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모여주어 반갑군. 난 심볼리 루돌프, 트레센의 학생회장을 맡고있으며, 오늘 강연을 맡게되었다.
다과들은 즐겼나? 내가 잠시 급한 일이 있어, 예정보다 몇 분 늦춰졌군. 에어 그루브의 조언에 주전부리를 준비시켰네만, 요깃거리라도 됐길 바라네.
수고했어, 에어 그루브.
으흠. 학생회장이라곤 해도, 일단 학생의 입장에서 교사의 위치에 있는 자네들, 트레이너들을 소집한 것에는 면목이 없네.
하지만 이 일은 트레센 내에서도 중대하게 여기고 있기에 부득이 이런 자리를 마련하였다.
자네들은 올해 처음 중앙에 배속된 신입 트레이너들이라네. 개중에는 온전히 초임인 자도 있을 것이고, 지방에서 경력을 쌓은 자도 있겠지.
하지만 다들 공통적으로 이것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야.
'트레센 문학'이라고 하는 괴문서들 말일세.
그래,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 이슈가 되고 있는 짧은 분량의 소설들이지.
대부분 이곳 중앙 트레센을 공간적 배경으로 하여, 소속된 우마무스메들에 대한 성적이고 뒤틀린 편견을 주제로 쓰여진... 음란물이다.
중앙 트레센에서는 이러한 트레센 문학을 나름 심각한 사안으로 여기고 있다네.
물론 인터넷 상의 잡다한 게시글 하나하나 통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이사장님이 명예훼손 등의 법적 대응을 고려중이시긴 하지만.
우리가 진짜 걱정하는 것은, 트레센 문학 자체보단 이것을 읽음으로서 생겨날 악영향이다.
편견, 공포, 성적 수치심 등...
특히 이걸 접한 트레이너들이 그러한 왜곡된 인식을 갖고 중앙 트레센을 꺼리는 현상이 실제로 나타나는 상황일세. 당장 자네들이 이곳에 올 때의 경쟁률은 작년에 비해 크게 낮아졌어.
게다가 정작 이곳에 배속된 자네들도 그러한 왜곡된 인식이 없으리란 보장도 없지. 이미 일하고 있는 자네 선배들도 그런 인식을 보이곤 한다네.
이에 따라, 오늘 강연에선 대표적인 트레센 문학에 의한 편견을 바로잡고자 하네. 다들 귀 기울여주게.
첫째일세, 여기 화면에 나오는... 뭐, 작은 줄글 뿐이라 읽기는 힘들겠군.
이 트레센 문학들을 요약하자면 '사소한 행동이 우마무스메에게는 구애행위로 느껴진다'라는 편견이 주제일세.
예를 들어, 눈 앞에서 달리거나, 선물을 준다거나, 차량을 운전한다거나, 눈 앞에서 잠들어있다거나... 등등 말이지.
이러한 루머는 우리 우마무스메들이 자네들 인간들에 비해 조금 더 동물적인 성향이 강하고, 그 때문에 인간들과 조금 다른 가치관을 가진다는 점을 크게 과장하며 나오는 이야기들일세
우리가 인간과 다른 것은 사실이네만, 동시에 인간과 다를바 없는 것도 사실이네.
우리도 일반적인 여성들과 다를바 없는 이성에 대한 흥미를 가진다네. 외모와 목소리 등에 끌리는 남성을 상상하고, 연애를 통해 적정한 시기에 결혼하는, 그런 보통의 이상을 갖는 거지.
상상도 못한 곳에서 이상한 이유로 발정하는 그런 짐승들이 아니란 말이지.
물론, 이곳 트레센에 모인 우마무스메들은 사춘기이고 성장기인 소녀들이야. 성에 눈뜨는 나이다보니 이성의 여러 면모에 특이한 흥미를 가지곤 해.
그렇다고 해서, 인간 여학생들이 실제로 이상한 짓을 저지르던가? 아니, 반드시 저지를 거라 보는가?
그렇지. 가끔 튀어나오는 행동은 그저 소녀들의 일탈일 뿐이야. 아주 평범한.
그러니, 이런 이상한 문서에 현혹되어 우마무스메들 앞에서 과도할 정도로 행동을 조심하거나 그럴 필요는 없다네. 그저 다른 사람 앞에서 차리는 예의 정도만 차려도 돼.
아, 질문인가? ...뭐? 그런 얘기는 어디서 접했지? '트레센 비문학'? ...그래, 또 그런게 있는가...
질문이 들어왔군. 신문기사나 선배들의 목격, 경험담에 따르면 이상한 요소 때문에 큰 일을 치룬 사실이 있다라는 얘기인데.
