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은 판타지를 묘사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지만
이야기를 중심으로 함축된 이미지를 보여줄 때는
배경 묘사가 오히려 서사가 잘 안 보이게 방해하기도 합니다.
특히 펜 드로잉에는 더더욱 그렇구요.
그래서 배경을 그려야하는 주제가 떠올랐을 때는
평소와는 꽤 다른 그림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때는 진짜 세계를 그리는 느낌이 나거든요.
그래서 최근 들어서는 풍경화에서 좀 더 세계관 빌딩을 하려고 노력을 하게 됩니다.
빌딩하면 63 빌딩이지요.
제 그림에 글을 곁들인건 참 좋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솔직히 제 그림은 그림 자체만으로는 별 매력도 유니크한 점도 없거든요.
모든 예술은 포장하기 나름입니다.
사람들은 포장을 본질을 흐리는 꼼수라 여기지만 실제로는 핵심처럼 기능합니다.
이 세상에서 본질이 진짜 본질의 가치를 발하는 것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산맥은 누가 맥을 짚어줬길래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산맥은 또 거인의 손뼈같기도 하잖아요.
많이들 이런 아재개그를 들으면 한숨을 쉬지만
의외로 이런 식의 어이없는 연결 짓기가 유니크한 창의성으로 이어집니다.
제 동생은 이런 얘기를 들으면 저를 줘팹니다.
많은 팬들의 책 내달라는 성원은 안 그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제 스스로도 아티스트로서 아트북을 내주는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출판사와 커넥션이 있으신 분은
슬쩍 제 그림을 추천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프렌치 커넥션만 아니면 됩니다.
모든 예술에는 근원이 있고
스스로도 궁금한 나 자신의 근원에 대한 질문은
제 괴물 디자인이 어쩌다가 이렇게 뒤틀렸나 하는 것입니다.
딱히 막 잔인하고 그로테스크한 걸 좋아하진 않거든요.
나중에 제가 유명해져서
그런 분석을 평론가들이 알아서 해주면 좋겠네요.
역사가들이 제 작품에 달라붙으면 최고고요.
마무리는 역시 그림에 어울리는 사인으로.
티리프 2022/03/20 21:36
항상 느끼지만 이 양반은 뭔가 그럴듯한 이야기를 해도 3할은 헛소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