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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0.95 보이그랜더 수동 렌즈를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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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에서 이런 물건을 일부러 찾아서 살 정도면...
이쪽에서도 거의 한계점까지 온 덕질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제가 손에 넣어보는 최초의 F1.0 미만의 개방 조리개 렌즈입니다.
50mm 초점거리면 이미 F1.2 수동 렌즈들에 포컬 리듀서까지 쓰고 있긴 한데, 사실 마이크로포서드에서는 포컬 리듀서를 사용해도 풀프레임과 동일 화각이 아니라 1.5x 정도밖에 안 되기도 하고...그것 때문에 35mm에는 무려 매우 비싼 F1.4 자이스 디스타곤까지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녀석을 사보았습니다.
이 녀석을 덥석 사들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생각지도 못했던 이 렌즈의 엄청난 스펙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건 바로 최단 초점거리 (Close Focus) 17cm...!
풀프레임 기준 60mm급의 표준구간 매크로렌즈 외에 이 정도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렌즈는 아직 제가 못 봤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아무리 풀프레임 대비 환산하면 조리개가 2배가 된다고 해도 어쨌든 F0.95의 렌즈가 이렇게 되는 건 여태 보질 못 했네요. 제 기준에서 마이크로포서드 전용인 이 렌즈의 최대 장점이라면 F0.95의 조리개가 아닙니다. 바로 최단 초점 거리 17cm 입니다. 이것 하나 때문에 굳이 마이크로포서드 전용으로 이 렌즈를 살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왜 여태 몰랐었나 싶습니다. 참고로 파나소닉 라이카 25mm F1.4와 시그마 30mm F1.4는 30cm입니다. 이것도 사실 긴 게 아닌데, 보이그랜더는 수동식 렌즈라 더 짧게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저는 F1.2 이하의 조리개 렌즈들은 현재 니콘의 Pre-Ai과 캐논의 FL(FD의 구형) 두 가지를 가지고 있는데, 이 렌즈들은 최단 초점거리가 평범한 40-50cm 수준입니다. 그리고 많은 기대를 했지만 생각보다 애매한 느낌이라 마음에 안 들었고 전자식 초점링의 조작감이 최저 수준이어서 얼마 못 쓰고 금방 내보냈던 후지 XF 50mm F1.0 렌즈가 있었습니다. (이 렌즈는 75mm 라는 애매한 느낌에 최단 초점거리도 70cm나 되어서 그냥 평범한 풀프레임의 85mm F1.4 정도입니다) 표현 질감도 선명하고 세련된 요즘 렌즈들 느낌이라.. 사실 빈티지하다고 보기는 어렵구요.
마이크로포서드가 아무리 물리적 피사계 심도 표현이 풀프레임 대비 2배라고 해도 이 정도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하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사실 전반적으로 가까운 최단 초점거리는 마이크로포서드 렌즈들의 장점들이죠)
저는 매크로 렌즈 대신 이 렌즈를 활용해 모델들의 엑스트라 클로즈 업 사진들을 찍는데 활용해 볼 예정입니다.
몸의 부분부분에 가깝게 접근해서 찍을때는 사실 AF가 오히려 방해가 될 때도 많습니다. 미묘하게 초점을 잡을 참조점을 카메라 컴퓨터가 잘 계산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비슷한 이유로 감성적인 이미지를 위한 포커싱 작업에서 아무리 AF가 뛰어난 카메라라고 해도 쉽지 않습니다. 결국 첫 샷은 사람이 손으로 돌려 맞추는 더 빠르고, 연속 샷을 촬영할 때는 카메라 컴퓨터가 재포착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동이 더더욱 빠릅니다. 어떤 카메라라고 해도 AF 에만 의존해서 사진을 찍게 되면 이렇듯 카메라 컴퓨터가 판별하고 계산하기 어려운 미묘한 표적을 조준해 사진을 민첩하게 찍는 것이 굉장히 힘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초점을 사람이 맞출 때는 피사체를 따라 손으로 돌리기도 하지만 동시에 카메라의 거리를 미세하게 함께 조정해 가면서 맞추는 것입니다. (렌즈의 링을 돌리는 것과 카메라 자체의 거리를 조정하는 것은 동일한 조작입니다)
예전에 같은 용도로 올림푸스 60mm 매크로나 파나소닉의 라이카 45mm 마크로도 사용해봤는데, 이 렌즈들은 기본 조리개가 F2.8 이다보니 부드럽고 낮은 광량에서 사용하기에 감도가 지나치게 올라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F0.95와 F2.8에는 무려 2스탑 이상의 차이가 있으니까요. 특히나 가까이 다가갈수록 광량은 거리 대비 제곱의 비율로 빠르게 줄어듭니다. 보이그랜더에서 ISO 400이면 충분할 때 이런 매크로 렌즈들에서는 ISO 1600이나 2000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가 빠르게 결과물이 거칠어지면서 취약해지는 구간이죠. 그래서 부드러운 빛에 드러나는 몸의 윤곽이나 디테일들을 로맨틱한 질감으로 촬영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댓글
  • 내돈아니오빚갚으리오 2022/12/26 17:45

    원하시는 랜즈를 찾은거 같군요 ㅎ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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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ncersdomain 2022/12/26 18:01

    내일 첫 사용해 볼 예정이고 매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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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블리♥ 2022/12/26 17:47

    진짜 좋은 렌즈입니다예전에 처분했지만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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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ncersdomain 2022/12/26 18:01

    매우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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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징어세상 2022/12/26 17:51

    포커스 맞는 두깨가 너무 얇야서 MF로 초점 맞추는게 넘 어렵더라구요. 제 수준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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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ncersdomain 2022/12/26 18:01

    정말 얕긴 하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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