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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가 미안한 맛? 미안한 홍어
어릴적엔 김치를 정말이지 싫어 했습니다.
그넘의 김치를 왜 그렇게나 싫어했는지, 어떤집의 어떤 김치라도 젓가락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나이…..
그 어디에도 쓰잘데없는 나이를, 의지와 상관없이 하나둘 주는대로 먹다보니, 어느순간 김치랑 친해지기 시작 하더군요.
이집 배추김치, 저집김치, 갓김치, 물김치, 총각김치, 처녀김치? 는 없나?
저렴한 주둥이 때문에 중국산 김치도 참 맛나게 먹어치우던 시절이 있었지만, 어느순간 김치에도 등급을 나누기 시작 했습니다.
참, 카스트같은 나누는 방식이 옳지는 않지만, 음식에도 등급이 있긴 합니다.
미쉐린 별 하나에 미친듯이 열광하는 요란한 시절이니 당연 하겠지요.
요즘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김치의 용도가 있었습니다.
묵은지를 잘 씻어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밥상위에 올려줍니다.
쌈 입니다.
씻은 묵은지 한장을 왼 손바닦에 올려서 밥을 올리고 대충 감싸서 먹어줍니다.
그 속에는 콩조림 몇알이 들어가기도 했고, 멸치가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김치가 싫은 어린 시절에도 그 재미나는 맛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재미나는 맛……
맛에 재미가 더하면 오래도록 기억하는 모양입니다.
지난밤에 남겨둔 몇알의 피꼬막입니다.
어제 피꼬막을 준비하며 10개 정도를 남겼습니다.
오늘의 주안상은 생선류가 될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좋아하는 생선들은, 요리후 냄새때문에 가급 꺼내지 않습니다만, 요즘은 환기를 해도 춥지않은 계절입니다.
‘우럭구이? 낚지 연포탕은 어떨까?’ 생각 해 봅니다.
우럭구이나 연포탕에 피꼬막은 잘 어울릴거라 생각 했습니다.
얼씨구?
삼겹살이 왜 나올까요?
우럭은 어디가고, 뜬금없는 삼겹이라니…..
퇴근하고 막 공항을 나오는 중에 전화가 걸려옵니다.
“형님, 문앞에 김치 한포기랑 홍어접시 하나 두고가요~”
“얌마! 나 가는중이야! 기다려 같이 한잔하자~”
“아뇨, 저 홍어 못먹잖아요~ 혼자 드세요~”
‘아빠는?”
“아빠가 형님이랑 같이 막걸리 한잔 하실거라고 오전에 홍어 사오셨는데, 왔다갔다 하면서 막걸리 한잔에 한점씩 드시더니,
점심때쯤 못참겠는지, 드시더라구요.
어차피 다 못드실거니, 반 덜어서 형님 가져다 드리라고 해서, 퇴근시간 된거같아서 방금 갔다놨어요.
맛있게 드세요~”
“그래, 형님 주무시니?
잘 먹겠다고 전해줘~
근데, 넌 평일인데 집에있냐?”
“요즘 너무 피곤해서 연차냈어요.
주말에 형님이랑 촬영 가려구요~”
“진아, 나 내일 경산 갈거야.”
“으악!
형님, 언제든 시간 맞출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돌아가신 아버지 보러간다~ 임마!”
“아~ 그럼 가셔야지요~ 다녀오세요~
근데, 홍어….
맛 없나봐요. 아버지 드시면서 맛없다고 욕 많이 하셨어요.
수입산 이라고 꼭 말해 드리라고 하던데요. ”
(평소 일기체로 편하게 가야 할까봅니다.)
딱히, 음식을 가리는건 없는듯 하다.
사람 먹는거 라면 다 먹어본다.
홍어도 자주 먹는건 아니지만, 가끔은 생각이 나곤 한다.
그렇다고 꼭 먹어야 겠다는 의지는 없는 음식이다.
흑산도, 영산포를 찾아가서 먹기도 했지만, 언제나 변함없이, 잊지못할 맛은 찾지 못했다.
“허걱!” 힘겨워 호흡도 참아가며 하수구에서 건져올린 덩어리를 씹고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차마 뱉을수가 없어 삼킨적도 있다.
그럼에도 홍어살의 타박한 식감은 잊을수가 없다.
인절미를 씹는듯한 느낌의 식감은 참 좋다.
삼합으로 먹어본다.
무맛이다.
‘무’ 맛이 아니다. 무우야 미안해~ 너 아니야~
그 맛있는 무 맛이 아니라,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공기같은 맛이다.
그냥 식감만 홍어라는 느낌을 줄 뿐이다.
홍어맛을 느껴보려, 홍어만 한점 들어서 초장에 살짝 찍어서 먹어보지만, 먹다보니 욕 이라도 해야 할까보다.
묵은지가 정말 맛나다.
경산 다녀와서 김치전을 해봐야 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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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 좋은시네요
피꼬막 홍어 조오쵸
무맛 홍어에 피꼬막, 삼겹에 묵은지가 어울리는 밤입니다.
주말, 즐거운 시간이길 바랍니다~
글보고 사진보고 침이 고이기는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