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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 놈의 회사 퇴사했음

간결한 글 흐름을 위하여 음슴체로 가겠슴

 

내가 다니던 회사는 S전자 반도체공장에 설비를 납품하는 회사임

 

납품 및 설치까지 해야하는데 살인적인 납기때문에 설치기간에는 현장에서 좀비처럼 살아야함

 

인건비를 아끼려는 회사 특성상 현장 관리자가 공사,품질,안전등 15명은 있어야 하는 캐파 인데 10명을 넘어본적이 없음

 

이전 프로젝트 까지는 어떻게든 비벼가면서 일을 해왔는데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납기에서 더 줄어든 말도안되는 납기였음

 

9명의 직원들이 일단 시작했으나 공사시작 2달만에 7명이 퇴사...................ㅜㅜ


현장이 스톱될 지경인데 본사에서는 사람을 구한다는 말만 늘어놔서 본사에 통보하고 현장 채용으로 신규인력을 충원하였음

 

그런데 경험이 부족한 인력들이라 가르치면서 하려니 너무너무너무 힘들었음

 

한명 한명이 정확하게 업무 하나씩을 맡아줘야 하는데 잘 모르니 하나하나 다 나한테 물어봄

 

5시반 출근하여 밤 11시~12시까지 정말 미친듯이 5개월을 일해왔음

 

업친데 덥친격으로 차기 프로젝트를 조기착공하여 두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됨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진 사람 이었는데 병원을 내집 드나들듯 들락 거리게 될 정도로 몸 과 마음이 안좋아짐

 

살다살다 신경정신과를 다 가봤음

 

당연히 일은 진행이 안되고 현장 관리가 엉망이 되니 원청에서 연일 컴플레인 들어오고 하루 일과가 욕먹는 것으로 시작해서 욕먹으며 끝나는 일이 반복됨

 

도저히 안되서 두개 프로젝트를 별도 팀을 꾸러서 진행해달라고 본사에 요청

 

당연히 쌩~~~~  

 

퇴사를 고민하던중에 본사 이사님이 전화옴

 

원청에서 소장인 내가 대응이 안되니 더 높은 사람 내려오라고 컴플레인 전화를 건것 이었음

 

이사님 전화 하자마자 일좀 잘하라고 일장 연설을 늘어놓음

 

나도 빡쳐서 그동안 서운했던점 다 토해놓음

 

이사님 더 열받아서 그 딴 식으로 하려면 때려치라고 소리지름

 

그렇지 않아도 사직서 낼 시점을 고민하던차에 사직요청을 받았으니 바로 전화끊고 사직서 타이핑해서 집어 던지고 최소한의 마무리는 해야

 

겠다 싶어 내가 보고있던 업무별 담당자 정해서 메일 보내고 카톡 날리고 원청에도 전달함

 

1년동안 맘 편하게 잠자본적이 없었는데 휴대폰 꺼놓고 1시에 사우나 가서 늘어지게 잤음

 

보통 하루에 통화횟수 70~100회, 30개 카톡방은 하루에 대략 800개 정도 글이 올라오는 현장인지라 기대하면서 휴대폰을 켰음

 

와우 시간은 6시, 부재중 통화 157개, 카톡은 1200개가 와있음

 

당연히 콜백 안하려고 했는데 켜자마자 전화가 마구 걸려옴

 

다른 전화는 다 쌩깠으나 우리 직원들 전화는 받아주었음

 

당분간 전화 받을테니 모르는 거 물어보라고 함

 

이사님 전화왔음

 

제발 돌아오라고 부탁함

 

됐고 직원들 업무 문의 전화 2주 정도만 받을거고 다른 번호 다 차단할거고 너님도 앞으로 전화하지 말라고 했음

 

다음날 사장님 전화옴

 

남아주면 원하는 급여 맞춰주겠다함

 

원하는 급여보다 더 준다는데 있어서 갈거라고하고 전화 끊음

 

지금은 열흘 정도 지났고 직원들 전화가 많이 뜸해졌음

 

뜸해진 사유가 남아 있던 직원들 대부분 사직서 냈음

 

본사 직원들 다 내려와서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함

 