이건 확실히 말해두고 싶군. 먼저, 소위 인터넷에 떠도는 '경험담'의 진위 여부들은 확인했나? 우리 트레센의 이사진에는 법적 자문들도 계시다네. 그래서 여러 명예훼손 문제를 담당하시지.
그런 분들이 말씀하시길, 인터넷에 올라오는 게시글의 8할 이상은 꾸며낸 얘기일세.
이어서, 신문기사나 경험담들은, 굉장히, 아주 특수하고 이례적인 사례들일 뿐이야. 그러니까 기사가 작성되는 거지.
기사가 부풀려졌다는 가능성은 굳이 말하지도 않겠네. 게다가 그런 특수한 사례를 일반화하는 것은 성숙한 자세가 아니야.
배달시킨 피자에 벌레가 들어가 있었다고 해서, 모든 피자엔 벌레가 들어간다는 명제가 사실이 되는가? 이와 마찬가지라네.
자네가 언급한 소위 '트레센 비문학'들 또한, 아주 특수하고 희귀한 사례들을 과장하고 일반화시켜, 왜곡된 인식에 일조하는 괴문서일 뿐이라네.
그럼, 이어서 두번째. '말딸과 다른 인간의 신체를 드러내는 것은 우마무스메에게 강렬한 성적 어필이 된다'라는 주제일세.
아마 귀와, 꼬리가 없는 둔부 얘기겠지.
...일단 다른 사람 앞에서 엉덩이를 드러내는 건 안되는 건 기본 상식이니, 귀 얘기를 하지.
우리도 부모가 있다네. 특히 어머니는 몰라도 아버지는 당연히 인간이지. 아버지들은 특히 머리를 단정히 다듬는 분들이 많고, 당연히 귀도 드러나있다네.
우리가 아기일 적에야 아버지의 귀를 만지작 거릴 수도 있겠다만, 그거야 영유아들의 탐구심 그 이상이 아닐세. 우리한테 없으니 그저 흥미를 느끼는 거지.
게다가 우리도 의무교육 과정을 거치며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났겠는가? 심지어 동성인 인간 친구들도 있었다네. 길거리만 나가도 항상 보이는 게 귀다.
그러니, 인간의 귀는 익숙해. 우리는 결코, 귀를 보고 그런 추잡한 생각을 품지 않는다.
...이번에도 질문인가? 자네는... 그래, 들었어. 지방에서 트레이너로 활동하면서도 시험을 준비해 올해 임용된 트레이너군. 말하게.
...그래, 자네 전 담당이? 항상? 그렇게나 가까이? 그런데도 그런 그녀를 두고 그냥 혼자 중앙으로 올라온 겐가, 이 머저...! 흠, 흠.
그래, 담당이 트레이너의 귀를 틈날때마다 만지작 거리는 사례가 있었다라...
우선, 담당이 친밀하게 여겨주는 것엔 감사하게. 제대로 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고민인 트레이너들이 부지기수야.
우리 학생들은 말했듯 일반적인 소녀들이야. 활발한 성격에 친근감까지 있다보면 괜시리 신체접촉을 하기도 하겠지.
소녀들은 동성친구들끼리 껴안고 손잡고 하는 일이 많아. 그 친근감이 확대되다보니 트레이너에게 신체적 접촉을 저도 모르게 할 뿐이야.
물론 우리도 생각이 있으니, 아무곳이나 만지려 들지는 않아. 귀가 그 대상으로 선택되는 건 나름 고민한 결과지.
우리들에게 없으니 모양도 흥미있고, 당장 겉에 드러나있고, 만지는 것 자체는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데다가, 약간은 트레이너의 머리 냄새도 느껴지고 얼굴과 목근육과 뒷덜미도 같이 보이고 촉감이 말랑말랑하면서도 만지면 트레이너의 반응이 재미있는...
...아무튼 친근감을 표시하다가 귀를 만지는 일이 있을 수 있지만, 결코 자네가 생각하는 그런 짐승과 같은 이유는 아닐 것이라 생각하게.
허벅지나 가슴팍을 만지작 거리는 것보단 낫지 않겠나.
그래, 질문? ...귀덮게?
...이왕이면 권하지 않네. 말했듯 귀 드러내고 다닌다고 큰일 안 일어나네.
그러니 한 여름에 괜히 그런것 끼우고 다니지 말게나.
우리가 보기도 더워 죽겠으니까.
자네가 질문해준, '고루시짱이 되어보자 귀덮게 변신 세트'의 판매는 중지할 것을 골드쉽 양에게 요청해야겠군.
다음, '우마무스메의 독점력과 집착은 강하며, 남성 트레이너가 다른 여성과 대화하는 것조차'...
이건 참으로 유치한 주제로군. 초등학교 소녀들이나 읽을법한 로맨스 소설에 가까워.
이 주제는 논외로 치겠네. 실제로 이런 집착을 보이는 건 일반 연애관계에서도 그리 흔한 일이 아니지.
