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 비혼주의 여자와 대화

대학동기입니다.
석사까지 서울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학교때부터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쓴 편이였고 현재 나이차 많이 나는 남친이 있습니다.
그리고 직장은 대기업 정도 되는 곳에서 계약직 팀장으로 있다고 하네요.
어제 오랜만에 전화가 되어 근황 물어보다가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버립니다.
나: 니 결혼은 안하나?
여: 지금 별로 하고 싶지 않다. 힘들거 같고.
나: 육아가 진짜 상상을 초월하긴 한데...그래도 그거보다 훨씬 좋은게 많다.
여: 애들은 조카들이 있으니 괜찮다.
나: 그거랑 좀 다른데...
여: 그리고 난 싱글인데 좀 열받는다. 니 싱글세 아나?
나: 싱글세? 처음 들어보는데... 근데 왜 열받는데
여: 싱글한테 아무 혜택이 없다. 국가가 뭐... 결혼한 사람들이나 애 놓은 사람들한테 육아지원비나 신혼부부 특공이나 대출이자 혜택 그런거..너무 차별이잖아
나:...
나: 그건...국가 입장에서 결혼을 장려하고 출산율을 늘려야 국가가 유지되니 당연한거 아이가?
여: 나한테는 세금 다 받아가면서 뭐 해주는게 없잖아
나: 니 세금으로 치안 국방 의료에 쓰고 너도 혜택 받잖아
여: 결혼한 애들도 다 받는거잖아
나: 그렇게 생각하면 한국 국적 포기하고 이민가거나 난민으로 살면 될거 같은데
여: 백번 양보해서 국가가 그런거 이해해준다.
나: 양보하고 안하고가 아니라 국민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생각하고 국가는 왜 그렇게 하는지 본질적으로 봐야..
여: 아 모르겠고... 회사는 왜 결혼한 애들한테 축하금, 육아수당, 육아휴직 3년 그런거 주는데...역차별 아이가?
나: 일단 회사 오너가 지껄로 복지를 한다는데 내가 뭐라 하긴 그렇지만 굳이 말해보면...사회적 책임을 하려고 하는거 아닐까. 그리고 지가 오너로 있는 회사 복지 좋으면 인재들도 모이고 직원들은 업무 동기도 커지니까
여: 아니지 역차별이지. 나는 못 봤잖아
나: 그럼 니 생각에는 그런 복지 줄이고 안 받았으면 좋겠다는거야?
여: 아니... 싱글한테도 비슷한걸로 지원해야지
나: 내 경험상 오너들은 그렇게 안하고 주는거도 없애서 하향평준화 할거 같은데
여: 니는 니 입장에서만 생각한다.
나: 니는 그럼 그 생각이 일반적이고 보편적이가?
여: 어. 가끔씩 만나는 비혼주의 애들은 다.그렇게 생각한다.
나: ...
그 뒤로는 당황스럽고 말끝마다 제 말을 끊어 먹어서 화가나 기억이 안 나네요.
1년에 2-3번 통화하는 친구인데...걸러야 겠습니다.
이게 자기들한테는 보편적이고 당연하다는게 더 충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