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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개꿀사이다였던 일 (feat 시간강사)

 
 
짧게 쓸게요
 
에 음 이것도 신상이라 조심스럽긴한데
 
서울에서 제일 좋은 대학교라고 하면 다 알겠죠?
 
 
저는 거길 몇년 전에 졸업한 학생입니다.
 
그리고 미대생이에요.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제가 입시를 볼 당시에는
 
미대라고 해도 수능등급 내신 봐주고 이런게 없었어요 얄짤이 없었음
 
실기도 잘해야하고, 수능 내신도 타 인문대랑 비슷한 수준으로 해야 붙었었음..
 
그래도 타과생들이 저희보다 당연히 공부 잘하죠
 
 
 
 
저는 국사를 엄청 좋아해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 한문제 틀리고 다맞고
 
수능국사 근현대사도 올 50점 만점 1등급따고
 
지금도 국사 관련 책들만 골라 즐겨 읽습니다.
 
 
 
아 중요한 걸 말 안했네요
 
저는 청각장애도 가지고 있어요!
 
 
 
아무튼!
 
어떤 교양 강의 국사와 문화유산에 관한 수업이었는데 ^^....
 
40명중에 예체능계 전공이 저 하나 뿐이더라구요
 
교수(시간강사)가 출석을 부르는데
 
저만 미대생인걸 보고 저 부르면서 피식할때부터 알아봤어야했음
 
뭐지? 싶었는데 그냥저냥 첫날이라 수업안하고 쫑냈어요
 
끝나고 가서 저 청각장애가 있어서요. 앞자리에서 들으려고 하는데 아무쪼록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하고 나옴
 
 
다음주 두번째 수업시간에 일이 터짐;
 
출석을 부르는데
 
저를 부르셔서 제가 네! 했는데
 
다음 사람 안넘어가고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시길래
 
ㅅㅂ 뭐지? 싶었는데..
 
와 사람이 어떤 부심이나 편견에 가득차면 그런 말을 할 수도 있는거구나 싶은
 
제 생애 제일 병신같은 말을 들었어요
 
 
" xx씨는 수업 잘 따라올 수 있겠어요? ㅎㅎㅎ xx씨말고 다른 사람들은 다.. (출석부뒤적이며) 어디보자.. 국사학과있네..! 또.. 언론정보학과.. 국문학과... 바이오생명학과... 많은데.. 뒤쳐지지 않을 자신 있어요?"
 
제가 그거랑 무슨 상관인지 상관관계를 찾느라 짱구 굴리며 벙쪄있는동안
 
"게다가 귀도 안들린다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학생들의 시선이 뒤에 꽂히는것도 느껴지더라구요.
 
실실 웃고있고 교수는 ㅎㅎ
 
 
 
 
일단 침착하게
 
"아 괜찮습니다 "
 
하고 수업을 진행하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너무 열이받는거에요.
 
내가 이런 대우받으면서 수업 들어도되나? 싶어서
 
개빡쳐서 다 들으라고 큰소리로 책 덮고 가방에 쿵쿵 싸고
 
의자 찌이이이익 빼고 일어나서 앞문으로 쾅 닫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수업이 진행되던 건물 1층이 카페인데 거기 앉아 아이스아메리카노 시키면서 열식히고
 
노트,북 키고 그 교수새끼한테 메일을 보냈죠
 
 
"교수란 사람이 되갖고 편견에 찌들어서 학생을 나누고 오만스럽게 대하는데
 
당신 밑에서 배우는 학생들이 가엾게 느껴진다.
 
그런 인성으로 어떻게 거기까지 배웠으며 어떻게 강사 자리를 따냈는지 이해조차 되지 않는다.
 
내가 힘이 닿는 한 모든 커뮤니티 사이트와 내 주변 사람들에게
 
그 수업과 그 교수는 배울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는걸 알게 하겠다
 
그 수업 학생들이 다 들었으니, 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나에게 사과를 하지 않으면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다 말하고 다닐 거다"
 
 
이렇게 보냈습니다.
 
진짜 흥분해서 그렇게 보내버렸어요.
 
저녁되니까 사과문이 오더라구요. 자기도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학점도 채워야겠고.. 철회하기는 뭐해서 셋째날도 당당하게 그냥 갔습니다.
 
 
 
낄낄낄 교수가 출석 부를때 사과하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xx씨에 대한 지난 수업의 제 언행이 좀 과했던 것 같아요. xx학생에게 미안하고요.. 여러분들께도 부적절한 모습 보이게 되서 미안합니다"
 
 
 
 
그리고 저는 레알로 진짜 구라안치고
 
중간고사 (주관식 50문항, 서술형 2문항) 만점받고
 
기말레포트 저희동네 문화유산에 대해 조사하는거 국사학과 교수 한분의 논문 참조해서 쫘악 써서
 
 
그 교수가 말하는 국문학과 국사학과 언론정보학과 바이오생명학과같은 애들 사이에서 A+을 따냈습니다
 
용용죽겠지 ? 새꺄~
 
 
 
 
 
