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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수사자) 마포고 연대기 1. 유년기 - 제왕의 탄생



안녕하세요.

 

어제 올린 글에서 예고한 대로,

사상 최고 최악의 수사자 무리라고 알려진,

마포호 무리(Mapogo Coalition)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할까 합니다.

 

먼저 마포호에 관해 간략히 설명하면,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국립공원의 일부인 사비샌드 지역을 6년간(2006-11) 지배했던 6마리의 수사자 무리입니다.

 

그들은 장기간에 걸쳐 엄청 광활한 영토를 다스렸으므로, “Legend”라고 불립니다.

그들보다 더 강력한 사자들은 없었다!

그들보다 더 잔인한 사자들은 없었다!

수사자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낱낱이 보여준 사자 무리,

그들이 바로 마포호입니다.

 

마포호(Mapogo)는 사비샌드의 원주민 줄루족의 언어로 ‘악당’이란 뜻입니다.

이제 악당들의 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1. 유년기- 제왕의 탄생

(1) 제왕의 부모

대한민국이 월드컵의 열기로 한껏 달아올랐던 2002년.

머나먼 남아프리카의 사비샌드에는 스파르타(Sparta)라는 프라이드가 있었습니다.

 

프라이드(pride)란 일반적으로 사자 무리를 의미합니다.

프라이드는 보통 암사자와 아기사자들로 구성됩니다.

프라이드는 철저하게 모계 중심입니다.

성체가 되면 무리에서 쫓겨나 방랑을 떠나는 수사자들과 달리,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암사자들은 태어난 곳을 떠나지 않습니다.

평생 고향에 머물며 엄마, 이모, 자매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자식들을 키웁니다.

 

성체 수사자는 엄밀히 말해 프라이드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만 프라이드를 지배하고 거느릴 뿐입니다.

수사자들은 다른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암사자들을 쉽게 정복하기 위해,

형제들끼리 뭉쳐 컬리션(coalition)을 결성하곤 합니다.

컬리션은 “연합정부, 연정”이란 뜻이며,

수사자에 대해 서양인들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경쟁에서 승리한 컬리션은 프라이드를 장악하고 그 안에 자기들 씨를 퍼트립니다.

훗날의 마포호처럼 크게 성공한 컬리션은 동시에 여러 프라이드를 거느리기도 합니다.

 

스파르타 프라이드는, 그 이름에 손색없이,

일대에서 가장 유능하고 강력한 프라이드였습니다.

일단 (정확하진 않지만) 5마리의 암사자로 구성되었고(보통 3마리 정도라 합니다),

모두 건강하고 뛰어난 사냥기술을 가진 어미들이었습니다.

그녀들에게는 10마리의 자식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절반인 5마리는 수컷이었죠.

그 꼬마들은 훗날 Pretty Boy, Rasta, Scar, Mr. T, Kinky Tail이란 이름을 갖게 됩니다.

바로 위대한 마포호 형제들인 것이죠.

 

나이 차는 조금 있었습니다.

프리티보이, 라스타, 스카가 동갑내기로 세 살이었고,

미스터티와 킨키테일은 아직 첫돌도 지나지 않은 한 살이었습니다.

 


- 엄마랑 놀고 있는 어린 킨키테일과 미스터티 -


단, 글의 흐름을 방해하긴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라스타와 스카 사이의 혼선입니다.

많은 자료들이 마포호 형제의 이름을 열거할 때 스카를 빼고 Dreadlocks를 넣곤 합니다.

(사실 저도 앞서 올렸던 두 글에서 같은 실수를 했습니다.)

원래 드레드락은 라스타의 별명입니다.

Dreadlocks은 자메이카 원주민의 독특한 헤어스타일입니다.

우리에겐 흔히 레게파마 머리로 알려진 것이죠.

Rasta는 Dreadlocks 스타일의 별칭입니다.

그 사자의 치렁치렁한 갈기 때문에 라스타란 이름을 붙여줬는데,

혹자들은 그를 드레드락이라 불렀죠. 이것이 1차 혼선입니다.

 

중요한 건 2차 혼선입니다.