그저 트레센 문학을 작성하는 자들이 흥미를 끌어내는 시츄에이션을 창작했을 뿐이야. 실제 이런 집착은 일어나지 않으니. 길게 설명 않고 넘기겠네.
이어지는 '우마무스메가 완력으로 남성을 덮친다'는 주제도 마찬가지, 흥미본위로 창작된 상황이니 마찬가지로 넘기겠어.
우리도 법을 이해하는 시민들이란...
아, 잠시 전화가. 실례하지...
그래, 자네인가. 그렇군. 그곳? 그래, 그건 내가 허가했으니... 응? 아니, 아니, 아니, 안 된다, 그것은 허가하지 못하겠군. 아니, 아니.
하... 내가 항상 얘기하지 않았나. 그런 종류의 일은 너에게는... 그래, 잘 외우고 있잖은가. 그런데도 그런 일탈을 저지르려 드는 겐가? 그것도 나에게 전화로 통보까지 하며? 통보가 아니라 질문이다? 아무튼 저지르려 한 거 아닌가? 그러면 이건 내가 실행 전에 막은것일 뿐이지.
...고작? 방금 고작이라는 말을 쓴 겐가? 안 되겠군.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자각하지 못하다니. 이 일은 대충 마무리하고 곧바로 학생회장실로 오도록 해라. 내가 다시 친히 설교해주지. ...그래. 그럼 됐다. 그래도 학생회장실은 와라.
...이봐, 전화 통화할 땐 날 무어라 부르라고 했지? ...옳지, 그 이름은 자네에게만 허락된 특권이다. 자랑스럽게 여기고 잊지 말라고. 후훗. 그럼 이만.
미안하군, 트레이너의 전화라서. 아, 맞네 난 최근엔 출주하지 않았지. 하지만 한번 맺은 우마무스메와 트레이너의 인연, 그리 쉽게 사라질 수는 없지. 그래서 이리 사적인 연락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네.
여튼, 마지막이 되겠군.
이 경우는 트레센 문학은 아니고, 자네들 트레이너들 사이에 도는 여러 정보들이네.
보자, '역우마뾰이 대책 호신술 강좌', '약물 대책 전문의 연락처', '개인 용품 안전 관리법', '자택 보안 지침서', '담당 말딸이 무서운 디스코드'...
이것들이 우리가 우려한 것일세.
트레이너가 담당을 믿지 못하고, 호신술을 익히고, 물병을 따로 챙기고, 식사는 커녕 잡담도 거리를 두는 모습들.
마치 잠재적 범죄자, 아니지, 더 심하게는 접촉조차 꺼려지는 짐승, 괴물을 대하는 모습들. 이것이 과연 올바르다고 생각하나?
자네들이 대하는 것은 분명 우마무스메일세. 하지만 그 이전에, 소녀들이고, 자네의 학생들이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신의 트레이너에게 믿음 받지 못하고 심지어 꺼려지는 것이, 그녀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될지 상상이 되는가? 자신들을 괴물 취급하고 거리를 두는 것이 교육적으로 좋은 영향이 될거라 생각하나?
물론 사춘기 소녀들이니, 대하는게 어려울 거란 건 이해하네. 그럼에도, 그런 그녀들을 다루고 이끌기 위해 교육받아온 자네들 아닌가?
그러니, 우마무스메들을 믿어주게. 믿고 마음을 열어줬으면 해.
인터넷의 이상성욕자들이 쓴 글이 아닌, 눈 앞의 인격체를 믿어주게.
강연은 이것으로 마무리하지.
음, 오늘 강연에 협조해 준 것에 감사하네. 다들 집중해서 들어주고, 납득해 준 것이 눈에 보여 기쁘군. 에어 그루브의 조언에 따라 강연 전 작은 다과를 제공하길 잘한 것 같아.
특별히 아그네스 타키온이 준비에 도움을 준 덕인가, '다과'의 효과가 좋군. 눈빛에 효과가 보여.
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강조하겠네.
'내가 한 말은 틀림없는 사실이며, 자네들이 알던 것은 편견일 뿐'이라네, 알겠지?
그럼 다들 수고 많았네, 이만 해산하지.
돌아가자마자 담당들에게 연락해주면 다들 기뻐할 거야. 자네 담당들에겐 이번 강연에 대해 미리 얘기해놨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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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트레센 스쿨은 일반적인 에듀케이션=기관일 뿐이며
그 안에서 일절 외설은 행해지지 않는다
알았지?
왜곡계인줄 알았는데 세뇌계였나..
DDOG+
2022/08/11 10:01
왜곡계인줄 알았는데 세뇌계였나..
괴도 라팡
2022/08/11 10:05
아무도 이 질문은 안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