당연히 일 진행 안되고 원청 직원들도 같이 일한다고함

 

아마도 납기 2달이상 밀릴것 같음

 

마음 한켠에 조금의 죄책감도 없진 않지만 정말 죽을것 같았음

 

두어달 쉬고 기존에 콜 왔던 회사로 출근할 생각임

 

 

 

 

 

 

 

댓글
  • NeoGenius 2022/05/10 19:51

    죄책감은 무슨.
    콧구멍에 바람 좀 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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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식이아빠 2022/05/10 19:57

    고생하셨어요.
    앞으로 가시는 회사는 편하게 다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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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퀴벌레 2022/05/10 20:46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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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로이드 2022/05/10 21:16

    아무리 코로나 시국이었고 힘들어도 핵심 베테랑들은 더 우대해줘서라도 붙잡고있어야 회사가 돌아가는거라는걸 회사들이 모름.....
    이런 시국일수록 정치질로 자리차지한 임원들보다 현장직 베테랑들이 회사를 유지하고 살리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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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수종과나비 2022/05/10 21:32

    사람 귀한줄 모르는 회사는 망해야 함
    붙어서 일하면 잘해주는 줄 알고 점점 쥐어 짬
    어? 이렇게 해도 일한다고? 그럼 더 쥐어 짜볼까? 라는 마인드를 장착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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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억냥 2022/05/10 21:37

    와..정말 고생하셨어요!!
    저도 업종은 다르지만 비슷한 이유로 내일 퇴사해요ㅎㅎㅎㅎ 너무 신남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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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속성 2022/05/10 21:38

    고생하셨습니다ㅠㅠㅠ앞으로 꽃길만 걸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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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비엔당근 2022/05/10 21:41

    아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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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삼돌이 2022/05/10 21:44

    10000% 공감이 갑니다. 너무나 공감이 갑니다.
    그렇지만 S전자는 매우 무서운 회사입니다. 설비 인스톨 지연은 라인 증설 및 가동 지연, 즉 생산용량 확대 연기로 이어지며 이러한 정보는 회사의 중요 대외비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의 하나 S법무팀에서 연락을 받으실까 걱정이 되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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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끄미 2022/05/10 21:47

    시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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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믹스테일 2022/05/10 21:48

    잘 하셨어요. 업무 진행이 잘 안되는게 사람이 모자라서라는걸 모르는 회사는 그만 두는게 상책입니다.
    적어도 미안하지만 상황이 이러이러하니 좀 잘 진행해 달라고 해야지, 일장 연설이라니 ㅋㅋㅋ 그 이사놈은 걍 상병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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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노동자 2022/05/10 22:04

    하 씨 공감합니다. 한사람이 개같이 열심히 일해주면 그게 돌아간다고 믿는 이 개같은 시스템. 저만 겪는다고 생각했더니 그게 아니였네요. 통한의 공감추 박고갑니다.
    물론 저는 그저께자로 퇴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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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놈목소리qq 2022/05/10 22:29

    예전에 내가 일했던거 생각나 계속 열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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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맑연어1 2022/05/10 22:50

    하 직원 천명  국내 계열사 10개 해외계열사 20개
    ERP 30개 , MES 깔려 있는 제조법인5개, QMS, CSM, CRM   기존 10명있던 팀 다나가고 3명남았는데
    본부장이란놈은 신규 시스템 도입일만 벌이고 다니고  진행  수습은 하나도 안하고. 정말 대책없는나도 죽겠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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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그때 2022/05/10 22:53

    저도 4월달까지 다니고 5월부터 백수입니다. 여행도 하고 하면서 2달정도 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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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ladimiro 2022/05/10 22:57

    어후 읽는 제가 다 통쾌하네요 꼭 저런 쉐리들 나간다고 하면 그때 저자세 나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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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대장 2022/05/10 22:58

    인생 살아오면서 제일 얼척없는 말: 애사심. 주인의식.
    남의 사업을 내것도 아닌데 왜 내가 사랑해야 하나?
    회사에 충성은 물론 좋은것.
    직원은 회사에서 받는만큼은 반드시 보답을 해야함.
    반대로 회사도 반드시 직원에게 합당한 보답을 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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