댓글
  • 똥강아지키움 2017/09/05 14:30

    우아. 조목조목 따지는게...
    배우신분은 다르시네요
    무엇보다 저 같으면 얼굴 빨개지며 가만있거나
    흥분해서 싸대기 날릴거같아요 ㄷ ㄷ
    짱 못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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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멋 2017/09/05 14:33


    캬아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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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고양이 2017/09/05 14:43

    캬~~~
    제가 사이다 한 잔씩 쫙~~~ 돌리겠습니다~~ 맘 껏 마셔여~~ 땡떙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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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새123 2017/09/05 15:28

    그래도 사과라도 하는거보니....
    서울에서 가장 좋은 대학교 시강강사 할만한 자격은 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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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cos에이브이e 2017/09/05 15:29

    시간강사가 교양과목에서 뭔 부심으로 40년전에 강의하면서 담배피우는 교수나 할꺼같은 소릴 하고 자빠졌대요. 시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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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얽매인 2017/09/05 15:31

    대처를 정말 잘하셨네요.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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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차왕자 2017/09/05 15:35

    어후 내가 지금 속 시원한게 이 글을 읽어서 시원한지, 청포도 에이드를 먹어서 시원한지 모를정도로 청량감 대박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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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rder66 2017/09/05 15:37

    맥주한잔 한 기분이네욬ㅋ 이맛에 사이다겔 오는거 아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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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2017/09/05 15:40

    교육자라는 인간이 차별/편견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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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Wool 2017/09/05 15:57

    글 읽는데 네이버 웹툰의 "나는 귀머거리"작가님이 생각났네요 그분도 서울대 미대셨던 것 같은데
    암튼 너무 멋져요 부당함에 맞서는 그 용기있는 행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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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oungpops19 2017/09/05 16:01

    난 글쓰신분 처럼 어떤 계기가 생겨 눈 이글이글 거리며 매달려도 맨날 똑같더만...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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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리맨 2017/09/05 16:04

    그럴땐,  뒤떨어져도 내가 뒤떨어지는 것이니깐, 가르치는 일에나 신경쓰고 가르치세요라고 쏘아붙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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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카이알라 2017/09/05 16:05

    그건 그렇고 저희는 이분의 닉네임에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웨어맨
    노출증이 의심되는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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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자력소년 2017/09/05 16:07

    정말멋지게 대처하셨네요
    속이다 시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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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eel 2017/09/05 16:07

    멋지십니다^^
    미적 재능에다 공부도 잘 하시고, 당당하시기까지~♥
    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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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veche 2017/09/05 16:11

    모르긴 몰라도 그 메일 받고 진땀좀 흘렸을 겁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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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처럼... 2017/09/05 16:23

    전 이 글 시작부터 주작을 의심했습니다.
    서울에서 제일 좋은 대학교면 고려대학교인데 거긴 미대가 없거든요.
    -----------------
    그나저나 대응 정말 잘 하신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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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비대마왕 2017/09/05 16:23

    얼마전에 웹툰에서 본 내용이랑 엄청 비슷하네요 ㅋ
    실력으로 승부하셨다니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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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조 2017/09/05 16:26

    (편견이 확실합니다) 그래도 명문대 교수(강사?)라 사과는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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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벗은여자 2017/09/05 16:27

    진짜 사이다네요 멋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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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쫄지마C바 2017/09/05 16:29

    크!! 배우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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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느 2017/09/05 16:38

    리얼? 미쳤네......뭔 정신으로 저딴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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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밤댄싱 2017/09/05 16:41

    왠지 과목 이름이 한문유? 일거 같아요ㅎㅎㅎ
    어떤 과목이든 신체적 장애와 상관없이 온전히 노력과 그 결과로만 평가받아야죠!
    성적 이상으로 그 당당함이 존경스럽습니다! 그렇게 당당히 학교 다니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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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포스77 2017/09/05 16:45

    현직 서울대 시간강사입니다.
    대학에서 시간강사가 최하층민..ㅠㅠ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에 제보했으면 강사는 타격을 좀 받았을텐데.. 좋게 마무리 하셨네요
    강사가 100번 잘못한게 맞습니다. 이를 계기로 강사분이 조심하겠네요.
    용기있는 모습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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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쪽파닭 2017/09/05 16:46

    이래서 인성교육이 중요한거 같아요
    지식만 있는 괴물을 만들지 않을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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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쟈스민7♥7 2017/09/05 16:47

    잘 따라오시겠어요 까지는 말투가 비아냥 투였더라도 어느정도 봐줄만도 한데 덧붙인 말은 정말 정말 못됐네요. 잘하셨어요. 아무리 사과를 받았더라도 들었던 얘기가 없어지는 건 아니니.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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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eeStyleBoy 2017/09/05 16:50

    학교에서 조교일하고 있는데
    저의 1년 반정도 경험에 의하면 오희려 교수님들이 더 인간적이고 젠틀하게 대해주시고,
    강사들은 제가 자기보다 못한 인생이라 생각하는지 무시하고 인격적으로도 짓밟는 경우가 잦습니다.
    그럴때 교수님 교수님 하다가 강사님 말씀을 그렇게 하시면 안되죠. 하면 눈을 까 뒤집고 흥분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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