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당
(서류 작업을 처리하는 중)
우.. 우우...
시끄럽다. 네가 거짓으로 우는 척한다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소란이란 말인가.)
엽 형, 진정하시오. 운상을 그리 다그칠 것까지는 없잖소.
조 형. 당신은 운상에게 너무 무릅니다.
이 아이는 이렇게 크게 혼을 내도 제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조금만 불리하면 우는 척하며 상황을 모면하려하니, 이에 속으면 안됩니다.
저기... 세 분께서는 어떤 일로 강경당에 오신 것인가요?
아, 위 장문. 사실은 운상이-
우우... 위 장문인! 저는 억울해요! 제 말을 들어주세요...
조 형이 위 장문인께 말씀을 드리고 있거늘 네가 제 잘못도 모르고 입을 놀리다니,
아무래도 너는 좀 더 혼이 나야 정신이 차릴 모양이구나.
히익!
엽 대협, 우선은 진정하시지요. 이래서는 분란만 커질 뿐입니다.
아... 죄송합니다 위 장문인.
제 동생이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이렇게 뻔뻔한 태도를 보이니 그만 평정을 잃었습니다.
저희가 강경당에 온 이유는...
당신과 엽운주는 위국에게 전후사정을 설명했다.
엽운상이 장난삼아 강경당의 서책주문표에 남색을 다루는 색정소설을 적어넣어, 그 책이 강경당에 반입되었다.
당신은 장부를 정리하다가 이 사실을 발견했고, 운상을 추궁하던 중 엽운주도 이를 알게되어 함께 운상을 호송해왔다.
책 제목이... 『붉은 선인과 금색 승려가 21일간 육체와 육체의 농밀한 선문답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건에 관하여』 ...?
(내가 처음으로 출판했던 남색 소설이 아닌가!!!!)
이는 운상을 가르치지 못한 제 책임도 있으니, 책을 찾고 운상을 처벌한 뒤에는 저 또한 죄를 청할 것입니다.
엽 형, 부디 그러지 말아주시오.
이는 물론 운상이 제멋대로 군 일이지만, 책임을 따지자면 당문에도 책임이 있소.
주문서와 납품된 서적을 제대로 확인했다면 이렇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오.
이 일을 철저히 따지면 당문의 체면도 상하게 되니, 내 얼굴을 봐서라도 참아주시오.
흥! 조 오빠의 말이 맞아!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오라버니는 조 오빠의 못생긴 얼굴이나 보고 반성해!
......
힉!!
엽 대협, 저 또한 부탁드리겠습니다. 부디 진정해주십시오.
이번 일은 강경당을 관리하는 제 잘못이 가장 크니, 오히려 제가 죄를 청해야 할 일입니다.
또한, 색정소설이라 하지만 이 또한 엄연히 하나의 문학작품입니다.
당대의 『유선굴』은 정사를 다루는 색정소설이지만 탐구할 가치가 있으니, 이 소설 또한 같습니다.
문인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소설조차 보려 하지 않는 것보다 오히려 좋은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엽 대협께서 여동생의 교육에 대해 불안이 있으시다면, 제가 돕겠습니다.
이번 일의 벌로서, 그녀가 여러 서적을 읽고 저와 평론을 나누는 것은 어떻습니까?
......
위 장문인께서 운상을 교육해주신다니, 그 이상 바랄 것은 없습니다.
허나 이는 잘못을 저질러놓고 오히려 상을 받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하지만 오라비로서 이런 좋은 기회를 거절할 수는 없는 노릇이군요.
염치 없지만, 제 동생을 위 장문인께 부탁드리겠습니다.
운상. 위 장문인께서 귀한 가르침을 베풀어주시니, 너는 반드시 장문인의 지시를 잘 따라야한다.
만약 네가 딴청을 피우거나 장문인의 지시에 복종하지 않는다면, 내가 정말 단단히 혼을 내주겠다.
우... 우우... 알았어...
히히. 내가 고작 그런 말에 겁먹을 것 같아?
이번 일의 복수로, 오라버니의 방에 멧돼지용 함정을 설치해놔야지!
그러지 마! 사태를 더 키우지 마!!
....마치 한바탕 일진광풍이 몰아치는듯 하구나.
당신은 겨우 엽운상을 붙잡아 그녀가 오라비를 해치려 드는것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신의 훼방에 화가 난 그녀가 청운봉으로 당신을 구타하는 것은 막을 수 없었소.
......
한동안은 서책주문표의 확인이 철저해질테니, 당분간 남색 서적은 주문하지 말아야겠어.
혹은, 엽 아가씨의 교육을 명목으로 주문을 넣는것도 괜찮겠군.
저는 님친구입니다
2024/11/10 19:06
어찌 내가 주문한 순애책을 보내지 않는거니
내아내는하야세유우카
2024/11/10 19:09
위평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