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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새끼들

내 새끼들 이뻐 죽겠습니다.
시련속에 찾아와준 이쁜이들이지요.
한번에 두놈이라... 솔직히 힘든 육아를 하고있습니다.
그래도 남남연년생보다는 덜 힘들다는 얘길 듣고 인내해 가고 있지요.
이제 9개월... 17일이되면 10개월이 됩니다.
 
여름휴가를 갈 수가없어 친정식구들이 집으로 찾아와주었습니다.
사는곳이 바닷가와 가까워 차로 30분거리 다니며 7박 8일의 일정을 타이트하게 보냈지요.
별탈없이 병나지않고 보낸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몽을 한입 베어물은듯 뒷맛이 씁쓸합니다.
 
'너무 유난떨지마라' 친정엄마의 한마디가 가슴속에 비수로 박혀버렸습니다.
 
바닷가에 놀러갔다 뜨거운 햇볕에 지친 아이들을 앞뒤로 메고,업고 카페로 들어갔습니다.
집에서는 늘상 하는일인지라 별 생각없었습니다. 일명 쌍두마차라고 하지요.
 
카페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웅성거립니다.
그때서야 내 모습이 우습나보다 생각했습니다.
음료는 당연히 한잔을 시켰습니다. 아이들은 마시지 못하니까요.
 
아이스커피를 주문하고 계산하고 커피를 받고 쭉쭉 들이켰어요. 힘도들고 더웠거든요.
 
...저렇게 까지 해야하나?......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정확하게 들리진 않지만 내 모습을 보고 하는말 같더군요.
고개를 돌려 누군지 살폈지만 순간 조용해집니다.
 
유리에 비친 모습이 힘들어보이긴 합니다. 앞뒤로 애들을 들쳐메고 있는모습이 순간 우습더군요.
그래서 그냥 웃었습니다.
'둥둥아~동동아~ 여긴 에어컨이 있어서 시원하지~! 엄마 이제 살것같다~ 하면서요.
 
...더우면 애들데리고 왜 나온데... 집에서 에어컨이나 쐐고있지... 목소리가 같은 사람입니다.
경청하고 있던지라 어느쪽에서 나는지 알겠더군요.
한번은 참지만 두번째는 못참겠더군요. 할 말은 해야하는 성격탓도 있겠지만 애들이 말은 못알아 들어도 분위기는 느끼거든요.
자길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다 느낍니다.
 
터벅터벅 소리나던쪽 테이블앞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제 딴에는 정중히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습니다. 내 새끼들이라 너무 이뻐서요.'
...아 네...애들이 이쁘네요...하하하...
'그렇죠? 애들이 순해서 데리고 다닐만 합니다.'
 
'나가자' 어느새 친정엄마가 오셨더군요. 좀 더 아이들이 얼마나 이쁜지, 순한지 말해 드리고 싶었지만
친정엄마의 만류에 카페에 더이상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카페에서 나오자마자 눈물이 났습니다.
난 잘못한게 없는데, 난 괜찮은데, 내가 피해준것도 없는데, 아이들이 운것도 아니였는데, 왜 입방아에 오르내려야 하는지 이해가 안되더라고요.
 
친정엄마가 조용히 타일러 주셨습니다.
'애들 키울때 다들 한번씩은 격는일이니 너무 유난떨지 마라. 일일이 대꾸하다간 애들한테 못볼꼴 보이게 된다. 둥둥이나 이리다오.
그러게 왜 혼자서 애들을 들쳐메고 갔니. 좀 기다렸다가 같이가지.'
 
 
자리가 있어도 앉지도 못하는 모습이 불쌍하게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잔 마시고 싶었어요.
 
거침없는 성격탓에 유난떠는 애엄마가 되었네요.
 
이런일을 격었지만 또 다시 쌍두마차를 해야한다면 전 다시 하고 다닐겁니다.
내 새끼들이니까요.
또 다시 저런 말을 듣는다면 애들이 얼마나 이쁜지 이번엔 정말 잘 얘기해드릴겁니다.
내 새끼들이니까요.
 
유난떠는 애엄마가 되더라도 말입니다.
 
