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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림에서 만난 특별한 경험 甲.JPG






스카이림의 ㅈ망한 도시 윈터홀드 여관에는


란미어라는 진상 술꾼이 있는데



보통 플레이어는 이 새끼가 돈 안 갚고 있으니 어떻게든 해보라는


여관 주인의 퀘스트로 이 NPC를 접해봤을 것이다.












이 망나니가 여동생과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면


아무리 여동생이 집으로 데려오려고 해도


죽치고 앉아서 죽을 정도로 술을 들이키는 녀석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놈과 관련된 숨겨진 퀘스트가 하나 있었다.


히든 퀘스트가 아닌데 히든 퀘스트인 퀘스트.










술값을 처리한 뒤 여관 주인과 대화를 해보면



저 란미어라는 놈도 원래는 평범하고 건실한 사내였는데


사랑했던 연인 이자벨 로레인이 갑자기 사라진 뒤로 저 꼴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자벨 로레인의 행방을 찾는 퀘스트, Drowned Sorrow가 시작되는데,










ㅅㅂ 퀘스트 마커가 표기가 안된다.


참고로 이건 스카이림에 가끔 있는 히든 퀘스트가 아니라


그냥 버그 때문에 마커가 안 나오는 퀘스트다.




퀘스트는 멀쩡히 뜨는데 저널이랑 맵에 안 표시됨.










그렇다. 나는 맵이랑 저널에 표시되는 퀘스트 마커도 없이


퀘스트를 진행해야하는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자벨 로레인의 행방을 찾아라'


가 목표인건 아는데 어딜 뒤져야 하는지 누구한테 물어야 하는지는 모른다.











다행히도 바로 옆에 있던 종업원 하란은 단서를 알고 있었다.


이자벨 로레인은 벡스라는 여자랑 같이 도망갔다고.



벡스?



다행히도 난 벡스가 누군지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이미 도둑길드에 가입해 있었으니까.



그녀를 찾기 위해선 맵 마커가 필요없었다.










당연히 도둑 길드에 상주해 있는 벡스에게 물어보니


이자벨 로레인은 Hob's Fall C에이브이e (호브의 몰락 동굴)로 떠났다고 한다.




당연히 목표는 설정되어도 마커는 표시되지 않으니


나는 지도를 뒤질 수 밖에 없었고










다행히 내가 이미 지나친 적이 있는 장소였다.




만약 저기가 어딘지 모르는 상태였다면


퀘스트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인터넷에 검색하거나


그냥 생각 없이 여행하다가 우연히 저기를 발견하는 방법 뿐이었겠지.










피가 흩뿌려진 불길한 동굴.










사악한 강령술사로 가득한 동굴.



그리고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방치되어 있는 이자벨 로레인의 시체.









그리고 이자벨의 품 속에선


그녀가 연인에게 보내려고 했던 편지를 찾을 수 있었다.



알고 보니 그녀는 란미어를 버리고 도망친 것이 아니라


언젠가 함께 살 수 있도록 돈을 벌려고 떠난 것이었다.



그러다가 강령술사에게 죽음을 맞이했지만










란미어에게 이 편지를 전해주면


란미어는 진실을 깨닫고 어안이 벙벙해하며 감사를 표한다.



그리고 그 뒤로 란미어는 스카이림에서 영원히 사라진다.



어디로 떠난 것일까? 아니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일까?


우리는 알 수 없다.













사실 이건 스카이림에서 흔하디 흔한 사이드퀘 1에 불과하다.


만약 퀘스트마커가 표시되어 있었다면 진짜 스쳐지나가는 퀘스트에 불과했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마커가 없었기 때문에


이 퀘스트는 지금까지도 생생히 기억에 남았다.



내가 스스로 뭔가 찾아나가는 경험을 할 수 있었기 때문.


다른 퀘스트는 솔직히 무지성으로 퀘스트 마커만 따라다녔으니까.










물론 퀘스트 마커가 안 뜨는게 버그가 아니었더라도


저 퀘스트 구성이 좋다는 뜻은 아니다.



진짜로 마커가 없도록 설계된 퀘스트라면 어딜 찾아가야하는지 단서가 명백히 주어져야 하는데


대화문 중에 인물이든 장소든 그에 대한 지리적, 위치적 단서는 없었으니까.



애초부터 퀘스트 마커가 있을 걸 상정하고 만든 퀘스트였으니까 당연한 일.


그리고 짧은 퀘스트라 다행이지 볼륨이 큰 대형 퀘스트였다면 마커 없인 도저히 진행도 불가능했겠지.











스카이림에는 이미 이런 요소가 많이 존재하지만


이건 퀘스트가 아니라 게이머가 알아서 추리하는 배경 요소로 작동한다.




편안하고 쾌적한 경험을 추구하는 현대식 RPG도 좋긴 하지만


차후 베데스다 RPG에서는 (특히 이런 요소를 좋아하는 게임사이기도 하니까)


한두개 정도는 퀘스트 마커 없이도 진행할 수 있도록 잘 만든 퀘스트가 나오면 좋을 거 같다.




댓글

  • Ryuk
    2022/10/30 21:11

    그래서 다리밑에 있는 해골의 정체는 뭘까

    (eM65Sz)


  • 닥자터자피자
    2022/10/30 21:11

    깊이는 얄팍하지만 야숨에도 그런 요소가 있었지.
    단서는 수수께끼로 알려주고 목표는 내가 추리해서 찾아야하는 퀘스트.
    이걸 각잡고 제대로 된 RPG식 퀘스트로 나온다면 재밌을듯.

    (eM65Sz)

(eM65S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