라스타가 드레드락과 동의어임을 모르는 사람들이 스카를 라스타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스카는 등에 큰 상처가 있어 붙여준 이름인데,

냉정히 말해, 그는 마포호 중 가장 존재감이 약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사람들이 착각하기 더 쉬웠던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많은 잘못된 자료들(제가 앞서 올린 두 글 포함)에,

마포고가 “마쿨루-드레드락-라스타-프리티보이-미스터티-킨키테일”로 나오는데,

그럴 경우 여러분은 드레드락은 라스타, 라스타는 스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시 원래 하던 얘기로 돌아가죠.

이 다섯 형제는 스파르타 프라이드라는, 최고의 어미들에게서 태어났습니다.

그녀들은 사비샌드 최고의 사냥꾼들이었죠.

사자들은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이미지로 알려져 있지만,

무리의 규모와 실력에 따라 사냥감에 차이가 납니다.

어지간히 강력한 무리가 아니라면,

기린이나 버팔로 같은 대형 초식동물들은 쉽게 사냥하지 못하죠.

아래 영상에서 보이는 것처럼 버팔로는 오히려 사자를 죽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Lion Killer라고 불리기도 하죠.

 

https://www.youtube.com/watch?v=nj5nUpbtyEs

 

기린은 버팔로보다 더 무서운 먹잇감입니다.

기린의 강력한 뒷발차기에 목숨을 잃은 사자는 부지기수입니다.

 

그러나 스파르타는 기린이나 버팔로도 해치우는 진정한 사냥꾼들이었습니다.

아래 영상은 스파르타 프라이드가 기린을 잡는 모습입니다.

(결정타를 가하는 수사자는 마포호 형제의 아버지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2&v=gH1RQqjxD-I

 

그녀들은 어린 마포호 형제에게 최고의 어미이자 최고의 스승이었습니다.

어린 형제는 훌륭한 어미들을 둔 덕에 언제나 충분한 영양 공급을 받았으며,

최고의 사냥기술과 싸움기술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럼 그들의 아버지들은 누구였을까?

그들은 West Street라는 컬리션이었습니다.

그들은 Scar Eyebrow를 필두로 총 5마리 수사자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웨스트스트리트는 숫자도 많았지만, 모든 개체가 거대하고 강력했습니다.

이 압도적인 챔피언들 앞에 나서는 도전자나 경쟁자는 없었습니다.

그들은 광활한 영토를 통치했고, 여러 프라이드를 거느린 제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거느린 프라이드 중 가장 뛰어난 스파르타와의 사이에서

마포호 형제들이 태어난 것입니다.

이처럼 마포호는 최고의 부모들의 유전자를 받고 태어났습니다.

그들은 진정으로 왕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이 훗날 아비들을 능가하는 대제국을 건설한 것은,

어쩌면 일찌감치 정해진 운명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스카아이브로와 스파르타 암사자-

 

다음은 웨스 컬리션과 스파르타 프라이드가 나오는 다큐라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HAz8SVufZPs&t=40s

 


-스카아이브로의 사진입니다. 이름대로 왼쪽 눈가에 상처가 있죠-

 

통계에 따르면, 아기 수컷들 중 불과 1/8만이 성체가 될 때까지 살아남는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마포호 형제는 대단히 유복했습니다.

어떤 위협에서도 그들을 지켜줄 아비들과,

언제나 충분히 영양을 공급해주는 어미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형제들은 대단히 안정되고 풍요로운 유년기를 보냈습니다.

그들은 여느 아기 사자들처럼 모험심 강하고 장난기가 많았습니다.

호기심이 왕성했으며, 일찌감치 형제간의 유대를 발달시켰죠.

 

특히 두드러진 모습을 보인 것은 가장 어린 두 막내였습니다.

킨키테일과 미스터티는 유달리 강력한 결속력을 자랑했습니다.

그들은 단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고, 마치 한몸처럼 붙어다녔죠.

또한, 형제들과 장난치고 놀 때 보면, 유독 과감하고 대담했습니다.

훗날 역사에 이름을 남길 징조를 이미 드러낸 것인지도 모릅니다.

