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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 의사에게 평생 고통받은 일본 외무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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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9월 2일 새벽 5시, 일본 측의 항복문서 조인식 대표단은 신임 수상 히가시쿠니 나루히코 친왕의 반쯤 불타버린 공관에 모였다.

외교관들의 수장, 시게미쓰 마모루 외무대신은 모닝코트를 입고 높은 실크햇을 쓴 차림이었는데,

13년 전 그날 윤봉길 의사의 폭탄에 한쪽 다리를 잃은 후 늘 그랬듯 목제 의족에 의지하고 있었다.



(중략) 일본 대표단은 08시 55분에 전함 USS 미주리에 도착했다.

제일 먼저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 시게미쓰는, 지팡이에 불편한 몸을 의지하고서 안간힘을 썼다.

보다 못한 버드 중령이 계단을 내려가 손을 내밀자, 외무대신은 처음에는 뻣뻣하게 굳은 표정으로 그 손을 뿌리쳤으나 이내 다시 잡았다.

한 미국 기자는, 연합군 지휘관들이 그렇게 고통받는 시게미쓰의 모습을 지켜보며 기다리는 동안 "잔인한 만족감"을 만끽했다고 썼다.



(중략) 항복문서 두 부가 테이블 위에 놓여있었다.

연합국 측에서 보관할 한 부는 가죽으로, 일본이 보관할 나머지 한 부는 캔버스 천으로 장정되어 있었다.

조인이 시작되자 카메라 셔터소리와 무비카메라의 필름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했다.

맥아더가 눈짓을 하자, 시게미쓰가 절뚝이며 앞으로 다가와 앉아서 지팡이와 장갑과 실크햇을 서투르게 다루었다.

홀시 제독은 그가 시간을 질질 끌려는 것으로 오해하고, 당장이라도 싸대기를 때리며

"뿅뿅, 빨리 사인하라고! 사인!"이라 고함을 지르고 싶어했다.

그러나 시게미쓰가 그저 당황하고 몸이 불편해 그렇다는 것을 깨달은 맥아더가 "서덜랜드!(맥아더의 참모장)

어디에 서명해야 하는지 가리켜 주게!" 라고 말했다.




- 윌리엄 맨체스터 저 "아메리칸 시저 : 맥아더 평전" 2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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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커우 공원 의거 때문에 생긴 장애 후유증 탓에

항복조인식 때 차라리 그때 폭탄맞고 죽었더라면 싶을 수준으로 고생하고 굴욕당함

 


댓글

  • 난오늘도먹는다고
    2022/07/30 00:09

    홀시 제독이 뺨을 후려쳤으면 더 좋았을텐데

    (CzwkKH)

(Czwk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