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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빈티지 렌즈들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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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모델은 프리랜서 전문 무용수 김승현씨입니다)
아래 링크는 그녀가 최근 출연한 영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jnNl2FtM4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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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ppon Kogaku Japan / NIKKOR-P Auto 10.5cm F2.5
(사진은 제가 사용중인 렌즈들 중 105mm F2.5 렌즈와 똑같은 렌즈의 구글 검색 사진입니다. 모양이 굉장히 예쁩니다.
F마운트 렌즈들 중 가장 오래된 축에 속하는 렌즈로, 1960년대에 생산된 렌즈로 알고 있습니다.)
새삼 니콘의 빈티지 렌즈들을 보관함에서 꺼내어 다시 사용해보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포커스 피킹 기능과 바디 내장 손떨림 보정 기능, 그리고 크롭 판형 카메라에서 사용가능한 스피드 부스터(포컬 리듀서)는 정말로 수동식 빈티지 렌즈 사용에 최고의 환경인 듯 합니다.
니콘 Z 마운트 카메라에서도 이 렌즈를 쓰려면 당연히 어댑터가 필요하지만, 빈티지 렌즈를 그대로 사용가능하게 나온 니콘 DF 기종 이외의 다른 모든 기종들은 규격이 동일한 F마운트라고 해도 렌즈 마운트에 AI 개조를 해 주어야만 마운트가 가능했습니다. 다만 렌즈에 복구 불가능한 물리적 개조(조리개 링을 일부 깎아내어 턱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를 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미러리스 카메라에서는 어댑터를 사용하므로 이런 개조가 불필요하기 때문에 개조 비용도 안 들고, 비숙련 개조 작업자가 어렵게 구한 빈티지 렌즈를 망가뜨리는 일도 없어집니다.
카메라와 아무런 전자 접점이 없는 구형 수동식 렌즈이기 때문에 Z마운트 카메라에서 사용할 때도 굳이 비싼 FTZ 어댑터를 살 필요 없이 단돈 2-3만원 정도에 살 수 있는 수동식 어댑터를 사용하면 됩니다. 렌즈에 기계식 조리개가 물리적으로 장착되어 있기에 G타입 렌즈 사용시 필요한 조리개 조절 장치도 필요 없습니다.
이런 렌즈들은 광학기술이 요즘처럼 세련된 시대가 아닌 지라 각종 수차가 많고, 코팅 수준이 떨어져 역광이나 산란광에 매우 약합니다. 싱글 코팅만 된 렌즈도 흔합니다. 크기는 작아도 온통 금속과 유리 재료가 사용되어서 무겁기 때문에 작고 가벼운 미러리스 카메라에 쓰기는 핸들링이 썩 좋지 않습니다. 그러나 덜 세련된 광학적 느낌은 사실 덜 세련된 렌즈로 더 쉽게, 잘 낼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근래의 신형 카메라들은 묘사력이 너무나 좋아서 어쩔 때는 현실감이 덜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왜 오래된 필름 카메라를 갈수록 더 좋아할까요? 정교하고 선명한 사진만이 반드시 진리는 아니고, 그와 함께 올드하고 편안한 질감의 사진들도 여전히 가치가 있습니다. 두 가지 다 추구하면 되는 것이겠지요.
첨부한 사진은 사실 수동식 렌즈의 표현 질감이 아주 잘 표현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혹은 다소 붕한 느낌은 나름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렌즈를 손으로 돌려 맞추는 모습을 모델들이 나름 신기해 하는 편입니다. 개중에는 자신이 직접 맞춰 보고 싶어서 카메라를 잠깐 보고 싶어하는 이들도 있지요. 그리고 이런 올드한 렌즈들도 조리개를 F8 이상 조이면 광학적으로 결함이 있지 않는 이상 아주 선명한 묘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렌즈들은 이베이를 조금 살펴보면 제법 괜찮은 것들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니콘 렌즈들은 생산량이 많고 역사도 길어서 더 흔하고, 가격대도 몇 만원 선부터 다양합니다. 150불 내에서 3개도 충분히 살 수 있죠. 당장 없더라도 조금 기다리면 물건이 금방 나옵니다. 일본 셀러의 판매 상품은 물품 설명과 사진들이 아주 정확해서 보이는 대로 그대로 믿고 구매해도 됩니다. 혹여나 받은 물품에 트러블이 있더라도 클레임을 걸면 아주 상식적으로 대응해 줍니다.
AF 렌즈들에 비해 당연히 쓰기 불편하지만, 의외로 AF렌즈들보다 수동렌즈가 더 빠를 수 있습니다.
존 포커싱을 습관화 해 두면 좋고, 인물 사진이라고 해도 모델을 한 장소에 세워 놓고 범위를 좁혀서 계속 찍으면 AF 딜레이 전혀 없는 샷 투 샷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방향 버튼이나 조이스틱을 움직여 AF 포인트를 옮기지 않고도 초점 링만 얼른 돌려서 원하는 자리에 초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개방보다는 조여서 사용하면 더 빠릅니다. 중간중간 초점이 나가거나 묘하게 나가기도 하겠지만... 일할 때가 아니면 매사에 정확 일변도인 고성능 AF 카메라보다 그런 의외의 느낌이 더욱 좋을 때도 있습니다. 스포츠 사진을 찍을 때 완전 수동이나 셔터 우선이 아니라 조리개 우선 모드에 두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찍으면 빛의 각도에 따라 노출이 다양하게 바뀌면서 굉장히 의외의 느낌들이 많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래도 1롤 36매인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쉽게 하기 어려웠겠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큰 상관이 없죠.
댓글
  • 리오트라 2022/01/30 16:04

    이런 잘 쓰여진 글 보면 뽐뿌와 열정이 동시에 생겨요. 뽐뿌전에 애정과 실력을 더 키워야겠습니다.
    글 잘 읽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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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ncersdomain 2022/01/30 16:08

    시작이 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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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erfree 2022/01/30 17:13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자신만의 매력을 가진 오래된 렌즈들을 좋아합니다. 최신랜즈로 갈수록 성능이 좋아지는건 사실이지만 렌즈가 주는 ‘매력’은 꼭 성능과 정비례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요즘 오래된 카메라, 필름으로 사진을 하시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고, 최신바디 최신렌즈를 사용하더라도 보정을 통하여 아날로그한 느낌을 추구하는 분들이 많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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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ncersdomain 2022/01/30 17:47

    최신 렌즈들의 표현 성능이 사실상 상향평준화되어가고 있고, 렌즈의 개셩 표현보다는 고품질의 기록을 우선하고 있기에 그런 부분도 있겠습니다. 사실 과거의 개성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많은 부분 지금같은 기술이 없었던 당시 상황의 흔적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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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man 2022/01/30 17:19

    올드 렌즈들은 올드 렌즈들의 매력이 있죠 빼어난 영상미를 보여주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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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ncersdomain 2022/01/30 17:47

    매력이 있는, 스는 사람과 잘 맞는 렌즈를 찾는 일도 힘들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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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iderMan 2022/01/30 19:02

    전 오히려 구형 MF 렌즈들이 사진보단 동영상에 더 재밌더라구요.
    특유의 색감이나 수차.. 동영상은 MF로 초점 맞추는 또 그 재미가 있어서
    한때는 쳐다도 안 보던 MF렌즈들이 다시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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