 
댓글
  • 위장장애 2017/08/11 05:39

    아...ㅠㅠ
    아이 데리고 다니는게 뭐가 그리 잘못이고 일일이 참견을 받아야하는지...  참 서러워요.
    이쁜 아가보며 마음 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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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골뱅이 2017/08/11 11:00

    친정엄마입장에선
    애 키우다보면 서럽고 마음 아픈일들이
    훨씬 많기에 위로와 격려를 에둘러 해주신것 같네요
    저출산이라고 애만 더 낳아라고 지랄떨지말고
    사람들의 의식개선과 와닿는 육아정책이 우선인것 같아요
    안낳아도 지랄
    낳아놓으면 더 지랄지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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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끼끼2 2017/08/12 09:05

    한참 기어다니며 엄마 얼굴 예쁘게 쳐다볼 아이들이겠어요. 얼마나 예쁠까요 ^^
    저희 아이들은 26개월 차이 나는 나는데 둘째 5개월때던가? 아기띠해서 첫째 하원시키러 갔는데 아이가 안아 달라고해서 하나는 업고 하나는 안고 걸어오는데 지나가던 60대?정도의 아주머니가 "아이고 짐덩어리들이네 짐덩어리!!"하며 지나가시더라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힘들어 보여 하신 말씀인건 알지만 더 아이를 꼭 끌어 안게 되는건 엄마 마음이겠지요. 친정엄마도 그런 소리 듣는 딸이 안스러워 맘에 두지 말라고 하신 말씀이실거예요.
    엄마 마음이니까요.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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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와삼치 2017/08/12 09:10

    어떻게 그딴말을 서슴없이 내뱉을까요. 해서는 안될 말임을 떠나서 그런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정말 이해가 안돼요... 도대체 뭘 보고 뭘 듣고 지내면 그딴 생각을 처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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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다나 2017/08/12 09:15

    힘내세요.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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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uekkoo 2017/08/12 09:19

    아이고...저는 노 키즈존 진짜 찬성하는 사람인데요...
    조용하게 애기데리고 찬바람 쐬는거까지 사람들이 참 말이많네요. 떠든것도 아니고, 날더워서 음료시키고 좀 앉을수도있지ㅠㅠ 날더운데 진빠지시지 않게 조심하시고 앞뒤로 아이있으시니 안넘어지게 조심하시고 아이들 건강하게 기르시길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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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네킹맨 2017/08/12 09:34

    손님들이 한 이야기는 아직 잘 몰라서 하는 소리이고
    엄마가 한 이야기는 자기 딸이 중요해서 한소리니
    힘내세요 모든 부모님들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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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마를봤었지 2017/08/12 09:48

    음식점, 카페에서 어린 애기 들쳐업고 서서 먹고 있으면 집에 있으면 편한데 왜 그고생을 하며 애데리고 밖에 나오냐 오지랖 떠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집에 있으면 더 힘들어서 나가는건데 말이죠... 힘들어도 밖에 있으면 기분 전환도 되고, 애 달래며 남이 해주는 밥 먹는게 집에서 애 들쳐업고 애달래며 밥차려서 먹고 치우는거보다 나으니깐요. 애랑 단둘이 집에만 있으면 우울증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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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지기_쓸모있자 2017/08/12 09:50

    오지랍쟁이들이 젤 싫어요. 둥이들 너무 귀엽겠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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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멍하는냥이 2017/08/12 10:20

    이런 꼴 보기 싫으면 지들이 나오지 말 것이지
    하아
    배려하진 않아도 되니 신경 좀 꺼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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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인뎅 2017/08/12 10:23

    애 둘을 낳던 셋을 낳던 열을 한방에 낳던
    자기가 뭔상관이래요 동정할꺼면 돈으로 주던가
    또라이보존법칙이 있으니...거기도 또라이라 있었다고
    생각해야죠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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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코몽벽지 2017/08/12 10:30

    사람들이 그걸 몰라요.
    아무것도 모를것 같은 애기들도 밖에 나오면 그렇게 좋아해요.  찡얼거리는것도 덜하고 두리번두리번하면서 구경도 하고요.
    그렇게 한마디씩 하는 자기들도 누가 오지랖 부리면 싫어할거면서 역지사지를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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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남자사람 2017/08/12 10:48

    아....
    욕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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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릭 2017/08/12 10:50

    집에만 있는게 에어컨이나 시원하게  쐬는게 좋은쥴 아나보네 ㅋㅋㅋ 한 백일은 어디 가지도 못하고 갖혀있어봐야 정신을 차리지...ㅠㅠ
    그리고 어머니 말씀은 상처로 받아들이지 마세요 ㅠㅠ
    제가 보기엔 걱정입니다..더큰 상황속에 더 큰일 당할까봐 염려가 들어간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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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을들어요 2017/08/12 11:45

    애기들이 얼마나 밖에 나가자고 보채는데...ㅜㅜ 얘네도 밖에 나와서 사람들 속에 있어봐야 점점 자라지요. 하고 싶은 얘기 있어도 남한테 상처 줄 것 같으면 좀 조용히 있었으면. 노키즈존 말고 노진상존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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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스맛껌 2017/08/12 11:48

