라스 원더를 위해서가 아니다. 트레이너 씨를 위해, 그라스 원더가 깊이 사모해 마지않는 그녀의 낭군, 트레이너 씨를 위하여.
부군을 위해서라면 온 트레센을, 일본 열도를, 세계를, 적으로 돌릴 각오가 되어 있다. 임전무퇴의 그라스 원더에게 있어, 이는 당연하다.
나기나타를 손에 쥔 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바라보는 방향은, 트레이너 씨의 기숙사였다.
여기, 그라스 원더의 기숙사 방에서도 맡을 수 있는 트레이너 씨의 체취를 따라 천천히 걸어간다. 그러다가 문득, 코를 찌르는 듯한 역겨운 냄새에 그라스 원더는 인상을 찌푸린다.
트레이너 씨의 감미로운 향기에, 역겨운 것의 더러운 악취가 섞여 있다. 그래, 종양이다. 트레이너 씨를 좀먹고 있는 악성 종양. 어서, 하루빨리 그라스 원더가 도려내야 할…구역질 나는 덩어리.
그라스 원더를 모욕하고 수치를 주는, 비겁한 것. 모욕받은 사무라이가 칼을 뽑지 않는다면, 이는 그라스 원더의 명예에 커다란 누가 될 것이다.
그럴 순 없다. 트레이너 씨의 곁에 영원히 있으려면, 흠 하나 없이 완전무결하고 깨끗한, 그러면서도 순수한 몸과 마음은 필수다.
그것이 트레이너 씨의 예(禮)와 의(義)는 아닐지언정, 그라스 원더의 예와 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그라스 원더의 가슴 고동이 점점 빨라진다. 마치 레이스에서 승리의 환희가 눈앞에 다가왔을 때처럼, 절제하기 어려울 정도의 흥분과 고양감이, 그라스 원더를 감싸 안는다.
그리고 그 박동에 맞춰, 발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아니, 어느 순간부터 달리고 있었다. 빠르게, 더 빠르게, 그라스 원더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주변이 조금 시끌시끌했지만, 그녀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놀람, 두려움, 경외, 비명, 혼란과 고함. 어차피 전부 시답잖은 말들이다. 그라스 원더가 신경 쓸 것들이 전혀 아니다.
그라스 원더의 푸른 안광이 남기는 잔상을, 히토미미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우마무스메들조차 따라잡지 못한다.
트레이너 씨의 기숙사까지, 그녀가 한달음에 계단을 올라가 발구르기로 계단을 끊어버리고, 나기나타로 엘리베이터의 줄을 종잇장처럼 잘라버릴 때까지, 그 누구도 그라스 원더에게 도달할 수 없었다.
저 멀리서 달려오는 몇몇 우마무스메들, 그리고 녹색의 섬광이 보인다. 자질구레하다. 방해한다면 전부, 사무라이로서 응대해 주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보다, 저 귀찮은 방해꾼들이 오기 전에, 트레이너 씨의 악성 종양을 도려낼 시간이다.
천천히 트레이너 씨의 기숙사 문을 잡고, 손잡이를 돌린다. 철컥, 하는 소리가 들리지만, 문은 열리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 낭비할 생각은 없다. 손아귀에 힘을 준다. 젠틸 돈나에겐 괴력이 있다지만, 그라스 원더에겐 무사의 혼이 있다.
으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잠금장치들은 더 이상 그라스 원더를 방해하지 못한다. 손을 한번 털어내고, 나기나타를 쥔 채로 문을 밀치고 들어간다.
신발이 하나, 신발이 둘, 하나는 트레이너 씨의 것, 다른 하나는…그보다 훨씬 작은 것. 그라스 원더의 것은 아니다.
조금 더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자, 익숙한 트레이너 씨의 침대가 보인다. 그리고 짙게 풍겨오는 트레이너 씨의 향기, 그라스 원더가 정말로 좋아하는 향기. 트레이너 씨가 보인다.
동시에, 그라스 원더의 코를 찔러오는 악취도 강해진다.
더러운 우마무스메의 체취, 코를 막아도 그라스 원더의 뇌를 직접 찌르는 듯한 역겨움. 헛구역질이 나오려는 것을 굳건한 정신으로 참아내며, 그라스 원더는 이를 바드득 갈았다.
그 소리에, 트레이너 씨가 눈을 뜬다. 그리고 그 옆에 있던 우마무스메도, 그 혐오스러울 정도로 거대한 지방 덩어리를 출렁거리며 일어난다. 옷이 없다. 실오라기 한 올도 없다. 입꼬리가 올라간다. 아니, 한쪽 얼굴이 일그러진 것일지도 모른다.