 

글을 쓰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오늘은 이만 쓰겠습니다.

 

다음 편에선 또 한 마리의 마포호, 마쿨루의 등장을 다루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댓글
  • 첨예한대립 2017/11/04 00:17

    [리플수정]우와 우와~ 퀴즈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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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7/11/04 00:19

    글이 너무 길어져서 영상은 링크로 대체하고, 사진들 크기를 좀 작게 수정했습니다.

    (UNRJCL)

  • 대장 2017/11/04 00:21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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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껑훈이 2017/11/04 15:00

    전 편에 이어 기대가 큽니다. 계속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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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깡패 2017/11/04 15:03

    매번 재밌게 읽고있습니다 추천이구요
    많은 불페너들이 더 많은 관심가져주시길 바랍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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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퇴본능 2017/11/04 15:04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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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청년 2017/11/04 15:56

    우와 재밌게 잘 읽었어요 담편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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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리뿌리 2017/11/04 16:08

    저번 마포호vs마징길레인 글은 너무나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이번글도 흥미진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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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깡패 2017/11/04 16:08

    뭔가 읽을때마다
    마치 야인시대를 보는 느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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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7/11/04 16:44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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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직한사람 2017/11/04 17:09

    저번 글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번에도 잘 읽을게요 너무 생생하게 적으시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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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판 2017/11/04 17:24

    와 흥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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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7/11/04 17:34

    네 아직 도입부지만 이제 슬슬 재밌는 내용들이 나올 겁니다.
    오늘이나 내일 중에 또 올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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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무부장관 2017/11/04 17:49

    너무좋음! ㅋㅋ예전글부터 잘 읽고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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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풍선빈 2017/11/04 17:54

    마포고등학교 졸업생으로서, 역시나 예의상 출석.....그리고 추천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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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나리 2017/11/04 18:00

    존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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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캔터제랄드 2017/11/04 18:41

    순간적으로 마포고에서 연대 들어간 학생 일대기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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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니@솔지 2017/11/04 18:45

    꾸준 연재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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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벌 2017/11/04 19:01

    저희때도 마포고가 강했습니다.
    다른 주변은 다 교복인데 마포고만 사복이라 상대적으로 좀 멋부리고 놀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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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풍선빈 2017/11/04 19:26

    박재벌// 흠.....연배가 꽤 되시는 느낌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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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ger_sik 2017/11/04 19:51

    아 너무 재미있어요 ㅎ 이 맛에 불펜을 끊지 못하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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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ajra 2017/11/04 20:10

    저번글에 이어 흥미진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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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kwmdsksek 2017/11/04 20:29

    오오오
    재밌습니다.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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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goyang 2017/11/04 20:30

    넘 재밌습니다. 다음 글 기다리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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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은한방™ 2017/11/04 20:46

    마포고등학교인줄 알았네요. 가양역 부근에 있는데...우리집 근처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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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7/11/04 21:25

    애무부장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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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7/11/04 21:25

    폭풍선빈// 오셨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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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7/11/04 21:26

    캔터제랄드// 기발하시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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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7/11/04 21:27

    박재벌// 제 또래쯤 되시는 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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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벌 2017/11/04 22:24

    폭풍선빈// 마포고 나온 (최)휘성이 저보다 서너살 아래로 알고있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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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풍선빈 2017/11/04 22:25

    박재벌// 아...거의 사복 마지막 세대정도 되시는군요 ㅎ
    전 휘성선배보다 두 학년 아래라서 교복이 너무 익숙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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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달레스 2017/11/04 23:09

    동문들 많네요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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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츠용수 2017/11/04 23:12

    오늘 자정 이후 하나 더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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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nrudwjd1 2017/11/04 23:23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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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량도령 2017/11/05 00:33

    잘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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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안문 2017/11/05 02:06

    재밌습니당! 다큐멘터리에서 해설 해주시는 분 같네요~ㅎ한편 더 올리신거 마저 보러 갈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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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케 2017/11/05 08:11

    마포고 2번째 보는데도 고등학교로 착각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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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霸打珍熙 2017/11/05 20:53

    와 매번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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