    전 정말 그게 이해가 안돼요
    그럼 애들은, 애엄마는 집안에 콕 박혀있어야 하나요?
    피해준 것도 아닌데 뭐가 어쩌고 저쪼고 왜 나왔냐는 둥...
    저라면 울컥 했을 것 같아요. 차분히 대처 잘 하셨어요.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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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premexBape 2017/08/12 11:55

    글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고, 이제 팔십일되는 아기 키우는 입장에
    저도 언젠가는 겪게될지도 모르는 일이라 생각하니 두렵기도 하네요
    토닥토닥.. 잊어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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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얀콩떡 2017/08/12 11:58

    왜 눈물이 나죠
    울 할머니도 나 이렇게 힘들게 키웠겠구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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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란포스트잇 2017/08/12 12:18

    그 아줌마가 이상해요.
    오늘 베오베에 유모차끌고 버스타서 욕듣는거나
    아이 앞뒤로 안아 아이스커피마시는것가지고도 그리말하는 사람은 아이를 자기손으로 안키워서인지, 키워본적이 없어서인지.
    한귀로 듣고흘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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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효표 2017/08/12 12:21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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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ㅅㅎ11 2017/08/12 12:31

    자기들은 며칠만 안나가도 답답할거면서
    말 안트인 애들 데리고 집 안에서 일주일 내내 씨름 하는
    아줌마들 그 어쩌다 한번 외출하는거 가지고 입방아 찧기 바쁘죠.
    말씀 잘 하셨어요. 혼자 속으로 생각하든 말든 자유지만
    그렇게 몇번이나 들리도록 함부로 막말할 권리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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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F 2017/08/12 12:32

    제가 그 남남연년생 엄마입니다~
    둘째 태어났을 때 큰아이도 19개월... 두돌도 안된 아기였어서 둘째 뒤로 메고 앞으로는 팔로 큰 아이 안고 엘리베이터 탄적 몇번 있는데 여지없이 비슷한 반응들이 날아옵니다
    쯧쯧쯧쯧쯧...
    혀도 어찌나 찰지게 차시는지 ㅋㅋㅋ
    엄마가 목메달이네~~ 목메달이야~~
    셋째딸 얼른 낳아야겠네~~
    엄마는 딸이 있어야 돼~
    아들 다 필요없어~
    ??????!!!!!
    내 아들들이 이렇게 예쁜 눈과 예쁜 귀로 다 듣고 보고 있는데???
    그럴때마다 그냥 웃어 넘겨요...ㅠㅠ
    맞아요...
    연년생 형제 육아 진짜 미쳐 돌아갈만큼 힘들어요
    그 아줌마 말대로 목메달 생각도 여러번 했을만큼 아주 많이 힘들었어요
    근데 그래도 그러지 않은것도 아이들 때문이에요
    혀차고 불쌍한듯 보지 말아주세요
    연년생을 바란건 아니었지만
    저는 첫아이가 아들이었으면 좋겠다 했고
    둘째가 생겼을 때 이왕이면 동성 형제면 좋겠다 했던지라
    지금 누구보다 기쁘고 행복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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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접란 2017/08/12 12:34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그게 선택할 수 있는건 줄 아나-_-
    쌍둥이 키우는 분들 진짜 존경합니다..
    하나 키우는것도 헬인데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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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겼으면좋겠 2017/08/12 13:09

    쌍두마차.. 그래도 앞으로는 어지간하시믄 하지 마셔요. 엄마 무릎 허리 나가요 ㅜㅜ. 전 첫째땐 몰랐는데 둘째때 매달고 다니니 확실히 무릎 허리 어깨가.. 아파요..  얼집이 2층 있는데 첫째가 가끔 안아달라 할때가 있어 둘째 아기띠 하고 첫째 안고 한층 올라가면..  잠깐이었어도 오전내 삭신이 아파욤 ㅜㅜ
    그래도 나이든 할머니 아주머니들은 제가 둘 데리고 다니면. 에구 엄마가 힘들겠네..  엄마 밥 많이 먹어야 되겠네!? 하고 토닥여 주시는데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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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정 2017/08/12 13:12

    아 잔짜 왜들 애엄마들한테 타이트하게 한대요 세상이 엄마들이 애데리고 카페가면 안되요? 울큰애 고딩인데 우리 애들 키울때는 안 그랬는데 요새는 남자대여자 애엄마는 세상의 적으로 여기며 미워한대요??? 서로 좀 사랑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며 삽시다 미워하지 말고 미움 끝은 분노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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