트레이너 씨가 놀란 눈으로 이쪽을 본다. 이해할 수 있다. 아무래도 그라스 원더가 트레이너 씨의 방에 무단으로 침입한 것은 사실이니까. 요조숙녀인 그라스 원더이기에, 다른 몇몇 우마무스메들처럼 트레이너 씨의 사생활을 존중 못 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러니, 지금의 이 상황에 트레이너 씨가 놀라실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아니, 어쩌면 그보다도 더, 그라스 원더의 기분은 가라앉았으리라. 차갑고, 시릴 정도로, 파란색의, 기분. 승부복과도 같은 색.
한껏 그늘진 얼굴로 트레이너 씨를, 그리고 그 옆에서 아직도 상황 파악을 못 하는 암 덩어리를 바라본다.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트레이너 씨의 첫마디였다. 오해, 이 상황에 무슨 오해가 있단 말인가. 그래도 트레이너 씨가 변명부터 하시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니, 작은 한숨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그 옆의 우마무스메, 빠르게 달리지조차 못하는 우마무스메는 아니다. 그라스 원더의 이 기분을 오롯이 다 받아줄 유일한 우마무스메다.
트레이너 씨가 뭐라고 하는 것이 더는 들리지 않는다. 천천히 손에 쥐고 있는 나기나타를 치켜든다. 짧은 호흡으로 정신을 가다듬고, 물렁물렁하고 쳐진 고깃덩어리, 그것보다 조금 위에 있는 것을 단숨에―
“……!!”
―베어낸다.
트레이너 씨의 하얀 침대가 선홍빛으로 물든다. 그 옆으로 우마무스메였던 ‘것’의 일부분이 데구르르 굴러간다. 마음 같아서는 한 조각도 남지 않을 때까지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트레이너 씨의 앞이니까.
트레이너 씨가 아니었다면, 그라스 원더의 마지막 자비조차 없었으리라.
트레이너 씨가 그답지 않게 비명을 지른다. 하기야, 제아무리 강인한 정신의 트레이너 씨라도, 눈앞에서 붉고 끈적한 것이 솟구치는 것을 본다면 놀라시는 것이 당연하겠지.
하지만 괜찮다. 잠시 충격을 받으실지언정, 원래 종양을 도려내는 데에는 피가 흐르는 법이니까. 그저, 트레이너 씨의 손을 더럽히지 않으려, 그라스 원더가 더럽힐 뿐이니까.
한결 기분이 나아진다. 푸르렀던 기분이 붉게, 푸른 안광이 점차 붉은색으로, 이루어냈다는 환희와 트레이너 씨를 향한 뜨거운 사랑이 그라스 원더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아아…당신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가로막는 모든 것을 베어 넘겨서라도, 이 손을 얼마나 더럽히더라도, 당신의 순수를 위해서. 이 얼마나 고귀하고 아름다운 희생이란 말인가.
그러니까, 그런 눈으로 보지 마세요. 당신의 애마, 당신의 담당 우마무스메, 당신의 모든 것인 이 그라스 원더를…두려워하지 마세요.
트레이너 씨는 아무 잘못 없으니까요. 모든 것은 저 고깃덩어리가 트레이너 씨에게 달라붙어서 일어난 일이니까, 그렇게 벌벌 떨지 마세요. 평소처럼 당당하게, 그라스 원더에게 어울리는 트레이너 씨로 있어 주세요.
시끄럽게 열리는 문도, 허겁지겁 들어오는 경찰관들도, 우마무스메보다 더 무서운 녹색의 악마도, 그 어떤 것도 트레이너 씨와 그라스 원더를 방해할 수 없으니까요.
나기나타를 고쳐 쥐며, 트레이너 씨를 뒤로한 채, 새로운 방해꾼들을 향해 그라스 원더는 한 걸음 내디딘다. 테이저건과 진압봉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붉게 침식된 눈으로 주변을 한번 둘러본다.
그리곤, 다시금 나기나타가 번뜩인다. 그라스 원더의 푸른 승부복에, 붉은 보색이 덧대어진다. 하늘에 그리는 질척한 빗물처럼. 나기나타를 흔들어 그것을 털어냄과 동시에, 또 다른 ‘것’이 바닥을 데구르르 구른다.
테이저건이 발사된다. 사각은 없다. 그라스 원더가 피한다면, 트레이너 씨가 맞을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피할 생각 따윈 없었다. 나기나타의 대를 휘둘러 날아오는 것들을 쳐낸다. 인간에게는 불가능하겠지만, 우마무스메에게는 가능하다.
아니, 우마무스메라서가 아니다. 그라스 원더는 가능하다. 사무라이의 푸른 승부복을 입은 그라스 원더는, 가능하다.
동시에, 그라스 원더는 차례차례 자신을 공격한 것들의 수급을 취한다. 절제된, 그러면서도 확실하게, 깔끔하게,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오롯이 같은 부위만을 노린다. 방 안이 붉게 물든다. 사방팔방으로 질척이는 독점력의 산물이 튄다. 그라스 원더의 눈은 붉은색이었다.
그리고,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승부복 또한 붉게 물든다.
트레이너 씨와 그라스 원더, 그리고 붉은색의 세계.
