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 백작이 기병 2만명을 이끈다고..?'

 5세기경, 후기 로마에서 Comes, 즉 '백작'은 총사령관인 'Magister Militum' 아래 계급의 방면군사령관을 의미하였으며 서로마로 한정했을때는 여섯명의 코메스가 상시 편제되어있었는데, 

comes Italiae(이탈리아속주 방면 사령관), 

comes Africae(아프리카속주 방면 사령관),

comes Tingitaniae(마우레타니아 방면 사령관), 

comes Abernorum(갈리아 방면 사령관)

comes Tractus Argentoratensis(스트라스부르 방면 사령관),

comes Britanniarum ad Litoris Saxonici per Britanniam 

(브리타니아-색슨해안 방어사령관, 해군직임)

위와 같은 코메스들은 각지역의 코미타텐세스, 즉 기병 비율이 높은 야전병력을 운용하였습니다.

대충 한번에 동원되는 야전군이 1~2만 수준이기에 이들도 그정도 수를 거느리고 있었다는 말이 되지요.

그러나 이들의 기병화 비율은 높을때도 2/5정도 수준이었기에 '기병 2만을 거느린 백작'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기병 2만을 거느린 백작은 어디있을까요?

바로 중세 동로마시기의 '황실 근위대 기병사령관' '코메스 도메스티코스' 입니다. 위의 야전사령관직에서 이어진 직책인 이 이름은 보통 스콜라이 기병대나 에타레아 기병대 같은 중앙군 '타그마'의 지휘를 담당하는 사령관으로, 수만명의 기병 상비군을 보유하던 동로마 제국군의 최고 사령관으로 말 그대로 '2만명의 기병을 지휘하는 백작' 타이틀에 걸맞습니다.

 슬프게도, 고트족 야만인들과의 싸움에서 벌어진 아드리아노폴리스의 재앙 이후 동로마군 중앙군은 재편성을 거쳤으며, 서로마군과 다르게 중앙군 기병대는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어 재건되지 못했고,  '코메스' 직위를 가진 야전군 사령부가 둘밖에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서로마가 몰락하고 동로마만이 살아남은 이후 병력들을 둔전병인 '테마타'와 기동야전군인 '타그마타'로 나누면서 동로마 황제들은 테마의 군정총독(스트라테고스)들이 자신에게 반기를 들 때와, 둔전병들로 해결안되는 적들이 쳐들어올때를 대비해 기동 야전군의 기병비율과 위상을 크게 확대했는데, 이시기 타그마타의 사령관으로써의 코메스의 위상이 강해집니다. 

그러나 이후 슬슬 칭호 인플레가 오면서 '메가스 도메스티코스' 즉 육군총사령관 직함에 흡수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후 미게르만들이 이 직위가 간지났는지 왕 아래 부족장급 되는 놈들이 '코메스'직위를 쓰기 시작하면서(물론 궁정직의 코메스, 즉 궁정백또한 직위로 살아남았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구청장 정도의 귀족 '백작'의 모태가 되었답니다! (물론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백작'직위의 탄생이 다 조금씩 다르지만 일단 편의상 그렇다는겁니다)

요약 : 기병 2만명을 지휘하는 백작은 있었다. 다만 봉건귀족이라기보단 비잔티움의 기병사령관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