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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비를 피해 들어간 의외의 장소에서 찰떡인 렌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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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아내와 프리다이빙을 가장한 스노클링을 즐기는 취미가 여름에 생겼습니다.
수온은 기온보다 최소 한 달은 늦게 따라온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이제 그마저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바다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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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파도가 조금 치고, 수온이 갑자기 차졌다고.
아무래도 아직은 먼 곳에 있다고 생각한 태풍이 조금씩 영향을 미치고 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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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돌아가기엔 아쉬워서 고민을 하다가 차를 돌려 한 미디어아트 전시장을 찾았습니다.
사실 저는 그다지 내키지 않았지만, 아내가 가보자기에 꾸역꾸역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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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새 미디어아트라는 것에 조금 질려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신기하고 즐거웠는데, 근래 관객 모집에만 혈안이 된 기대 이하의 미디어아트를 꽤 봤거든요.
이번에 간 곳은 이름부터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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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너무 기대를 안했어서 그런가요?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이 아니라면 선택 장애에 시달리지 말고 '하루에 한 렌즈만 쓰자.'라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는데(사실은 무거워서),
갈아끼우기 귀찮아서 카메라에 장착되어 있던 100mm 렌즈를 그냥 들고 나왔던 것이 어쩐지 이득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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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점심시간이었어서 관람객이 거의 없었어서 여유로울 수 있었네요.
하지만 그럼에도 100mm MF 렌즈로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아이를 찍기는 역시나 어렵네요.
아내와 함께 아이의 사진을 찍을 때는 '잠깐만.', '이리 와봐.'와 같은 요구를 일절 안하기로 합의를 했었습니다.
아이의 추억이 아빠의 욕심에 퇴색되어 기억될까봐요.
어쩐지 큰 투자를 해서 속도가 빠른 장비들을 갖추고 아이 사진을 찍는 아빠진사들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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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의 후면 다이얼이 좀 생각만큼만 작동이 된다면 조금 덜 스트레스를 받으려나요?
노출 보정과 iso 조절에 자주 사용하는데, 원하는 자리에서 정확히 멈춘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fp-l에 수정되었다던데, fp-l 유저들에게 그게 너무 부럽네요.
그래도 그렇게 느린 카메라와 느린 렌즈로 가족을 담는 일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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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iss Otus 100mm f1.4
Schneider Kreuznach B+W 010
Sigma fp
www.instagram.com/special_jang
댓글
  • 비단사랑 2022/09/02 11:49

    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너무 잘 담으셨네요, 잘 보고 갑니다! 하지만 절대로 느린 렌즈는 아닌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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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샬장 2022/09/02 12:02

    가뜩이나 초점링이 많이 돌아가는 렌즈라서 아이를 찍으려면 초점링 돌리는 손가락이 아주 화려해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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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단사랑 2022/09/02 13:30

    초점을 너무 잘 잡으셨네요 - 0.01mm 차이가 대단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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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리스..... 2022/09/02 14:17

    부뉘기 참~ 저으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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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烈) 2022/09/02 14:32

    조명이 화려 할 줄 알았는데,
    어 MF 렌즈인데,
    어 100mm 인데,
    어 ...
    실력이 화려 하다고 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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