천천히 트레이너 씨에게 다가간다. 웃으며 손을 내민다. 트레이너 씨가 그 손을 쳐낸다. 도망간다. 문을 향해서, 붉은 세계에서 뛰쳐나가려 한다.
그렇구나.
트레이너 씨도 오염되셨구나.
트레이너 씨가 그라스 원더를 거절할 리 없는데, 트레이너 씨가 그라스 원더로부터 도망갈 리 없는데, 그라스 원더를 보고 비명을 지르며 두려워할 리 없는데. 트레이너 씨가 그라스 원더가 아닌 다른 우마무스메에게 물들 리가 없는데. 영향을 받을 리가 없는데. 악성 종양이 될 리가, 없는데.
그런데, 도망가시다니.
그런 트레이너 씨의 다리는 필요 없다.
그런데, 손을 쳐내시다니.
그런 트레이너 씨의 손은, 필요 없다.
그런데, 비명을 지르시다니.
그런 트레이너 씨의 혀는 필요 없다.
그라스 원더 이외의 다른 것에 물들지 않는 트레이너 씨만이, 그라스 원더에게는 필요하다.
그래서 나기나타를 휘둘렀다.
트레이너 씨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그래서 나기나타를 휘둘렀다.
트레이너 씨가 그라스 원더를 거부할 수 없도록.
그래서 나기나타를 휘둘렀다.
트레이너 씨가 그라스 원더에게 비명을 지르지 못하도록.
비록 몸뚱어리와 그 위에 붙은 목만이 남을지라도, 그라스 원더는 트레이너 씨를 사랑한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트레이너 씨 자신보다도.
언제까지나.
죽을 때까지.
죽음, 그 이후에도.
영원히.
* * * * * * * * * *
“……그런 꿈을 꾸었어요.”
“그게 무슨 소리니, 그라스 원더 원더야.”
“그냥 그렇다는 거예요.”
그라스 원더는 방긋방긋 웃으며 말했지만, 그 말을 듣는 트레이너 씨의 목덜미에는 식은땀이 한 줄기 흘러내렸다. 그야, 다른 우마무스메도 아니고, 그라스 원더가 그런 말을 하면…농담으로 안 들린단 말이다.
그러면서 슬쩍, 그라스 원더의 눈동자를 훔쳐본다. 푸른색이지? 평소의 푸른색이 맞지?
“그렇게 보지 않으셔도, 저는 정상이랍니다.”
“아, 아니…딱히 그런 게…….”
그러나 역시 우마무스메의 본능은 히토미미의 시선 정도는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이리라. 그라스 원더가 볼을 부우―, 부풀리며 퉁명스럽게 말한다. 그래, 담당 트레이너로서 담당 우마무스메를 믿지 못한다면, 누구를 믿을 수 있단 말인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다시금 그가 하던 일로 돌아간다. 그라스 원더의 상태를 살피는 것 보다 수백 배는 더 중요한 일, 지금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 남자라면 어쩔 수 없는 일.
“하지만 트레이너 씨.”
옆에서 그라스 원더가 뭐라고 말을 하지만, 그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온 신경을 눈에 집중하고, 움직임을 하나하나 쫓아간다. 머릿속에 4K 초고화질 동영상으로 저장해 둔다.
“남성분의 본능이라는 건 이해하지만요, 자꾸 이렇게―”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 복장으로 일하고 있는 외부 직원의 움직임을, 위아래로 푸릉푸릉 흔들리는 그것을, 그녀가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천박할 정도로 탱글탱글하게 흔들리는 그것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옆에서 담당 우마무스메가 뭐라고 왱알왱알 중얼거리고 있었지만, 안 들린다. 그런 것을 듣기 위한 뇌의 에너지마저, 눈앞의 크고 아름답고 탱탱한 것의 움직임을 저장하는 데에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라이트 헬로 씨의 가슴만 쳐다보고 계시면, 꿈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고요?”
“……아.”
차가운 칼날이 그의 목에 닿자,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슬그머니 시선을 돌려 그라스 원더의 눈치를 살핀다. 귀가 완전히 누워 있는 것이, 살아나가긴 그른 것 같았다.
“처신, 잘, 하세요?”
“…….”
“대답.”
“……넵.”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그의 눈은 다시 95의 거대한 꿈의 동산을 향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알아차리지 못했으리라.
그라스 원더의 눈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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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인 묘사는 없으니 아슬아슬 세이프?
KaidoHKS
2024/12/25 21:22
아....꿈이라니 다행.......이 아니잖아!!!!
H_YUI
2024/12/25 22:35
그라스 원더 원더야.... 솔직히 이건 어쩔수 없어.
수컷의 본능 같은거란다
ㄴ약쟁이신사ㄱ
2024/12/25 22:33
나 이분 괴문서 시리즈가 ㄹㅇ 재밌드랔ㅋㅋㅋ
말딸 안하는데 이분 괴문서로 말딸 괴문서만 봄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