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러너에 CDPR의 공이 없을까

게임이 워낙 기상천외할 정도의 스타트를 보였다 보니

애니에서 CDPR은 발목만 잡았고 오로지 트리거의 공이라는 이야기도  가끔 보이던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제 공로자는 당연히 기깔나게 뽑은 트리거지만 CDPR을 너무 내려칠만한 부분은 아니라고 봄.

1. 애초에 프로젝트를 만든 게 CDPR이고 돈을 주고 외주를 준 것도 CDPR.

내가 블아를 6계정 돌리는 미친인간이니 블아 애니로 보자면

요스타가 블아 애니 외주 준 것과 사실 별다르지 않음.

(물론 블아는 넥슨 IP고 2차 창작 권한과 애니 제작의 권한이 요스타인거지만)

블아 애니 평이 안좋은 것에 감독 성토도 많지만

저투자와 관리 미흡으로 요스타 비판하는 이야기가 많은 것과 비슷.

반대로 블아 애니 잘되었으면 요스타의 좋은 투자와 감독선정, 외주 제작사 선정을 칭찬했겠지.

엣지러너를 잘 만든건 당연히 트리거지만

CDPR이 애니를 만들려고 했고, 외주사를 잘 선정하고 돈을 필요한 만큼 투자도 하고

넷플에도 집어넣고 한 것 등은 모두 칭찬하는 게 크게 이상한 부분은 아니라고 봄.

2. 이걸 안접었네....

불행한 이야기지만 사펑은 역사적인 실패로 시작했고

확팩 하나는 포기해야했고, 당연히 그 상태에서 원래 계획하던 멀티는 말도 안되는 짓이니 당연히

잘려나갔고, 일찌감치 엔진도 포기하고 2에서는 엔진도 언리얼로 간다까지 박은 게임.

그 와중에 프로듀싱까지 파웰 사스코로 바꾸면서 아예 인게임 스킬트리까지 갈아엎고

확팩까지 바뀐 파웰에게 맡기면서 그냥 들어엎었어야했음.

이 와중에 애니를 ....

안버렸네;;;

사실 애니 잘 뽑혔어도 이 아저씨(파웰 사스코)가 본편 갈아엎고, 확팩 잘 뽑아주지 않았으면...

그대로 쳐박혔을 듯....

3. 사실 애니는 도박수였음

이게 성공했으니 다행이지, 평타치거나 평이 안좋았을 경우

끔찍했을 것.

게임 본편 -> 나락에서 바닥 뚫고 더 나락. 게임은 안고치고 애니나 만들었다고 쌍욕 먹기 딱 좋았음

확팩 기대감 -> 나락. 기껏 고치면서 확팩 만들다가 확팩 프로모션까지 지옥갈 뻔...

이 도박수가 통하고 애니가 대박쳐서 동접도 드라마틱하게 늘고

확팩에 대한 마케팅도 되서 다행이지, 엣지러너 잘 안뽑혔으면 CDPR 미래 기둥(새 IP) 진짜 뽑혔음.

'2' 만든다고 일찌감치 박았는데, 2의 미래까지 잡아먹혔을 수도 있을 도박.

4. 레베카 발목이나 잡던 애알못 CDPR

레베카가 유지된 게 천만다행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레베카를 결국 승인했다는 거.

대부분의 외주 컨텐츠에서 원청이 원하는 부분 들어주다가

말아먹힌 게 사실 한둘이 아님.

대표적인 게 바로 이 영상 미디어 컨텐츠들.

툭하면 디렉터스컷, 언컷, 익스텐디드 나오는 이유 중에 큰 비중이기도 하고.

CDPR은 애니에 대해 알못인게 맞았지만,

알못이라서 결국 트리거 손을 들어줬다는 꽤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함.

욕심 부리고 원하던 더 다크한 시나리오나 레베커 없는 버전의 엣지러너 밀어붙였다가

실패했다면 '그건 트리거 잘못이 아니라 CDPR 잘못'인거 처럼

결국 현재 버전 엣지러너를 컨펌한 건 CDPR이긴 하니까.

5. 애니가 게임에 큰 영향을 주었듯이, 게임 역시 애니에 영향을 주었다.

애니가 게임에 엄청난 동접자수와 기대감, 마케팅효과, 긍정적 이미지를 주었듯이

게임 역시 애니에게 준 것이 없는 게 아님.

엣지러너의 대부분의 장소는

인게임의 구도나 분위기를 거의 그대로 가져온 것이고,

심지어 가장 유명한 곡 역시 인게임의 곡.

등장인물의 일부는 뭐 당연한 것이고.

그리고 웃긴 부분이지만

그 처참한 상태에서 게임을 꾸역꾸역 고치고 있던 게 아니라

그대로 꼬라박혔으면, 애니를 좋게 보기도 어려웠음.

그나마 고치고 있다는 이미지와 확팩 등의 요소가 더해지면서

사펑 플레이어들이 엣지러너를 볼만하게 도와준 것도 사실이기는 함.

(나 조차도 사펑이 그대로 유기되었으면 엣지러너평에서 꽤 마이너스 들어갔을 듯)

6. 착각하면 안되는 게 CDPR이 존나 잘하고 애니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고 공이 크다가 아님.

첨부터 게임 잘냈으면 더 좋았고, 엣지러너 평도 더 좋았지.

확팩도 2개 나왔을테고, 멀티야 모르지만 2도 더 빨리 제작 들어가려고 했을테고.

다만

엣지러너 - 애니 - 를 만들려고한 게 CDPR인데, 애니에 CDPR이 한 건 아무것도 없거나

해만 되었다라고 하기는 좀 어렵지 않나..하는 정도의 이야기.

뭐..

애초에 게임 잘냈으면 엣지러너도 잘했다고 알아서 인정받았을 테니 웃픈 이야기지만.

참고로 이 게임의 초반은

CDPR의 MUST DO #1 제작 UI | 사이버펑크 2077 (ruliweb.com)

CDPR이 꼭해야할 것 #2 의상 관련 UI 및 시스템 | 사이버펑크 2077 (ruliweb.com)

CDPR이 무조건 바꿔야할 부분 #3 거래 UI | 사이버펑크 2077 (ruliweb.com)

CDPR이 실패한 부분 #4 무기/방어구 부착물 시스템 | 사이버펑크 2077 (ruliweb.com)

CDPR이 만들다가 만 #5차량/주행 시스템 | 사이버펑크 2077 (ruliweb.com)

CDPR이 빼먹은 #6 수배 / 카르마 / 평판 시스템 | 사이버펑크 2077 (ruliweb.com)

CDPR의 배치 미스 #7 월드 임무 | 사이버펑크 2077 (ruliweb.com)

CDPR의 부족한 센스 #8 HUD | 사이버펑크 2077 (ruliweb.com)

"대충 버그나 다른 누락 요소 등을 제외하고" UI/UX의 일부분만 해도 이 정도로 깔게 많았음.

(모두 내가 발매 초기에 400시간 정도 달리고 직접 쓴 글들. 

실제로 1~5 부분 같은 경우 인겜에서 1.3~확팩까지 거치며 거의 리셋수준으로 갈아 엎어질 정도의 요소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