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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와 덩케르크의 가장 큰 차이 (스포)

놀란 특유의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로 인해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어도 욕은 먹지 않는 덩케르크.

단순한 호불호를 넘어 욕 먹고 있는 군함도.

덩케르크는 전쟁영화라기 보다 재난영화라는 평을 많이 받습니다. 전쟁영화 단골레시피가 대거 빠졌어요. 애인 사진이나 가족 사진 꺼내보는 병사들, 악마 같은 적군들, 전우애, 잔인하고 화려한 전투신 등등. 이 모든 것이 다 빠지고 덩케르크와 그곳에서 뻐져나가고픈 수많은 병사들만이 있습니다. 그 모든 병사들은 이성이고 뭐고 그냥 멍하게 넋이 빠져있습니다. 인물설정도 갈등도 없다시피하고 드라마의 선율도 희미합니다. 끔찍한 곳에서 빠져나가고자 하는 애끊는 마음, 희망, 절망, 잔혹함만이 가득해요. 실제로 관객은 상영시간 내내 '빠져나가고 싶다'라는 마음밖에 드는 게 없습니다.

군함도에선 군함도가 희미합니다.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성격을 설정하고 갈등을 만들어내고, 사랑 이야가 펼쳐지고, 애타는 가족애를 설명하고, 배신과 저항이 대립하고, 독립군 이야기가 첨부되고, 스파이까지 등장합니다. 드라마가 워낙 풍성한지라 관객은 그 드라마 재미?에 푹 빠져요. 군함도 자체를 드러내는 데 실패한 것은 나약한 인간과 나쁜 조선인들을 그렸기 때문이 아닙니다. 영화의 초점을 잘못 맞췄어요. 강팍하게 과장하자면 영화엔 군함도가 없어요.

놀란은 관객을 덩케르크 안으로 끌어들였고
군함도에서 관객은 수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구경할 뿐입니다. 
한쪽이 체험이라면 다른 한 쪽은 슬픈역사를 빙자한 화려한 드라마랄까요.
좀 더 가혹하게(솔직하게) 표현하자면, 역사유적지를 배경으로 두 시간 넘는 연극을 펼친 셈. 군함도는 영화 소품에 불과했어요.


덩케르크를 보고 나서 군함도에 아쉬웠던 것은, 
놀란처럼, 덩케르크에서 처럼 '간절하게 빠져나가고 싶은 처참한 곳을 관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연출했더라면... 아쉽습니다.


댓글
  • 아서라 2017/07/28 07:37

    군함도는 못봐서 뭐라 드릴말씀은 없지만
    덩케르크 어제 봤는데..진심 같은 심정이네요. 빠져나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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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포츄 2017/07/28 08:39

    제머릿속에 있는부분을 논리정연하게 글로 읽는 기분이네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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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SISSI 2017/07/28 11:18

    으앙추천드리고싶은데 신규회원..출석열심히할걸!! 덩케르크는 그런면에서 수작같아요, 여러타입의인물들이 등장하고 갈등도일어나는데 그 모두가이해되고 몰입도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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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지한숫사자 2017/07/28 16:39

    방금 보고 왔네요 딱 짚으셨어요 영화보는 내내 저까지 빨리 빨리 가자 이생각만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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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진이세요 2017/07/28 17:11

    류승완이 군함도를 만든다는 걸 알았을 때의 그 찝찝함이 바로 그거였던 것 같아요. 무겁고 아픈 역사와 류승완 감독의 연출 색깔 사이에 좁힐 수 없는 이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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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터멜론파인 2017/07/28 17:12

    덩케르크 맨 처음에 병사들 뛸 때 마치 저도 같이 도망치는 듯한 구도에 바로 흡입됏어요. 사람들은 이런부분을 바라는건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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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날개 2017/07/28 17:34

    덩케르크는 잔상이 오래 남는 영화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정말 영화 보는 내내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오로지 '생존'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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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crimosa 2017/07/28 17:35

    믿고 보는 놀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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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eminiArk 2017/07/28 17:44

    저는 아직 둘 다 안봤을때 덩케르크는 영뽕이 가득한 영화고 군함도는 절망의 끝을 보는 괴로운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보고나니 정반대더라구요...
    차라리 군함도도 놀란 감독이 만드는게 훨씬나았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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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만존버 2017/07/28 17:49

    제가 군함도에 화가 나는건 영화를 한번 저렇게 만들면,
    다른 사람이 군함도를 만들 기회를 뺐는다는 것
    상업영화라고 하지만 글쓴분 말씀처럼 아픈 역사를 빙자한 돈벌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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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n-lee 2017/07/28 17:50

    전 개인적으로 군함도를 배경으로 일제 강점기 당시의 인간상을 너무 잘 표현 해 줘서 정말 잘 봤습니다. 지금껏 일제 강점기 당시의 조선인들에 대한 진실적인 인간 군상에 대해 제대로 직설적으로 표현해주는 영화는 없었죠. 군함도는 정말이지 이런점에서 제대로 표현 했습니다 군함도에서 보여줄꺼 잘 보여 줬습니다 강제 노동,위안부, 그리고 그에 입맞춰 노는 민족 반역자들까지 모조리 다 표현했어요 이 영화 필히 천만 가야 됩니다 그래야 우키시마호 폭침사건 같은 주제도 영화화 될수 있습니다 자꾸 다큐를 원하시는분들이 보이는데 이건 영화입니다 다큐가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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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is-166 2017/07/28 17:53

    돌돔 매운탕이나 캐비어 알밥 같은 느낌이네요... 맛은 있지만 소재를 그렇게 사용했어야 했나 싶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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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싱꿍꺼떰 2017/07/28 17:56

    덩케르크는 진짜 생존영화더군요
    그영화를 보고나서 저는 더 열심히 수영을 배울 생각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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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만이짜 2017/07/28 17:57

    류는 조폭시리즈가 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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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혼수집가 2017/07/28 18:28

    덩케르크는 여운이 남는 영화지요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하게 되는
    군함도는 구경입니다
    한편의 잘만들어진 이야기를 그냥 보는겁니다
    영화가 끝나면 잘봤다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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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전사ឍ 2017/07/28 18:33

    감독의 역량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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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지않아 2017/07/28 18:37

    문화의날에 덩케르크 예매하려다가 시간대가 군함도에 몰빵이라 군함도를 봤는데 동감합니다ㅋㅋ
    예고편이랑 감독 출연진으로 대충 예감은 했는데 정말 예상대로였어요
    국제시장이랑 느낌이 비슷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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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로에향기 2017/07/28 18:48

    남주가 뭐 늘 그랫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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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7/07/28 18:59

    아이고 설마설마 했는데 우려했던 대로였나요
    베를린 때의 희미하게나마 보였던 유려함은 촬영감독의 역량일 뿐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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